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과
어릴 때 햇볕 많이 쬐면 흑색종 위험 높아
이현정 헬스조선 인턴기자
입력 2014/06/12 15:48
어릴 때 햇볕에 과다 노출되면 치명적인 피부암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조간신문 데일리메일에서 보도한 이 연구는 '암 역학 생체지표와 예방'지에 발표된 것으로 20년간 10만9000명의 백인 여성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그들의 일광욕용 베드 사용, 화상, 피부 사마귀 등의 병력을 기록했다.
연구에 따르면 청소년기에 5개 이상의 화상 수포를 가진 여성이 피부암 중 주요 세 질병에 걸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밝혀졌다. 햇볕 노출에 인한 질병 중에서는 특히 흑색종의 비율이 높았다. 흑색종은 멜라닌 세포가 암세포로 변하며 주로 검은 반점 형태로 나타나며, 치유책이 개선됐음에도 미국에서 1년간 8800명을 사망에 이르게 했을 정도로 사망위험이 크다.
성인일 때 많은 자외선에 꾸준히 노출된 여성의 흑색종 발생 위험은 특별히 크지 않았지만, 기저세포암과 편평상피세포암의 발병 위험성이 2배 높았다. 기저세포암은 주로 노인들이 걸리며, 편평상피세포암은 악성 피부암의 일종으로 흑색종보다는 진행속도가 느리고 사망 위험도도 낮다.
이 연구를 주도한 브라운 대학교의 워런 앨퍼트 의과대학 피부과 학장인 아브라 퀘레쉬는 "어릴 때 햇볕에 과다 노출되는 것은 흑색종이 발생할 가능성을 높인다"며 "어릴 때 조심하는 것이 흑색종 발병 위험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릴 때 너무 많이 햇빛에 노출되면 다른 피부염에 걸릴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화상과 햇볕에 만성적으로 노출되는 것으로부터 특별히 주의 깊게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지난해 발표 자료에 따르면, 2007년 1894명이었던 국내 흑색종 환자가 2011년 2576명으로 해마다 8% 정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환자의 70%가 50대 이상일 정도로 장년층과 노년층에게서 주로 발병하지만 젊은 연령층에서도 드물지 않게 발생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동양인의 경우 흑색종이 주로 발바닥이나 손바닥, 손톱 밑과 같은 신체의 말단부에 자주 발생하고 가려움이나 통증 같은 자각증상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에 간과하기 쉽다. 또 얼핏 봐서는 점으로 오인하기 쉽고, 환자가 흑색종을 자각하고 병원을 찾았을 때는 이미 상당히 진행된 상태인 경우가 많다. 흑색종은 림프관이나 혈관을 통해 뼈, 폐, 간 등 어떤 기관들로도 전이할 수 있으므로 조기 발견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흑색종은 수술 치료와 함께 병기에 따라 수술 후 면역 항암 치료, 혹은 방사선 치료 등을 고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