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보다 위·식도 환자 많은 탓
타는 듯한 느낌, 누우면 심해져… 근육·연골·폐 문제도 흉통 유발
가슴 조이는 통증 땐 심장병 의심
◇흉통, 심장 문제인 경우 10~20%에 불과
가슴이 아프면 임씨처럼 심장에 문제가 생긴 줄 알고 덜컥 겁부터 낸다. 하지만 실제로 심장에 문제가 있는 경우는 드물다. 고대구로병원 순환기내과 박성훈 교수는 "지금까지의 연구를 종합해보면 흉통을 겪는 사람 중 10~20%만 심장 문제다"라며 "흉통을 일으킨 원인 질환은 위식도역류질환 같은 소화기 질환이 50% 정도로 제일 많고, 협심증 등 심혈관 질환은 10~20%이며 가슴뼈 주변 연골·근육이나 폐 문제 등이 30~40%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심장보다 위 질환 환자 많은 게 원인
흉통 원인 질환 중 정작 심장 문제는 적고, 소화기계 질환이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박진주 교수는 "가슴 통증은 심장뿐 아니라 가슴뼈 안쪽에 있는 식도·폐·연골·근육 등이 모두 일으킬 수 있다"며 "이중 소화기계 질환이 가장 흔하고 실제 환자도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의하면 2014년 협심증 환자는 59만3417명인 반면, 위식도역류질환 환자는 363만4123명으로 6배나 됐다. 심장 문제가 반드시 흉통을 유발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이유 중 하나다. 박진주 교수는 "심장 질환 중에서도 주로 협심증이 흉통을 유발하는데, 심장 혈관이 70% 이상 막힐 때까지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흉통 양상별 의심 질환

▷협심증·심근경색·대동맥박리증=2~3분간 이어지는 통증
협심증이 있으면 가슴 중앙이 조이는 듯한 통증, 압박감, 뻐근함이 2~3분간 이어진다. 통증이 넓게 뻗어나가 목·어깨·팔 안쪽까지 아플 수도 있다. 가만히 있을 때는 증상이 덜 한데, 걷거나 움직일 때 심해진다. 심근경색은 식은땀이 나고 숨도 쉬기 어려울 정도의 강한 통증이 나타난다. 대동맥박리증이 있으면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통증이 나타난다.
▷위식도역류질환=타는 듯한 통증
가슴 정중앙이 타는 듯한 느낌이 들고, 트림이 자주 난다. 심혈관계 질환과 달리 활동량에 상관없이 통증이 나타난다. 박성훈 교수는 "통증 위치가 심장 문제일 때와 비슷해 구분이 어려울 수도 있다"며 "20~30대이면서 평소 당뇨병, 고혈압 등을 앓고 있지 않다면 위식도역류질환을 먼저 의심해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근육·연골 염증=콕콕 쑤시는 통증
양쪽 혹은 한쪽 가슴이 콕콕 쑤시거나 바늘로 찌르는 것처럼 아리다. 기침을 심하게 했거나 갑자기 격한 운동을 해서 뼈와 뼈를 잇는 연골, 뼈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근육 등에 염증이 생긴 경우다. 협심증 때와 달리 손가락으로 통증 부위를 눌러보면 특히 심하게 아픈 부위가 2~3곳 있다.
▷폐 질환(기흉·흉수)=칼로 벤 듯한 통증
겨드랑이를 따라 밑으로 이어지는 가슴 옆부분이 칼로 벤 듯 아프다. 기흉은 흉막(폐를 둘러싸고 있는 막)에 공기가 차는 병이고, 흉수는 흉막에 물이 차는 병이다. 이때는 심장 문제와 달리 기침을 하거나 심호흡을 크게 할 때 통증이 심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