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라이프
그림에 소질 없어도 할 수 있어요. 봉사·성취감 1석2조 ‘벽화그리기’
김수진 기자 | / 도움말: 김선현(차의과학대 미술치료학과 교수) | 사진제곰: 삼성SDS 벽화동호회 ‘벽화사랑’
입력 2014/11/22 12:00
1. 벽화그리기 이래서 좋다
‘벽화사랑’은 한 기업체의 벽화봉사 동호회다. 다양한 직급의 직원 30여 명이 함께 참여한다. 회사 직원이라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고, 회원의 가족도 함께 참여할 수 있다. 최근 벽화를 그린 장소는 서울 송파구 신천동 한강공원 입구와 잠실6동 장미아파트다. 모든 회원이 참여해 7시간 동안 노후된 벽에 자연경관을 떠올리는 나무, 꽃,들판 등을 그렸다. 조용재 총무는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봉사라 더욱 좋고, 아이들이 나중에 그 지역을 지날 때마다 자신이 그린 그림이라고 뿌듯해해서 기쁘다” 며 “내가 그린 그림을 보고 동네 사람들이 좋아할 때는 정말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김은정 회원은 “직원들과 협동 작업을 하면서 소통하고, 그림을 보는 지역사람들과 소통하는 시간이 보람 있다”며 “벽화를 그릴 때 남들 모르게 슬쩍 나만의 표시나 상징을 넣으면 나중에 볼 때 더 뿌듯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칙칙했던 잿빛 벽이 화려하고 멋진 색깔로 완성되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고 기쁘다. 모두가 한 목적을 가지고 함께 하는 작업이고, 보는 사람들에게 행복을 줄 수 있으니 더 의미있는 일이다."
벽화그리기의 건강 효과는?
벽화그리기는 미술치료와 통하는 부분이 있다. 여럿이 같은 목표를 갖고 작업하다 보면 협동심이 길러진다. ‘공동작 업’이라는 현대 미술치료와도 비슷하다. 공동작업은 커다란 밑그림을 사람수대로 분할한 후 사람들에게 각자 한 영역을 맡아 색칠하게 한다. 이를 나중에 짜맞춰 그림을 완성한다. 각자 자신의 영역에서 개성을 뽐내면서 스스로를 만족시키고, 공동으로 하나의 그림을 이룬다는 심리적인 성취감도 준다.
2. 단계별 벽화그리기
◇ STEP1 정기적으로 교육 받기
한 달에 한 번 정기적으로 모여 스케치나 채색에 대한 기본 교육을 받는다. 전문 미술강사에게 도안 그리기, 페인트 칠하기, 준비물 구하기 등에 관한 모든 교육을 받는다. 재료 구하는 비용은 30m 길이의 벽을 기준으로 할 때 100만원 정도다. 재료는 인근 페인트 가게에서 구입한다. 페인트 가게에서는 페인트 외에 신나나 롤러 등 벽화를 그리는 데 필요한 재료를 대부분 살 수 있다. 벽화 봉사 날짜가 정해지면 미술강사와 함께 주변환경에 어울리는 도안도 교육시간 에 미리 구상한다.
◇ STEP2 벽화 그리는 날 준비 사항
페인트로 벽을 칠하다 보면 옷이나 얼굴, 머리카락에 묻기도 한다. 옷 위에 앞치마를 둘러 페인트가 튀는 걸 피하지만, 미처 앞치마가 가려주지 못하는 곳으로 페인트가 튀면 레이온 재질이 아닌 한 잘 지워지지 않는다. 벽화 그리는 날이면 페인트가 묻어도 상관없는, 버려도 되는 옷을 입자. 조금 묻은 페인트는 신나로 지우거나 굳힌 후에 비벼서 털어내면 된다
◇ STEP3 벽화그리기 전 밑작업
벽화봉사를 하는 벽은 오래되고 낡은 곳이 많기 때문에 무턱대고 페인트부터 칠하면 안 된다. 먼저 목장갑을 끼고 솔질로 벽을 깨끗하게 만들어야 한다. 거미나 개미, 흙, 껌 등이 붙어있으면 깨끗하게 칠해지지 않기 때문이다. 솔질할 때 나오는 먼지나 흙, 이물질을 작업 후 깨끗이 처리하려면 낡은 현수막 등을 깔아 놓고 시작하면 된다.
◇ STEP4 페인트 준비하기
페인트는 보통 원색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페인트를 섞어 다양한 색의 페인트를 만는다. 원색에 흰색 페인트를 섞어 파스텔톤의 색을 만들기도 하고, 붉은색과 파란색을 섞어 보라색 페인트를 만들기도 한다. 페인트를 잘 섞으려면 나무막대기 등을 이용해 골고루 저어야 한다. 이경민 회장은 “페인트를 섞어 색을 만들 때는 사용해야 할 전체 페인트 양을 고려해야 한다”며 “채색 중 페인트가 모자라면 똑같은 비율로 다시 페인트를 섞어 같은 색을 만들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 STEP 5 페인트 칠하기
페인트 색이 제대로 나오면 색칠을 시작한다. 롤러나 큰 붓을 이용해 맡은 부분의 색을 칠하면 된다. 하지만 롤러나 큰 붓으로는 갈라진 틈이나 벽돌 사이사이를 칠하기 어렵다. 이때는 수채화 그릴 때 사용하는 크기의 붓으로 사이를 메워 준다. 이경민 회장은 “한쪽 팔만 계속 써서 색칠할 경우 팔이 아프기 때문에 큰 면적을 칠할 땐팔을 바꿔 줘야 한다”고 말했다. 가로 30m, 세로 1.5m 크기의 벽을 30~40명 정도가 칠한다고 가정했을 때 7시간 정도면 모두 완성된다. 색칠할 때 ‘잘못 칠하면 어찌지’하고 부담을 가지진 말자. 잘못 칠한 페인트는 덧바르면 된다.
◇ STEP6 마무리
벽화는 주로 수성 페인트로 그리는데, 페인트칠 작업이 끝나면 벽화가 나중에 비에 씻기는 걸 방지하기 위해 방수제를 바른다. 1~2시간이면 페인트와 방수제가 전부 마른다. 사용 후 남은 쓰레기는 모아서 쓰레기장에 버리거나, 주민센터의 협조를 받아 처리한다. 벽화는 일반적으로 2년 정도 유지된다. 조용재 총무는 “‘벽화사랑’은 생긴지 2년 되지 않아 벽화 보수작업을 한 적은 없지만, 보수를 요청하면 기꺼이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벽화그리기 어디서 배울 수 있나?
일반인이 벽화그리기를 배우려면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첫 번째는 벽화전문학원을 다니는 것이다. 벽화학원에는 보통 작업실이 있고, 수강료에 페인트나 붓 등 기본 도구도 갖추고 있다. 벽화를 배울 수 있는 학원은 여러 곳이 있으나, 교육청에서 공식 인가를 받은 벽화전문학원은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아트월코리아 벽화학원’ 한 곳뿐이다. 벽화봉사 동아리에 가입하는 방법도 있다. 회사원이나 대학생이라면 자신이 소속된 곳에 벽화봉사 동아리가 있는지부터 찾아보자. 일반 동아리를 찾는다면 포털사이트에서 ‘벽화봉사’를 검색해 보자. 20군데가 넘는 봉사단체가 있다. 최근 활동이 활발한지, 따로 회비를 내야 하는지 미리 알아보고 가입하자. 동아리마다 주로 봉사하는 지역이 다르기 때문에 자신이 거주하는 곳과 가까운 곳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그 외에 벽화그리기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생생한 장면으로 체험해 보고 싶다면 영상을 이용하자.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www.youtube.com)에서 ‘벽화그리기’를 검색해 보면 여러 사람이 올려둔 벽화그리기 동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