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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정보교육센터에서 미술치료를 하는 암 환우들의 모습. 알록달록한 점토를 만지며 즐거워하고 있다.
지난 10월 13일 오후 2시. 서울 용산구의 도로변 한 건물 2층에 ‘희망정보교육센터’라는 팻말이 붙어 있다. 이 작은 건물에서는 잔잔한 노래와 웃음소리가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센터 안 아담한 강의실에서 색색깔의 크레파스로 자신의 가장 소중한 것을 그리고, 알록달록한 점토를 조물락거리는 사람들. ‘미술치료(Art Therapy)’를 받고 있는 암 환우들의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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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우들이 그린 그림들. 덩굴장미.
#1 “저를 ‘젊은 태양’이라 불러 주세요”

이날 열린 미술치료에는 유방암, 대장암 등의 환우 4명이 참석했다. 미술치료는 크레파스·색연필 등을 이용해 그림을 그리고 ‘아이클레이’라는 점토로 자석 액세서리 등을 만드는 과정이다. 첫 순서는 자기소개였는데, 주민등록증에 적힌 이름 대신 자신이 생각하는 ‘진짜 이름’을 소개하기로 했다. 환우들은 각각 ‘김잔디’, ‘김토끼’, ‘젊은 태양’ 등의 이름을 적었다. “비록 암에 걸렸지만, 제 가슴은 늘 뜨거운 열정으로 타올라요. 저를 암환자나 본래 이름 대신 ‘젊은 태양’이라 불러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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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몸과 마음을 암세포라는 검은 그림자가 가리고 있는 모습니다. 이를 걷어내면 마음 속 빨갛게 타오르는 내면(하트)이 드러날 것이라 했다.
#2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그리는 시간

강사는 환우들에게 마음에 드는 색을 골라서, 도화지에 각자가 좋아하거나 소중하게 여기는 것을 그려보라고 했다. 어떤 사람은 1분 만에 8가지 색을 골라서 거침없이 도화지를 채워 나갔고, 어떤 사람은 10분간 심사숙고해 분홍색 하나를 골라냈다. 또 다른 사람은 동그라미 안에 자신을 그리고, 테두리를 늘어진 꽃잎으로 표현했다. 강사가 “무엇을 표현한 것이냐”고 묻자, 환우는 “꽃이 싱싱해야 하는데, 늘어져 있는 상태다…”라며 말끝을 흐리더니 눈물을 보였다. 또 다른 이는 꽃다발을 그리곤 웃었다. “석 달 전 수술을 받았어요. 잘 이겨낸 나 자신에게 상을 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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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에게 선물할 빨간 하트 자석을 만들고 있는 환우의 모습.
#3 “남편에게 빨간 하트 자석을 선물할 거예요”

그림을 그린 후에는 점토로 자석 액세서리를 만들었다. “촉감과 빛깔이 좋아서 만지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진다”고 환우들은 말했다. 서로가 작품을 만드는 과정을 보고 “예술가”라고 칭찬하며 화기애애한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한 환우는 빨간색 안에 노란색이 담긴 하트를 정성껏 빚고는 “남편에게 줄 선물”이라며 수줍게 웃었다. 환우들은 “참 즐거운 시간이었다. 동심으로 돌아가 손을 놀리며 얘기하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몰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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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정보교육센터의 내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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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환우가 귀여운 토끼를 만들었다.




<MORE TIP>

◇ 희망정보교육센터는 …
희망정보교육센터는 혈액암 환우들의 즐겁고 행복한 삶을 위해 2012년 9월 설립됐다. 하루 한 개씩 강의·세미나·치료(세러피) 등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강의는 ‘항암 효과 내는 버섯 조리법’ ‘혈액암 멘토링’ 등, 세미나는 암 별 환우모임, 치료는 미술·요가·아로마 치료 등이다. 한 프로그램당 5~20명 정도로 참석자를 제한한다. 현재는 이용 대상을 모든 암 환우로 확대했다. 모든 프로그램 이용은 무료다. 부정기적으로 함께 제주도트레킹 같은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문의 및 프로그램 참가 신청:  02-3275-3381, www.hopeinfo.or.kr





김하윤 기자 | 사진: 임성필(St.HELL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