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운 불임 치료법이 실용화될 가능성이 열렸다. 영국 케임브리지대와 이스라엘 와이즈만연구소 연구진은 공동으로 인간의 피부 조직으로 초기 단계의 인공 정자와 난자를 만드는 데 처음으로 성공했다.
연구진은 성인 피부 조직의 배아줄기세포를 특수 환경에서 5일간 배양해 성(性) 세포를 만들었다. 그리고 세포의 단계별 성장을 조절하는 유전자를 주입해 인체의 모든 세포로 자랄 수 있는 유도만능줄기세포로 바꾸었다. 연구진은 이 세포에 생식세포로의 분화를 유도하는 단백질 등을 넣어 정자와 난자 직전 단계까지 자라게 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를 이끈 케임브리지대 고든 연구소 아짐 수라니 박사는 "배아줄기세포를 적절한 환경에서 원시 성 세포로 만드는데 5~6일밖에 걸리지 않았다"며 "추후 원시 세포를 쥐의 난소에 주입해 완전히 성장하는지를 확인하는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실험이 성공하면 인간의 피부세포를 같은 유전자의 성세포로 전환해 시험관아기시술을 받는 성인에게 적용할 수 있다.
설치류 줄기세포로부터 정자와 난자를 만든 연구는 있었지만, 현재까지 인간 세포로부터 이들을 얻는 데 성공한 사례는 없었다. 이번 소식에 의학계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연구진이 영국의 과학저널 '셀'에 발표한 연구 내용은 가디언·데일리메일 등 영국 언론에 의해 보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