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과
물약 1스푼? 아무 숟가락이나 썼다간…
이현정 헬스조선 인턴기자
입력 2014/07/18 13:00
아이들에게 물약을 먹일 때 주로 주방에서 사용하는 숟가락을 이용하는 부모들이 많다. 그런데 아이들에게 약을 먹일 때 아무 숟가락이나 사용하면 복용량을 제대로 지키지 못할 가능성이 50% 더 높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뉴욕 의과대학 교수인 앨런 맨델손 박사가 뉴욕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은 뒤, 액상 약물을 처방받아 집으로 돌아간 9세 이하의 자녀를 둔 약 300명의 부모를 조사한 결과 43%가 숟가락을 이용해 복용량을 지키지 못했다. 제대로 된 측정기구로 복용량을 맞춰 먹인 부모는 28%에 불과했다. 연구진은 부모들에게 전화를 걸어, 그들이 아이들에게 약을 먹이는 데 사용한 도구를 실험실로 가져오게 했다. 그 결과 1/6이 주방에서 사용하는 숟가락으로 아이들에게 약을 먹였다. 부모들은 약병 라벨에 붙어있는 '1숟가락'을 보통 주방에서 사용하는 숟가락으로 의식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숟가락으로 물약을 먹는 것의 위험성은 이전에도 연구된 바 있다. 2010년도 미국 코넬대 브라이언 원식 박사팀이 195명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5mL(티 스푼 정도) 크기의 숟가락에 감기약을 따르게 한 후, 바로 15mL(한식용 밥숟가락 정도) 크기의 숟가락과 45mL(양식용 스푼 정도) 크기의 숟가락에 5mL만큼 약을 따르도록 했다. 그 결과 15mL 크기의 숟가락에는 4.58mL로 8.4%가량 오차가 있었고, 45mL 크기 숟가락에는 11.6%가량 오차가 있었다.
연구를 진행한 맨델손 박사는 "약을 너무 많이 주거나 너무 적게 주는 것은 둘 다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처방된 복용량을 지키지 않을 경우 병의 치료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약물에 저항력을 갖게 돼 이후에 약이 들지 않아 생명에 위협을 일으킬 수 있다. 맨델손 박사는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약을 먹일 때 경구용 주사기나 주입기, 약과 함께 나오는 스푼을 사용해야 하며, 약사나 건강 전문가들이 약병 및 처방전에 나와있는 복용량을 따를 수 있도록 강조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