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과

마음 편하게 한다는 '신경안정제' 장기 복용하면 오히려 불안감 악화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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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의학과 전문의의 처방 없이 신경안정제를 무턱대고 장기간 복용했다간 불안증세가 더 심해질 수 있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직장인 장모(38)씨는 재작년 승진과 함께 회사 일이 늘면서 불안감이 심해지고 소화도 잘 안 됐다. 장씨는 평소 자주 찾는 내과 의원에서 신경안정제(항불안제)를 처방받아 1년 이상 복용했다. 하지만, 약을 먹을 때만 증상이 잠시 나아졌다가 다시 악화되는 일이 반복됐다. 한 달간 휴직까지 했지만 이후 더 큰 불안 증세와 우울감에 시달렸다. 장씨는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심각한 우울증을 겪고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의사는 "신경안정제를 장기 복용하면서 불안감이 더 심해지고, 근본적인 원인이었던 우울증은 방치돼 악화됐다"고 말했다.

불안, 초조, 우울할 때 장씨처럼 신경안정제를 복용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자신의 증상을 가볍게 여겨 정신건강의학과 치료가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데다, 신경안정제만 먹어도 즉시 마음이 편해지는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신건강의학과의 처방 없이 신경안정제를 장기 복용하면 불안감 증세가 심해지고, 우울증이 방치돼 악화될 수 있다. 신경안정제는 불안하고 초조한 증상을 일시적으로 누그러뜨리기 위해 먹을 수 있지만, 3개월 이상 장기간 복용하는 것은 위험하다.

신경안정제는 불안감을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인 '가바(GABA)'의 작용에 관여하는 약이다. 약의 효과가 일시적이어서 복용을 중단하면 불안감 증세가 재발한다.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병수 교수는 "약을 장기간 복용하면 약에 대한 의존성이 높아지고, 약 복용 중단으로 증상이 재발할까봐 두려워 불안감은 더 커진다"고 말했다. 불안감 뒤에 감춰진 우울증은 치료가 안돼 병이 악화될 우려도 있다. 우울증 환자의 70%가 불안 증세를 동반한다. 고려대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민수 교수는 "우울증은 '가바'가 아닌 '세로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의 작용에 관여하는 약을 써야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반 내과 의원 등에서 신경안정제를 처방받아 한 달 정도 복용했는데 증상이 낫지 않고 악화되면 일단 복용을 중단하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진단을 받는 게 좋다. 불안하고 초조한 감정은 2주 이상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심하지 않다면 약을 쓰지 않아도 저절로 낫는다. 고혈압·당뇨 등의 지병 악화가 우려되거나, 못 참을 정도로 증상이 심한 경우에만 일시적으로 신경안정제를 복용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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