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과
눈에 좋은 생간? 오히려 시력 잃을수도
이현정 헬스조선 인턴기자 | 도움말= 한양대구리병원 감염내과 김지은 교수
입력 2014/08/15 08:00
소고기나 곱창 등을 먹으러 가면 밑반찬으로 흔히 나오는 것이 '생간'이다. 생간은 고단백 식품으로 손상된 간세포의 재생과 회복을 돕고, 비타민이 풍부해 눈의 피로 및 피부 회복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뿐 아니라 철분 함량이 높아 빈혈이 있는 여성에게 추천되는 식품이기도 하다. 하지만 생간을 먹으면 개회충에 감염돼 오히려 시력을 상실할 수도 있다.
최근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생간 섭취가 눈개회충증의 위험성을 15배나 높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눈개회충증은 체내에 개회충이 들어와 눈까지 감염 돼 시력저하 및 시력 상실 등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개회충인 '톡소카라'는 애완동물과의 직접 접촉 혹은 육회·생간을 먹어 섭취해 감염된다. 일반적으로 개회충에 감염되면 절반정도는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경미한 증상이 나타나고 수 일 내에 증세가 호전된다. 하지만 한꺼번에 많은 양에 노출되거나 지속적으로 섭취하면 회충이 다른 장기로 퍼져 감염 증상이 수주~수개월 뒤에 나타난다.
개회충에 감염될 경우 나타나는 증상은 크게 '내장유충이행증'과 '안구유충이행증'으로 나뉜다. 개회충이 장에 침투해 나타나는 내장유충이행증은 대부분 증상이 없으며, 대게 1~7세 소아에게서 증상이 심하게 나타난다. 발열, 권태감, 간 비대, 배의 불편감 등이 발생하며, 구토, 기침, 가려운 발진 등이 발생할 수도 있다. 성인의 경우에는 주로 발열과 팔다리에 힘이 빠지는 위약감 등이 나타난다. 안구유충이행증은 눈이 개회충에 감염돼 나타나는 증상으로 망막의 파괴로 시력이 저하되며, 망막박리, 시신경염, 안내염, 심하면 시력을 상실할 수도 있다.
개회충증은 처음 발병 시에는 증상 특이하지 않아 감염을 의심해 병원을 찾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국내 자료에 따르면 기생충이나 알레르기, 약물에 의해 발병하는 '호산구 증가증'으로 병원을 찾은 사람 중 70~90% 정도는 개회충증에 감염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생간을 지속적으로 먹은 후 호산구 증가증의 증상인 피로, 체중감소, 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개회충 감염을 의심할 수 있다. 또, 자연스러운 시력저하가 양 쪽 눈이 비슷하게 발생하는 것과 달리 안구유충이행증으로 나타나는 시력저하는 주로 한쪽 눈에 발생하고, 안구에 통증도 느껴진다. 이뿐 아니라 생간을 섭취한 뒤 이유없이 구토, 가려움증, 복부의 불편감 등이 들면 병원을 찾아 감염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개회충에 감염되면 보통 기생충약을 복용한다. 치료를 위해서는 한알(400mg)을 하루 두번 1주일간 복용하며,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6개월에 한번 한알을 복용하면 된다. 만일 눈이나 장기에 개회충이 침범한 경우에는 부신피질호르몬 치료를 동반하며 상황에 따라 외과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2세 미만 소아나 임신부의 경우 기생충약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생간 등 익히지 않은 음식의 섭취 자체를 피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