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의 의료는 어떤 모습일까 ③

환자는 편안한 숙면을 취해야 병이 빨리 낫는다. 그런데 정작 병원에 입원해 있으면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다. 밤에도 간호사가 수시로 혈압을 체크하고 체온을 재고 환자 상태를 점검하기 때문이다. 숙면이 어렵지만 환자의 안전과 안녕을 위한 것이니 불평할 수 없다. 하지만 머잖은 미래 병원 입원실에서는 이런 풍경이 사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세계 최초로 사람의 생체와 환경을 인식하는 입원실 시스템을 개발해 테스트 중이다. 지난 9월 25일부터 3일간 열린 ‘K-Hospital Fair’에서는 이 시스템이 선봬 많은 주목을 받았다.

#1 침대가 대신하는 간병인의 역할

더 이상 환자의 안락함만을 위한 침대가 아니다. 다양한 센서와 인식 장치가 부착되면서 그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침대가 인식하는 모든 정보는 간호부에 자동으로 전달된다. 이 정보들은 환자 침대 앞에 부착돼 있는 아이패드에 뜨고, 동일한 화면을 간호부에서 볼 수 있게 돼 있다. 이 시스템은 2015년 말쯤 시범사업에 들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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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입원실

환자의 부재를 알린다

침대에 환자의 몸무게를 측정하는 압력센서가 부착돼 있다. 이 센서는 일정 기간 이상 환자가 침대에 누워 있지 않을 경우 경고 신호를 간호스테이션에 보낸다. 환자가 침대에서 떨어졌을 경우 오래 방치되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다.

욕창 예방을 예방한다

환자가 침대에 용변을 보거나 땀을 많이 흘려 축축해졌을 때 침대에 부착된 습도센서가 이를 인지해 간호스테이션에 알린다. 시트를 갈아야 한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환자 잠들면 자동으로 소등

침대는 환자의 호흡수와 심박수, 맥박수 등 기본적인 생체 신호를 감지한다. 지금처럼 손가락에, 심장에 주렁주렁 달고 있지 않아도 된다. 환자가 잠들었을 때의 바이오리듬을 저장해 두면, 환자가 잠든 순간을 알아채 자동으로 조명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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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 중에도 시원하게 머리 감기

코골이와 뒤척임 감지

환자가 코를 심하게 골거나 뒤척이는 경우에도 간호스테이션에 전달된다. 침대 위쪽에 진동 인식 시스템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코골이가 심하다는 것은 수면 환경에 문제가 있다는 뜻이므로 체크가 필요하다.

쾌적한 병실 환경 시스템

병실의 온도와 습도, 조도 등은 외부 환경이나 환자의 바이오리듬에 따라 자동으로 관리된다. 병실에 이산화탄소가 많아지면 이를 인식해 환기가 필요하다고 뜨고, 자동으로 환기 시스템이 작동한다.

조명은 하늘이 보이는 것 같은 느낌의 LED 아트조명이다. 마치 천장에 큰 창문을 뚫어 놓은 것 같은 이미지라 병실에 누워서 하늘을 보는 것 같다. 조명에는 센서가 부착돼 있어 사람의 움직임에 따라 자동으로 조도가 관리된다.

환자가 편안하게 자세를 바꿀 수 있도록 돕는 자동 침대 높낮이 및 등받이 조정 장치는 기본이다. 이외에도 자동으로 30가지의 환자 자세 변화를 지원한다. 기능을 선택하면 편안하게 휴식하거나 책을 읽을 수 있다.


#2 안전강화와 감염예방 위한 변화

안전을 강화하고 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다양한 변화가 예상된다. 이미 시범 운영 중인 시스템들이 있어 조만간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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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 약물 취급은 로봇이 직접

위험 약물 취급은 로봇이 직접

바이오메디칼 로봇이다. 방사능 성분 등 작업자에게 유해할 수 있는 위험 약물을 취급하는 로봇이다. 반복적인 업무에서 고급인력을 해방시키고, 안전성을 향상시키려는 취지로 만들었다. 약을 조제하는 프로토콜을 미리 입력해 놓으면 그 처방대로 약을 조제하도록 한다. 현재 국립암센터에서 시범 운용 중이다.

전선 없는 병실과 수술실

모든 병실과 수술실에서 거추장스럽게 보인 전선들이 사라진다. 모든 전선 시스템은 천장 박스로 올라간다. 밀대로 밀고 다니던 휴대용 심박동기 등도 모두 받침대 위로 올라온다. 전선 때문에 생기는 사고 위험을 낮추고, 먼지를 사전에 예방해 감염 위험 없는 깨끗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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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선 없는 병실과 수술실

수술실에서 사라진 초록색

상당수 병원에선 아직도 수술실에서 초록색 가운을 입는다. 하지만 조만간 수술실에서 초록색은 보기 힘들 것이다. 감염 예방을 위해 점차 파란색 일회용 수술복을 도입하는 병원이 늘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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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실에서 사라진 초록색
공기 정화 시스템

병실과 수술실 내 쾌적한 공기를 유지하기 위해 천장에 공기정화시스템이 장착된다. 아무리 작은 미세먼지도 감지해 쾌적한 청정 공기로 바꿀 수 있는 초강력 HEPA 필터를 장착했다. 이 필터는 오염된 공기도 깨끗하게 정화해 배출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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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 정화 시스템

입원 중에도 시원하게 머리 감기

입원 환자에게 머리를 감겨 주는 서비스를 시행하는 병원이 있지만, 환자가 직접 이동해서 감아야 하고 경증환자들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단점이 있었다. 하지만 조만간 휴대가 가능한 머리감기 기기가 병동에 들어설 전망이다. 하루라도 머리를 감지 않으면 못 견디는 환자나, 성형수술 환자 등에겐 희소식이다. 현재 적십자병원에서 시범 운영 중이다.

가래배출 석션(suction)은 이제 그만

기관지에 맺힌 가래를 빼내려면 긴 호스를 넣어 가래뽑기(석션)를 한다. 하지만 최근 가래배출 기기가 개발돼 관심을 끌고 있다. 기관지와 폐에 진동을 가하면서 기침을 유발시켜 가래가 자연 배출되도록 하는 기기다. 진동시킬 때 강도는 조절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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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래배출 석션(suction)은 이제 그만


월간헬스조선 11월호(84페이지)에 실린 기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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