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질환

남에게 말 못하는 '치루', 방치하면 癌까지?

이현정 헬스조선 기자

직장인 박모(30)씨는 얼마전부터 변을 볼 때마다 항문 주변에 심한 통증을 겪었다. 박씨는 통증이 금새 사라졌다가 다시 발생하기를 반복했지만, 항생제를 먹으며 참았다. 하지만 얼마전 항문 주위에 고름이 터져 결국 병원을 찾았고, 치루를 진단받아 수술을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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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문에서 고름이 나오는 치루를 방치하면 치료가 어렴고 심한 경우 항문암까지 이어질 수 있어 조기에 치료를 받아야 한다/사진=양병원 제공

박씨가 겪고 있는 치루는 3대 항문질환(치핵, 치열, 치루) 중 가장 치료가 까다롭고 재발이 잘 되는 질환이다. 항문에는 배변시 윤활액이 나와 변이 잘 나오게 하는 항문샘이 6~10개 정도 있는데, 항문샘에 균이나 변이 들어가면 감염이 돼 곪게 된다. 이때 항문 주위에 농양이 생기는데, 농양이 터져 항문샘에서 고름이 나오는 상태를 치루라고 한다. 항문 주위에 농양이 생기면 곪은 부위가 붓고 열이 나 몸살 증세가 생기며, 통증이 심해 잠을 설치기도 한다. 양병원 양형규 원장은 "치루는 야성 항문질환 중 가장 힘든 질환이고 장기간 방치하면 변실금을 야기하고 심한 경우 항문암까지 이어질 수 있어 조기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만일 치료를 받지 않고 항문 주위 농양 상태가 지속되면 고름 부위가 더 커져 항문 주위를 파괴하고 복잡형 치루로 발전해 치료가 더 어려워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치루 치료는 수술을 해도 재발률이 높고 괄약근 손상이 생기기 쉬워 절개 개방술을 주로 시행했다. 절개 개방술은 염증이 생긴 항문샘(내공)에서부터 항문 밖의 터진 곳(외공)까지 절개하는 수술 방식으로 완치율은 높지만, 괄약근이 쉽게 손상돼 가스나 진물이 새거나, 심하면 대변이 새기도 한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치루 치료에 있어 괄약근 보존술식을 많이 시행한다. 괄약근 보존술은 절개술과 달리 괄약근을 손상시키지 않는 것으로, 누관만 빼내듯 절제하고 누관 구멍을 봉합하는 '누관심 도려뽑기' 항문 가까이에 누관을 묶어주는 '누관 결찰술' 등이 있다. 양병원 양형규 원장은 "수술 방법은 전문의 진단 후 환자의 상태에 따라 결정하게 된다"며 "치루는 알맞은 수술법을 선택해 치료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조기치료를 통해 만성 치루로 발전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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