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조현병, 사고(思考)의 장애...환자마다 증상 달라

이보람 헬스조선 기자

환청·환시·망상 말고도 다양한 증상 나타나

강남역에서 발생한 여성 살인사건이 조현병 환자에 의한 살인사건이라고 알려지면서 조현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조현병이란 말, 행동, 감정, 인지 등 다양한 영역에서 복합적인 증상들이 나타나는 정신병적 상태이다. 흔히 조현병은 인구의 약 1%에 해당하는 빈도가 높은 질환이다. 세계 각지에서 실시된 조현병의 역학연구에서는 1000명당 3명에서 10명 사이의 유병율이 보고되고 있다. 발병율의 남녀간 차이는 보이지 않으나, 발병 연령이 남자는 15-25세가 가장 많은 반면에 여자는 남자보다 약 10년 정도 늦게 나타나고 질병의 예후는 여자가 남자보다는 좀 더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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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 여성 살인사건으로 조현병에 대한 관심이 높다. 조현병은 환자마다 증상이 다른데 대개 환청, 환시, 망상 등의 증상을 보인다/사진=헬스조선 DB

문제는 조현병 환자마다 다양한 증상을 보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조현병이 도대체 어떤 병인지 알기 어렵다는 점이다. 모든 환자에서 동일한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환자들에서 여러 가지 증상들이 다양한 조합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환자의 가족이나 이웃들은 자신이 경험한 환자의 예로부터 조현병에 대한 왜곡된 생각을 갖게 되기 쉽다.

고대안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한창수 교수는 "조현병은 사고(思考)의 장애라고 할 수 있다"며 "사고의 흐름에 많은 문제가 생기는데, 잘 나가다가 열차가 탈선하듯이 엉뚱한 이야기로 흘러가기도 하고 (사고이탈), 여러 가지 내용의 말들이 뒤죽박죽 섞이기도 한다 (사고융합). 이밖에도 잘 나가다가 말이나 생각이 뚝 끈히겼다가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곤 하는 사고의 두절이 나타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때문에 환청은 조현병 환자에서 가장 흔한 증상 중 하나이다. 주변에 아무도 없고 또한 주위 사람들이 자기에게 말을 한 일이 없는데도 귀에서 (혹은 머리 속에서) 소리가 들리는 증상을 말한다. 특히 말소리가 환자의 행동을 일일이 간섭하거나 욕을 하기도 하고, 행동에 대해 지시하는 경우와 두 사람 이상의 말소리가 환자에 관한 내용을 주거니 받거니 하는 경우가 많다 (지시형 환청). 또한 환시, 드물지만 환미, 환촉, 환취, 내장과 관련된 신체환각 등이 있을 수 있다. 또한 과대망상, 신체망상, 배우자의 부정을 의심하는 질투망상, 종교와 연관된 망상, 죄책망상, 허무망상 등을 보이는 경우도 많이 있다.

조현병 환자가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할 있도록 하는 데에는 약물치료가 가장 우선적인 치료방법이다. 약물에 의해서 잘 호전되는 증상으로는 불안, 초조, 안절부절 못함, 불면, 불안정한 기분상태, 혼란스럽게 하는 이상한 느낌이나 생각, 한 가지에 집착되는 생각, 환각, 망상, 짜증, 분노폭발, 충동적이고 난폭한 행동, 집중력 장애 및 기타 여러 인지기능의 장애 등이다. 일반적으로 질병이 반복적으로 재발할 경우 이전에 비해 증상이 지속되는 기간도 길어지고 약물치료에 대한 반응도 더 떨어지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해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약물을 투여한 경우 1년 내 14%가 재발하나 투여하지 않은 경우는 약 55%가 1년 내 재발한다. 따라서 약물의 규칙적이고 지속적인 투여는 재발의 기회를 감소시킬 수 있다.

한창수 교수는 "조현병의 치료를 위해서는 가족과 주위 사람의 이해가 특히 중요하다"며 "증상을 점점 악화시킬 수 있는 언동을 하거나 마음으로 이기라고 하거나 방치하는 태도는 금물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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