휜다리 교정법
바로 섰을 때 양 무릎 5㎝ 이상 간격
연골 안쪽 무게 실려 급속히 닳아
교정법 수술 뿐… 로봇, 정확도 높여

주부 박모(60)씨는 언제부턴가 다리가 O자형으로 휘었다. 특히 왼쪽 다리가 심했다. 다리 모양이 보기도 안 좋았지만, 의자에 앉았다 일어날 때나 계단을 내려갈 때 '악' 소리가 날 정도로 아팠다.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았더니 "무릎 안쪽 연골이 닳아서 다리가 휜 것"이라며 "놔두면 연골이 계속 닳아 다리가 점점 더 휘고 결국엔 인공관절 수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씨는 다리를 곧게 피는 '휜다리 교정술'을 받았다. 3개월이 지난 지금 박씨는 "수술 후 무릎 통증이 없어져 걷기와 에어로빅 같은 운동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미지
최근 로봇을 이용해 휜다리를 정확하게 교정하는 수술법이 도입됐다. 사진은 이춘택병원 이춘택 병원장팀이 로봇을 이용한 휜다리 모의 수술을 하고 있는 모습.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휜다리, 무릎 안쪽에 힘 실리기 때문

박씨처럼 중장년층 여성 중에 젊을 때와 달리 다리가 휘어 고민하는 사람이 많다. 나이가 들어 다리가 휘는 이유는 무릎 연골이 닳는 퇴행성 관절염 때문이다. 정상적인 다리는 고관절 중심에서 발목 관절까지 일직선을 그었을 때 축이 무릎 가운데를 지나간다<사진>. 그래야 체중 전달이 고관절→무릎 관절→발목 관절에 골고루 이뤄진다. 그러나 다리가 O자형으로 휘어 있으면 무릎 안쪽에서 체중을 전부 감당해야 한다. 무릎에는 체중이 60% 가량 실린다. 이춘택병원 윤성환 진료팀장은 "동양인은 선천적으로 무릎 관절에 가해지는 무게 중심이 정 가운데가 아닌 2~3㎜ 안쪽에 형성돼 있다"며 "그래서 무릎 안쪽에 있는 연골이 닳아 O자형으로 휜다리가 많다"고 말했다.

◇휜다리 놔두면 무릎 연골 급격히 닳아

휜다리는 미관상 안 좋은 것만 생각하기 쉽지만, 무릎 안쪽 연골이 급격히 닳는 것이 더 문제다. 이춘택병원 이춘택 병원장은 "인공관절 수술 환자 95%가 휜다리를 가지고 있다"며 "휜다리를 미리 치료하면 퇴행성 관절염 진행을 최대한 늦춰 인공관절 수술까지 해야 하는 상황을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휜다리는 양 발목의 복숭아뼈를 붙이고 섰을 때 양 무릎이 5㎝ 이상 떨어져 있으면 의심해볼 수 있다. 보다 정확한 것은 X-레이 검사를 통해 알 수 있다. 영상검사 상 휜다리면서 무릎을 구부릴 때, 계단을 내려갈 때, 의자에 앉았다 일어날 때 통증이 심하면 치료를 고려해보는 것이 좋다.

◇로봇으로 휜다리 교정… 정확도 높여




이미지
휜다리는 수술로만 교정할 수 있다. 정강뼈 안쪽을 자른 뒤 무릎 안쪽으로 쏠린 체중을 바깥 쪽으로 분산시키기 위해 각도를 교정, 빈공간에 인공뼈를 채우고 금속판과 나사를 이용해 고정시키는 수술이다〈그래픽〉. 과거에는 수술 의사가 끌이나 전기톱을 이용해 뼈를 절삭하는 과정에서 근육·신경·혈관이 손상되거나, 휜다리 교정 각도를 잘못 예측해 수술 효과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이춘택 병원장은 "최근 휜다리 교정술에 로봇을 이용해 정확도를 높이면서 수술 장점이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로봇을 이용하는 휜다리 교정술은 수술 전 CT촬영을 한 후 환자의 뼈 모양에 따라 최적의 절골(折骨) 위치와 가장 적절한 교정 각을 찾아 뼈를 자른다. 이춘택 병원장은 "로봇이 미리 입력된 환자 뼈 모양에 따라 자동 절삭을 해주기 때문에 근육·혈관 등이 손상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며 "수술 시간도 40~50분으로 짧다"고 말했다.

휜다리 교정술은 퇴행성 관절염 초·중기, 65세 이하의 비교적 젊은 나이에 하는 것이 좋다. 자신의 관절을 그대로 사용하기 때문에 합병증과 부작용이 덜하고 4주면 일상생활의 불편이 없을 정도로 회복이 빠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