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정보
근골격계 질환, 자세만 바로잡아도 극복한다
취재 김수진 기자 | 사진제공 셔터스톡, 건국대병원 도움말 김태훈(건국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입력 2016/04/30 09:30
헬스 리포트
‘어깨가 쑤신다’, ‘허리가 아프다’ 등 근골격(筋骨格)계 통증이나 질환으로 고생한다면 자신의 ‘자세’부터 점검해보자. ‘자세 하나 잘못 잡았다고 병이 생기나?’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잘못된 자세는 집중력을 흐트러뜨릴 뿐 아니라, 각종 근골격계 질환의 원인이 된다.
1. 나쁜 자세만으로도 병이 생긴다
무리한 운동을 하거나, 몸에 나쁜 음식만 먹는다고 해서 병이 생기는 게 아니다. 늘 꼬고 있는 다리, 하루 종일 구부정하게 있는 허리, 지나치게 높거나 낮은 베개 높이로 나쁜 자세로 잠을 잘 때, 장시간 같은 자세로 운전하기 등 나쁜 자세 역시 병을 부른다. 건국대병원 정형외과 김태훈 교수는 “잘못된 자세는 몸의 균형을 무너뜨리고, 만성통증이나 근골격계 질환을 유발한다”고 말했다. 나쁜 자세로 생기는 대표적인 병에는 디스크와 거북목증후군, 근막동통증후군이 있다. 그 외에 척추측만증, 척추관협착증, 골반변형 등 나쁜 자세가 유발하는 근골격계 질환은 많다.
디스크
척추를 구성하는 뼈와 뼈 사이는 뼈가 움직일 때 충격을 완화시키는 연골이 있다. 이것이 디스크(추간판)다. 디스크 중간에 수핵(髓核)이 있으며, 이 수핵을 섬유륜(纖維輪)이라는 탄력 있는 조직이 감싸고 있다. 그런데 디스크가 무리하게 압력을 받으면 이로 인해 옆이나 뒤로 삐져나온다. 허리를 제대로 펴지 않고 구부정하게 앉아 있는 등 나쁜 자세를 유지하면 척추가 ‘S’자를 제대로 유지하지 못하고 삐뚤어지면서 디스크를 과도하게 누른다. 결국 디스크가 찌그러지거나 찢어지면서 근처 신경을 건드려 저림이나 통증을 유발한다. 척추 쪽 디스크에 문제가 생기면 허리디스크가, 목 쪽 디스크에 문제가 생기면 목디스크가 나타난다.
거북목증후군
옆에서 봤을 때 머리가 어깨보다 앞으로 나와 있는 상태다. 흡사 목을 빼고 있는 거북이같이 보인다. 거북목증후군은 고개를 숙이거나, 머리를 앞으로 빼고 앉는 자세를 지속하면 잘 생긴다. 이러한 자세는 목이 받는 하중을 크게 만들어 목뼈와 주변 근육을 지나치게 긴장시키는데, 계속되면 목뼈가 일자나 뒤집어진 C자로 변형되면서 거북목증후군이 된다. 거북목증후군이 있으면 목과 어깨 근육에 통증이 있다.
근막동통증후군
근육이 긴장하는 등 스트레스를 받으면 근육 조직이 손상돼 통증이 생기는데, 이를 근막동통증후군이라 한다. 목 등에 주로 생긴다. 만지면 해당 부분이 아프고, 뻐근하거나 땅기는 증상이 나타난다.
근골격계 질환을 일으키기 쉬운 나쁜 자세 6
1. 서 있거나 앉았을 때 엉덩이가 허리보다 앞으로 빠져 있다.
2. 앉았을 때 어깨와 등이 굽은 웅크린 자세가 편하다.
3. 의자는 엉덩이 끝만 걸치고 앉는다.
4. 한쪽 어깨에만 가방을 멘다.
5. 한쪽 엉덩이에 지갑을 넣고 장시간 운전한다.
6. 엎드려 자거나 엎드린 채 책을 읽는다.
2. 근골격계 질환 피하는 올바른 자세는 이것
서 있을 때
김태훈 교수는 “한쪽 발을 앞으로 자연스럽게 내밀고 서 있는 것이 좋으며, 한쪽 다리를 번갈아가며 다른 다리보다 높은 곳에 올려놓는 자세도 허리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양치질이나 세수하기, 샤워 등 일상생활에서 서 있을 때는 되도록 허리를 오래 굽히는 걸 피해야 한다. 허리 통증이 심하다면, 허리를 숙여서 머리를 감지 말고 샤워할 때 서서 머리를 감아야 통증 악화를 방지할 수 있다.
앉아 있을 때
등받이가 있는 의자에 등을 대고 앉아야 한다. 특히 허리의 오목한 부분을 의자에 밀착시켜 허리가 ‘S’자를 이루도록 한다. 쿠션을 활용해서라도 확실히 받쳐주자. 엉덩이는 좌판 끝까지 밀어 앉아야 허리의 오목한 부분이 밀착된다. 의자에 앉은 자세에서 무릎은 90도를 유지하고, 발바닥은 바닥에 닿아야 한다.
김태훈 교수는 “기본적으로 1시간 이상 앉아 있는 것 자체가 허리에 부담이 되므로, 최소한 1시간에 한 번씩 일어나서 10분 정도 서 있거나, 스트레칭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앉아 있을 때, 전화기를 어깨와 머리 사이에 끼우고 전화를 받는다. 재활의학 명의로 알려진 문재호 세브란스 명예교수는 저서 《건강은 자세가 만든다》에서 “그런 자세는 목과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갈 뿐만 아니라 목이 한쪽으로 기울어진다”며 “이럴 경우·근육과 어깨 근육이 긴장하면서 통증이 유발될 수 있고, 신경근(말초신경의 일종)이 눌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잘 때
너무 딱딱하거나 푹신한 매트리스는 피한다. 척추의 ‘S’자 곡선을 유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너무 딱딱하면 허리 부위가 바닥과 밀착되지 않아 체중이 골고루 분산되지 않고, 너무 푹신하면 엉덩이 부위가 푹 꺼지면서 체중이 한쪽에만 쏠린다. 이상적인 잠자리는 몸체 표면 모두 바닥과 맞닿을 수 있도록 적당히 말랑말랑해야 한다. 침대 크기는 넓으면 넓을수록 좋다. 누구나 수면 중 20~40번은 뒤척이며 잠을 자므로 혼자 자더라도 넓은 곳에서 자도록 하자. 똑바로 누워 자지 않고 옆으로 잔다면 무릎과 무릎 사이에 쿠션을 끼우고 자면 좋다.
걸을 때
올바른 보행을 할 때 체중부하는 발뒤꿈치-외측 발바닥-엄지발가락 쪽으로 이동한다. 이렇게 걷는 방법을 ‘뒤꿈치 앞꿈치 보행(Heel-Toe Gait)’이라 부른다. 단단한 뒤꿈치가 체중부하를 많이 가져가고, 나머지는 발바닥과 앞부분으로 골고루 분산되기 때문에 근골격계 피로가 덜하다. 그런데 뒤꿈치와 발바닥이 거의 동시에 닿으면 발 앞쪽으로 체중부하가 쏠린다. 발 앞쪽은 면적이 작고 단단하지 않아서 체중부하가 쏠리면 피로감이 커진다. 또한 부종, 무지외반증 등 발 앞쪽 뼈 변형, 굳은살 등도 잘 생긴다. 높은 굽(4cm 이상)의 신발을 신으면 발 앞쪽에 체중부하가 가기 쉽다. 뒤꿈치부터 땅에 닿도록 걸어야 올바른 자세다. 목·어깨·가슴을 펴고, 눈은 전방 30m 정도에 시선을 멀리 둔 채 바람이 등을 민다고 생각하고 걸으면 허리 관절에 무리가 덜하다. 걸을 때 다리만 움직이지 말고, 골반을 상하좌우로 각 5cm씩 흔든다고 생각하며 움직여야 한다.
몸무게 65kg인 사람이 발뒤꿈치로 땅을 밟으면, 땅에 65kg의 힘이 가해졌다가 다시 발뒤꿈치-발목-무릎-고관절-허리-목 순으로 전달되며 충격이 흡수된다. 이 때문에 충격흡수가 잘되는 발뒤꿈치부터 땅을 짚어야 한다.
하이힐만 아니면 된다고? 통굽 구두도 ‘NG’
지나치게 높은 통굽 구두는 무게 중심이 잘 잡히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이렇게 되면 허리, 어깨, 목이 모두 긴장하게 돼 근골격 건강에 좋지 않다. 또한 딱딱한 통굽의 경우, 엄지발가락 끝으로만 힘이 실리기 쉽다. 이때 엄지발가락 관절이 굳는 ‘엄지발가락관절강직증’의 위험이 있다.
건국대병원 정형외과가 알려주는‘올바른 자세에 도움이 되는 스트레칭’
다음의 스트레칭을 천천히 따라 해보자. 올바른 자세에 도움이 된다.
1·2 정면을 보는 상태에서 왼손 또는 오른손으로 반대쪽 귀를 감싸 머리를 옆으로 당긴다.
3·4 양손 깍지를 낀 후 턱을 엄지손가락으로 받치고, 목을 뒤로 넘기며 스트레칭한다.
5 누워서 허리로 지면을 누른다.
6 무릎을 가슴에 닿게 올려준다.
7 윗몸을 일으켜 정지하고 버틴다.
8 고양이 자세처럼 무릎 및 팔꿈치를 바닥에 대고 굽힌 후 버틴다.
9 엎드리고 상체는 바닥쪽으로 숙인다. 10 한 다리와 팔을 번갈아가며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