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과
통증 극심한 대상포진, 중장년·만성질환자 '고위험군'
강경훈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6/03/15 04:00
대상포진 대처방법
면역력 떨어지는 50대부터 급증… 숨어 있던 수두바이러스가 원인
오한·통증 후, 띠 모양 수포 생겨… 72시간 내 치료해야 후유증 적어
◇옷깃만 스쳐도 칼로 베는 듯한 통증
대상포진의 원인은 수두바이러스다. 어릴 때 몸에 들어와 숨어 있던 수두바이러스가 갑자기 무리한 운동을 하거나, 영양분을 충분히 섭취하지 않거나, 피로가 쌓여 면역력이 떨어지면 활동을 재개해 대상포진이 생긴다. 대상포진의 가장 큰 특징은 수포(물집)와 통증이다. 수두바이러스가 신경절에 숨어 있다 공격하기 때문에 그 신경절이 담당하는 부위를 따라 띠 모양의 수포가 생긴다. 통증이 극심해 옷깃만 스쳐도 칼에 베인 것 같다는 사람도 있고 태어나 처음 겪어본 통증이라는 사람도 있다. 캐나다 맥길대에서 만든 통증 척도에 따르면 대상포진의 통증(22점)은 수술 후 통증(15점)이나 산통(18점)보다 크고, 대상포진의 가장 큰 합병증인 대상포진 후 신경통(20점)은 암 통증(8점)이나 류마티스 관절염(10점)보다 크다.
◇후유증으로 실명할 수도
대상포진을 적절히 관리하지 못하면 신경이 망가져 후유증으로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 남을 수 있다. 환자의 9~15%가 대상포진 후 신경통을 겪고, 60세 이상 환자는 최대 70%가 겪는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수 주에서 수 년까지 남아서 괴롭히는데, 특히 안면신경이 손상되면 안면근육이 마비돼 정상적인 표정을 지을 수 없게 된다. 얼굴 부위에 대상포진이 생긴 환자의 50~70%는 만성 안질환이나 시각 상실을 겪는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김 교수는 "특히 시신경이 손상되면 영구적으로 시각을 잃을 수 있다"며 "이로 인해 수면장애나 우울증, 만성피로 같은 2차적인 문제까지 유발해 노년의 삶의 질에 영향을 주게 된다"고 말했다.
◇'띠 모양 수포' 명백한 증거… 72시간 내 치료해야
대상포진은 보통 오한, 발열, 근육통 같은 통증이 먼저 생긴 뒤 3~7일 뒤에 수포가 생긴다. 김창오 교수는 "통증이 먼저 오기 때문에 통증만 있는 초기에는 진단이 쉽지 않지만 띠 모양의 수포가 있다면 대상포진이 명백하다"며 "50대 이상에서 이유 없이 극심한 통증이 생겼다면 대상포진을 의심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통증만 있을 때 약을 쓰는 게 가장 좋지만, 수포가 생긴 상황이라도 72시간 내에 항바이러스제를 쓰면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 남을 확률이 적다. 72시간이 지났다면 항바이러스제는 효과를 발휘할 수 없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스스로 활동을 멈출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이 시점에는 마약성 진통제나 신경의 흥분을 줄이는 주사나 시술을 받아야 견딜 수 있을 정도로 통증이 극심하다.
대상포진은 완치가 불가능하다. 그래서 면역력이 떨어지면 언제든 재발이 가능하다. 국내 조사에서 재발률이 2.31%로 나왔다. 재발을 막으려면 잘 먹고 적절한 운동과 스트레스 관리 같이 면역력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