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에 피부가 노출되면 붉어지고 가려움이 생기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햇빛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다. 얼핏 듣기에는 별 것 아닌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독일 전 총리 헬무트 콜의 부인 한네로레 여사가 햇빛 알레르기로 우울증을 앓다가 자살한 일례가 있다. 그만큼 환자에게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유발할 수 있는 질환이다. 햇빛 알레르기 진료 환자는 연평균 5%씩 늘고 있다.




이미지
사진=조선일보 DB

햇빛 알레르기는 다른 알레르기처럼 인체 면역계가 과민반응을 일으켜 발생하는 것이다. 면역계는 우리 몸에 세균이나 독소, 바이러스 등 해로운 것이 들어오면 그 항원에 저항하고 물리치는 항체와 림프구를 만드는데, 적이 아닌 것에 과민반응을 하는 것이 알레르기다.

햇빛 알레르기는 강한 자외선이 표피와 진피층을 통과해 면역세포를 자극함으로 방어 시스템이 활성화 되어 나타난다. 이러한 증상은 자외선에 노출된지 삼십 분이나 한 시간 후에 발생하기도 하고, 사흘이 지나서 나타날 수도 있다.

햇빛 알레르기는 햇빛으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증상을 말한다. 가려운 증상의 피부질환인 다형광 발진, 자외선 차단제, 항생제 연고, 향수 등을 바른 후 햇빛에 노출되었을 때 나타나는 광선양진, 햇빛이 노출된 부위에 두드러기가 생기는 일광두드러기 등이 있다. 광선양진은 어린이나 청소년기에, 일광두드러기는 젊은 여성들에게 주로 나타난다. 증상이 심해지면 화끈거림과 함께 물집이 생기고,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되면 피부가 두꺼워지고 까칠까칠해진다.

햇빛 알레르기의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면역력을 강화해야 한다. 체내에 축적된 독성물질을 배출시키고 혈액을 깨끗이 하며, 육류, 인스턴트 식품, 유제품, 밀가루 음식 등을 삼가고 야채, 과일 위주로 먹어야 한다. 꾸준한 운동을 통해 혈액 순환을 증진하며 충분한 휴식으로 피곤하지 않도록 하여 면역력의 균형을 유지하고, 스트레스가 쌓이지 않도록 한다.

세안제, 목욕제 등이 피부에 남아있지 않도록 깨끗이 씻고 비누, 화장품 등은 순한 천연제품을 사용한다. 자외선이 강한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는 외출을 삼가며, 모자와 양산을 사용하거나 소매가 긴 옷을 입고 순한 자외선 차단제를 세네 시간마다 한 번씩 덧바른다. 물을 자주 마셔 체내 수분이 부족하지 않도록 한다.

피부에 가려움이 발생하면 손을 대거나 긁지 말고 차가운 냉찜질이나 감자팩으로 피부를 진정시키고 건조해지지 않도록 천연 보습제를 발라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