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사
'근로복지공단병원' 일반인 진료받을 수 있는 '우리 동네 주치의'
김수진 기자 | 사진 조은선(St.HELLo)
입력 2014/09/15 15:44
- 최신 첨단장비 확충하고 주민과 교류
근로복지공단에서 운영하던 산재병원이 산재보험 50주년을 맞아 이름을 바꿨다. 예전엔 지역명을 앞세워 ‘OO산재병원’으로 불렸지만, 지금은 다르다. ‘근로복지공단 OO병원’이라고 한다. 새롭게 이름을 바꾼 이유는 산업재해 환자만 진료한다는 오해를 벗기 위해서다. 실제로 전국 10개 근로복지공단병원은 일반인 누구나 자유롭게 진료받을 수 있다. 병원마다 장비를 현대화하고 지역주민에게 한 걸음 더 다가서고 있다. 과연 어떤 곳인지, 전국 10개 병원 중 근로복지공단 인천병원을 방문해 봤다.
고객감동 의료서비스 급식 사진까지 공개
산재병원이니 환자가 적을 것이란 예상은 바로 빗나갔다. 외래진료가 끝나가는 오후 4시 무렵인데 로비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관계자는 “월요일에는 하루 1000명 가까이 외래환자가 올 정도”라고 설명한다.
‘산재’란 글자가 빠졌다. 일반 지역주민들도 부담없이 오라는 뜻에서다. 이름을 바꾸고 나니 지역 주민들이 많이 찾고 있다. 실제로 근로복지공단 인천병원의 일반 환자 비율은 30%에 달한다. 인천산재병원 시절에는 코앞에 있는 아파트 주민들도 산재병원은 일반인들이 이용할 수 없는 병원이라 생각해, 감기가 걸려도 택시 타고 시내로 나갔다고 병원 관계자는 전했다.
이 서비스는 “통원이 어려운 고령 환자에게 큰 도움이 된다”는 평을 듣고 있다. 건강보험이 적용돼 비용도 저렴하다. 일반 환자의 가정을 방문하는 비용은 한 번에 4만5000원인데, 환자는 이중 20%인 9000원만 내면 된다. 나머지 80%는 건강보험공단에서 부담한다. 산재보험 환자는 무료다.
입원 환자의 식단도 온라인에 모두 공개한다. 근로복지공단 인천병원의 홈페이지에는 공개자료실이 있다. 공개자료실에 들어가 보면 빼곡히 메운 환자급식 사진 게시물이 보인다. 연도와 날짜를 구분해 환자가 그날 하루 어떤 음식을 먹었는지 빠짐없이 찍어 올리는 곳이다. 공단병원 식사라고해서 결코 허술하지 않다. 냉국이나 팥죽에서 돈부리 덮밥까지 다양하다. 최첨단 장비도 계속 확충하고 있다.
작년 한 해 의료장비 구입 예산이 9억원대였고, 올해는 15억원대로 더 많은 예산이 잡혀 있다. 골밀도측정기와 최신형 MRI, 체외충격파쇄석기,디지털X선영상획득장치 등 최근 3년 내 보강한 고가 의료장비만 23대에 이른다.
산재환자 몰리니 재활치료 수준 높아
인천병원의 하이라이트는 53명의 직원이 일하는 재활전문센터다. 재활이 필수인 산재 환자가 많은 만큼 수준이 높다. 3~4평의 공간 안에 기구를 적당히 들여놓은 일반 병원의 재활센터가 아니다. 지하부터 지상까지 각각 목적에 맞는 치료실을 갖췄고, 재활전문센터를 이용하는 환자는 하루 600~700명에 달한다.
눈에 띄는 건 수중운동재활관이다. 재활관으로 들어서면 25m 길이의 거대한 수중운동풀이 보인다.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수중운동풀이다. 수중운동재활관은 일반재활 환자들이 이 병원을 찾아오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됐을 정도다. 수중재활운동은 물론 수중물리치료도 가능하다. 지체장애, 뇌손상, 척추손상, 편마비, 요통, 근골격계 문제 등 수중운동재활관의 쓰임은 다양하다. 5명의 수중치료사가 3~5명의 소그룹 운동부터 10명에 이르는 대그룹 운동을 이끈다.
환자의 신체조건이나 부담감에 따라 풀의 높이를 0.1m 단위로 조절해 1대1 치료를 가능하게 한 곳도 있다. 일반적인 공간에서 재활운동을 하는 것에 비해, 물속에서의 운동은 부상에 대한 공포가 적고, 관절 부담도 낮아 재활에 용이하다.
지역주민과의 교류로 쌍방향 소통
병원 역시 이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는다. 최근엔 일반인 접수창구를 따로 만들어 달라는 건의가 통과되기도 했다. 지역주민이지만 병원을 찾지 못하는 환자를 위해선 의료진으로 구성된 ‘해밀봉사단’을 꾸렸다. 분기별로 직원 30명 정도가 나서 의료사각지대에 놓인 주민들을 돌본다. 근로복지공단 인천병원은 8월 말 리모델링을 마치며 ‘산재 환자는 물론 동네사람들을 위한 병원이 되자’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월간헬스조선 9월호(100페이지)에 실린 기사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