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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가 치과치료를 받는 모습 / 연세대 치과병원 제공
주부 장모(34)씨는 최근 윗니 1개와 아랫니 4개에 충치가 생긴 네살 짜리 딸을 데리고 치과에 갔다. 치과 의사는 아이가 어려서 말이 잘 안 통하니 마취제를 투여해 얕은 잠을 재우는 '진정요법'으로 충치 치료를 하자고 했다. 하지만 장씨는 어린 아이한테 약물을 투여하는 것이 께름칙해서 딸의 충치 치료를 미루고 있다.

치과 치료 시 진정요법은 치과에 대한 공포심이 심하고, 대화가 안 되며 설득을 해도 소용이 없는 유소아(2~7세)가 대상이다.

연세대 치과병원 소아치과 송제선 교수는 "많은 엄마들이 진정요법을 꺼리고 있지만 특정 질환이 없는 건강한 아이에게 적정한 용량과 용법을 지켜 진정요법을 시행하면 안전하다는 것이 수많은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고 말했다.

다만 진정요법을 하면 안 되는 아이들이 있다. 첫째, 코막힘이 있어 코로 숨을 쉬기 어려운 아이들이다. 송제선 교수는 "치과 치료는 입 안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코를 통해 스스로 호흡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둘째, 천식·폐렴·수면무호흡증 같은 호흡기 질환이 있거나 아래 턱이 작아 기도가 좁은 아이는 호흡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진정요법이 바람직하지 않다.

셋째, 아이가 열감기가 있거나 컨디션이 안 좋을 때도 진정요법을 피해야 한다.

진정요법을 한다면 6시간 전부터는 반드시 금식해야 한다. 송 교수는 "진정요법에 사용되는 약물은 구토를 하게 만드는 경우가 있는데, 정신이 몽롱한 상태에서 구토물이 기도로 넘어가면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진정요법

아산화질소 같은 가스나 마취제, 약한 수면제 등을 투여해 얕은 잠에 들도록 하는 것이다. 약물은 30분 이내에 깨어날 정도의 용량을 사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