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들을 둔 김모(35)씨는 '아이가 친구들에게 따돌림당하지는 않을까', '수업에 집중할 수 있을까' 하는 등의 걱정이 태산이다. 아들이 또래 아이들보다 말이 좀 더딘데다가 고집이 세고 참을성이 없어서 유치원에서도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주의가 산만해서 오래 집중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이처럼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자녀를 둔 엄마들은 이맘때 여러 가지 걱정이 앞선다. 자녀가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기 위해서는 몸과 마음이 모두 건강해야 하는데, 이를 확인하기 위해 부모가 아이에게 적용해볼 수 있는 '건강체크' 법을 알아본다.
◇정서 발달 = ADHD 아이, 계속되는 소통과 함께 전문가의 손길 필요해
아이가 항상 산만하거나 제멋대로 행동하고 지켜야 될 규칙을 잘 지키지 못한다면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를 의심해봐야 한다. ADHD는 전체 학령기 아동의 5~10 %를 차지하는 매우 흔한 소아정신과 질환이다. 집중력이 떨어져 실수가 많은 주의력 결핍, 가만히 있지 못하고 부산하게 행동하는 과잉행동, 생각을 하지 않고 행동이 먼저 앞서는 충동성 등으로 나타난다. 가정이나 1대1의 대면에서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을 수도 있지만 통제와 절제가 요구되는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나서야 ADHD로 진단받는 경우가 많다.

물론, 산만하고 집중력이 떨어진다고 모두 다 ADHD는 아니다. 일시적인 적응증상이거나 우울증, 정신지체, 부적절한 훈육 등이 그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산만하고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병원을 방문하는 아이들의 30~50% 정도가 소아정신과적인 전문평가 후 ADHD로 진단받는다. ADHD는 단순한 노력으로는 고치기 어려운 신경생물학적인 병이므로 치료받지 않으면 학습, 정서, 대인관계 등의 문제들이 야기될 수 있다.
ADHD의 치료에는 약물치료, 부모교육, 놀이치료, 인지행동치료, 사회성 기술훈련 등의 다양한 방법이 동원된다. 70~80% 이상에서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좋은 치료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부모의 이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이의 증상에 대한 지나친 낙관이나 부정, 비난이나 절망은 금물이다. 아이와 긍정적으로 의사소통을 하면서, 적극적으로 전문가의 도움을 구하는 것이 필요하다.
◇언어 발달 = 언어 발달 장애, 치료시기 놓치면 지능·자신감 저하
아이가 말이 늦으면, 한 해 더 있다 학교에 입학시켜야 하는지 고민하는 부모들이 많다. 말이 늦는 경우 또래 관계가 위축되고 학습의 능률도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만 6세 정도면 발음이나 문법 면에서 자유롭게 의사표현을 할 수 있다. 언어발달의 지체를 보이는 아이들 중에서 일부는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회복이 되어 별다른 후유증을 남기지 않는다. 하지만 상당수는 겉으로 드러나는 언어 외에도 지능, 학습의 문제를 동시에 보이면서 대인관계와 성격까지 심각한 장애를 남기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언어발달이 늦을 경우 단순히 늦는 아이라고 생각해 치료 없이 기다리기보다는 전문적인 평가를 받는 것이 좋다. 언어 발달의 정도, 지능의 정도, 사회성, 양육환경에 대한 정확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 그래서 언어 발달의 문제가 언어 표현의 문제인지, 언어 이해와 표현 모두의 문제인지, 발음의 문제인지 확인해야 한다.
◇눈 건강 =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부등시·간헐 사시 조심해야
소아는 기본적으로 만 4세를 전후하여 안과 검진을 받아야 한다. 후천성 사시, 굴절이상, 약시 등 시(視)기능의 정상 발육을 저해하는 질환들이 만 5세 이전에 발견되어야 효과적인 치료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시기를 놓쳐 안과 검진을 받지 못하고 입학한 아이들의 중에는 부모님이 미처 알지 못한 눈 질환이 신체검사에서 뒤늦게 발견되어 당황하는 사례가 적지 않게 발생한다.
소위 짝눈으로 불리는 '부등시'는 시력이 좋은 한쪽 눈만으로 생활을 하는 것이다. 다른 쪽 눈의 시력이 낮은 것을 본인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 검진을 해야만 발견할 수 있다. 부등시는 시기능의 불균형한 발육이 원인이다. 굴절 이상이 있는 눈은 대부분 약시가 되며, 사시가 동반되기도 한다. 만 5세 이전에 일찍 발견하여 안경을 착용하는 것이 최선이다.
'사시'는 두 눈이 한 곳을 보지 못하고, 어느 한쪽 눈이 밖으로 나가거나(외사시), 안으로 몰리거나(내사시), 위아래로 치우치는(수직사시) 질환으로 전체 어린이의 약 2~3%에서 나타난다. 이 중 하루 종일 눈이 사시 상태인 '항상 사시' 또는 '선천성 사시'는 일찍 발견된다. 하지만 피곤하거나 아플 때 가끔 사시가 나타나고, 그 이외의 시간에는 눈이 똑바로 되는 '간헐 사시'는 유아기에 무심코 지나치기 쉽다. 간헐 사시는 항상 사시로 진행될 수 있다. 따라서 항상 사시로 이어지거나 시기능을 저하시키기 전에 안경 착용 및 눈가림 치료, 사시 수술을 시행해야 한다.
◇치아 건강 = 충치 방치하면 영구치 변형 올 수 있어
초등학교 입학 전후의 어린이들은 군것질이 늘어 충치가 생기기 쉽다. 이때 충치를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충치가 점점 진행되어 신경에 가까워져서 통증을 유발한다. 염증이 치근(치아뿌리)까지 진행되면 주위 뼈가 녹고 잇몸에 고름주머니가 생긴다. 이렇게 염증이 심하면 젖니 아래에 있는 영구치의 싹으로 이환되어 영구치의 모양이나 형태가 변형될 수 있다.
또한 젖니가 너무 많이 썩었거나 외상에 의해서 젖니를 미리 뽑게 되는 경우가 있다. 젖니를 미리 뽑게 되면 영구치가 나올 공간이 없어져 덧니가 생기는 등의 부정교합이 발생할 수 있다. 옆에 있는 이가 빈 공간으로 쓰러지고, 주위의 치아들이 빈 공간으로 밀려와 영구치가 나올 자리가 없어진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공간을 유지하는 장치를 끼워야 한다.
앞니를 갈기 시작하면서 아래 앞니의 경우 젖니가 많이 흔들리지도 않는데 안쪽에서 이가 나올 때가 많다. 이것은 영구치가 나오는 경로를 볼 때 정상이다. 이러한 경우에는 치과에 가서 젖니를 뽑아주면 혀의 운동과 뼈의 성장으로 정상적인 위치로 오게 된다. 또한 위 앞니는 처음 나오기 시작할 때에는 벌어져서 나오는 것이 정상이고 옆 치아가 나오면서 조금씩 밀어주며 서로 자리를 잡아간다. 하지만 벌어진 양이 너무 심하면 두 가지 질환을 의심해 봐야 한다. 첫 번째는 윗입술과 입천장을 연결하는 끈과 같은 구조물인 순소대가 너무 넓은 경우, 두 번째는 앞니 사이에 이가 하나 더 있는 과잉치의 경우이다. 두 경우 모두 치과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