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톡톡] '홍삼 연구 20년' 김시관 교수

홍삼 추출물 소량으로도 고환세포 회복
국내외 연구 활발… 대규모 임상 연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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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삼이 정자의 질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 건국대 의료생명대학 김시관 교수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홍삼의 난임 개선 효과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정상적인 부부관계를 하는데도 불구하고 1년 내 임신을 못하는 '난임(難姙)' 상태의 부부가 많다. 난임 원인은 여러가지인데, 최근 난임 남성의 비율이 급격히 늘고 있다. 난임 원인의 40%가 남성에게 있다는 통계가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08~2012년 자료에 따르면, 남성 난임 환자의 연평균 증가율은 11.8%로, 여성(2.5%)의 5배에 달한다. 남성 난임은 오래 앉아있는 등 고환의 온도를 높이는 생활 습관, 스트레스, 환경오염 등으로 인해 생기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뚜렷한 예방책은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남성 난임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끄는 연구 결과가 국내외에서 잇달아 발표되고 있다. 홍삼이 남성 난임을 개선하는 데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다. 세계인삼과학상 수상자로, 고려인삼학회 회장을 지냈던 건국대 의료생명대학 김시관 교수를 만나 남성 난임과 홍삼의 효과에 대해 들어봤다. 그는 20여 년 동안 홍삼과 정자 관련 연구를 해왔으며, 최근 5년 간 SCI급 저널에 8편의 관련 논문을 발표했다.

―남성 난임이 주로 생기는 이유는

남성 난임의 70~85%는 정자의 수·활동성·모양 등에 이상이 있어 생긴다. 홍삼은 정자를 만드는 고환세포가 망가진 경우 이를 회복시키고, 고환세포가 남성호르몬에 잘 반응하도록 도와준다. 남성호르몬이 정상적으로 있어도 고환세포 반응도가 떨어지면 건강한 정자가 잘 생산되지 않는다. 남성호르몬이 고환세포에 잘 작용하면 정자의 질도 자연히 높아지고 난임도 개선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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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삼이 정자의 질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
―홍삼의 어떤 작용 덕분에 난임이 개선될 수 있나

홍삼은 전통적으로 '남성 건강'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홍삼과 정자의 관계를 꾸준히 연구하고 있는데, 고환에는 '혈액 고환 장벽'이 있어 아무 성분이나 들어갈 수가 없다. 그런데 홍삼 성분은 이를 뚫고 들어가 효과를 보인다. 실제 연구를 통해서도 10분의 1PPM의 아주 작은 양에서도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자가 헤엄치는 데 필요한 에너지(ATP)를 만드는 고환세포 내 미토콘드리아를 살리는 데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정자에 좋은 특정 성분이 있나

홍삼의 특정 성분보다는 홍삼 전체 추출물이 효과를 낸다. 홍삼에는 사포닌과 비사포닌 계열 성분이 어우러져 있다. 사포닌 성분, 비사포닌 성분, 홍삼 추출물 이렇게 세그룹으로 나눠 쥐에게 주입하는 실험을 했더니, 홍삼 추출물 그룹에서 효과가 가장 강하게 나타났다. 사포닌이 주요 활성 성분인 것은 맞지만 비사포닌 성분도 사포닌에 버금가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얼마나 먹어야 난임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나

하루에 3g, 6개월 정도는 복용해야 효과가 있다. 정자는 수명이 3개월 정도인데, 이 기간을 2배로 늘려 6개월 정도 먹을 것을 권한다.

―외국에서도 홍삼이 주목을 받고 있나

한국은 홍삼의 주요 생산지이기 때문에, 홍삼 연구에 있어서는 전 세계에서 가장 앞서 있다. 최근 이탈리아, 브라질 등의 비뇨기과 의사들이 홍삼과 정자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발표된 이탈리아 연구에서는 만성 전립선염이 생겨 '감소무력기형정자증'을 앓고 있는 환자 총 206명을 대상으로 연구가 이뤄졌다. 한 그룹은 2주간 퀴놀론계 항생제를 투약하고, 다른 한 그룹은 퀴놀론계 항생제와 함께 홍삼 복합제제를 6개월간 투여했다. 그 결과, 항생제와 홍삼 복합제제를 함께 투약한 그룹에서 정자 질이 더 많이 개선됐다.

이미 전 세계 연구자들 사이에서는 홍삼의 정자 개선 효과는 공공연히 알려져 있다. 그러나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가이드라인에 맞춰 많은 연구가 이뤄져야 세계보건기구(WHO) 약전에 등록할 수 있다. 이것이 남은 과제라고 볼 수 있다.

―사람 대상의 연구도 진행하고 있나

현재 농림축산식품부 지원을 받아 차병원, 세브란스병원, 미즈메디병원, 제일병원 등 총 7개의 병원과 홍삼의 남성 난임 개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내가 이 연구의 총 책임자이다. 산부인과에 오는 남성 난임 환자들 대상으로 홍삼을 복용하게 하고 그 효과를 측정하는 연구로, 빠르면 1~2년 내에 결과가 나온다. 남성 난임은 한국 만의 문제가 아니라 중국, 동남아시아 등 전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홍삼의 효과가 인정되면 난임으로 고통받는 남성에게 희망이 되는 것은 물론, 산업적 가치도 클 것으로 본다.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