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 혈액·혈관 관리

'건강 100세'의 핵심은 혈액과 혈관 건강이다. 한국인의 사망원인 1위가 혈관 질환이기 때문이다. 혈액은 맑게, 혈관은 탄력있게 유지해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생활습관을 실천해보자.

혈액의 질은 먹는 음식에 좌우된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예방재활센터 이종영 소장은 "제철 식품 위주로 5대 영양소를 포함한 식단을 구성, 하루 세끼 먹는 게 혈액 건강 유지의 기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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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의 질을 높이려면 액상과 당 섭취를 줄이고 비타민B군이 함유된 녹색채소·생선·유제품 등을 챙겨 먹는 것이 좋다. 혈관은 빨리 걷기 등 유 산소 운동을 하면 탄력을 높일 수 있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액상과당 섭취를 줄여라

과당은 포도당보다 혈액 속 단백질에 달라 붙는 당화현상이 더 빠르고 심하게 나타난다. 영남대 생명공학과 조경현 교수는 "당화현상이 나타나면 혈액 속 단백질(고밀도 지단백 등)이 변형되고 염증이 증가한다"고 말했다. 과일 속 과당은 적당히 먹으면 큰 문제는 없다. 그러나 음료, 과자 같은 가공식품에 많이 든 액상과당은 세포에 흡수·분해되지 않고 혈관 안에 남아 당화 현상 등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2012년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액상과당을 많이 섭취할수록 당뇨병 발병 위험 높았다. 한국인의 1인당 연간 액상과당 섭취량은 약 6㎏으로 세계 8위다.

밥·빵·떡을 줄여라

탄수화물을 과잉섭취하면 혈중 내 지방이 많아져 혈액이 끈적끈적해진다. 탄수화물은 몸 안에서 포도당으로 분해돼 세포의 에너지원으로 쓰이는데, 남으면 간과 근육에 글리코겐으로 저장된다. 하지만 저장 용량에 한계가 있어 포도당을 과하게 섭취하면 포도당이 중성지방으로 변한다. 한국인의 식사 중 탄수화물 섭취 비율은 60~70%로 서양인(40~50%)보다 높다. 따라서 주요 탄수화물 식품인 밥·빵·떡·과자를 적게 먹어야 한다. 이종영 소장은 "중성지방 수치가 높은 사람은 밥은 한 공기 이상 먹지 말고, 빵·떡·과자는 간식으로 먹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비타민B군을 챙겨 먹자

단백질을 분해할 때 생기는 '호모시스테인'이라는 물질은 우리 몸 안에 축적되면 혈전이 잘 생기고 혈관 벽을 파괴시킨다. 순천향대병원 심장내과 방덕원 교수는 "엽산(비타민B9), 비타민B6, 비타민B12는 호모시스테인을 몸에 덜 해로운 물질로 바꿔주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엽산은 녹색 채소에 풍부하며, 생으로 먹는 것이 가장 좋다. 비타민B6는 생선, 전곡, 바나나에 많다. 비타민B12는 식물성 식품에는 거의 없고 동물성 식품에 함유돼 있다.

운동을 하면 혈관이 확장되면서 혈관의 탄력성이 높아진다. 유산소 운동이 가장 좋고, 근육 운동을 함께 하면 효과가 배가된다. 테니스·골프·탁구처럼 중간중간 쉬면서 하는 운동은 혈관 탄력 유지에 큰 도움이 안 된다.

'파워워킹'을 하라

속보·가볍게 뛰기·등산과 같은 유산소 운동이 가장 좋다. 운동 강도는 숨이 차고 땀이 촉촉하게 날 정도. 운동 시간은 30분~1시간, 1주일에 3~5회가 적당하다. 이종영 소장은 "과거에 근육 운동은 혈압을 올리므로 혈관에 좋지 않다고 여겼지만, 최근 유산소 운동과 병행하면 혈관 건강에 더 좋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아령을 들고 파워워킹을 하는 것이 혈관을 탄력있게 하는 데 가장 좋다"고 말했다. 아령의 무게는 남성 3~5㎏, 여성 1~3㎏이 적당하다.

가끔 피우는 담배도 끊어라

담배는 혈관의 탄력성을 떨어뜨린다. 담배를 적게 피워도 마찬가지다. 미국 조지아대학 연구에 따르면 담배를 피우지 않는 대학생 9명과 담배를 가끔 피우는(1주일에 한갑 미만) 대학생 9명을 조사한 결과, 가끔 담배를 피우는 그룹이 담배를 피우지 않는 그룹에 비해 혈액 흐름에 혈관이 대응하는 '혈관확장 반응능력'이 36%나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혈관확장 반응능력이 떨어지면 심뇌혈관질환 위험이 높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