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습관일반
의사들 ‘스마트폰’이 환자들의 건강을 위협한다?
이원진 헬스조선 인턴기자
입력 2013/11/28 14:44
휴대폰의 세균이 화장실 변기보다 많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졌다.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들의 휴대폰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27일(현지시각) 네덜란드 온라인 매체 더치뉴스가 의학 잡지 ‘메디시 콘탁트’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의사들이 갖고 있는 스마트폰이 병원 내 감염을 확산시키는 원인이 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네덜란드 반더빌트대학병원 연구팀은 의사 10명 당 8명이 스마트폰을 갖고 있으며 이 중 6명은 진료 중에도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의사들이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 1000여 개를 8번에 걸쳐 조사한 결과, 최소 43%에서 최대 95%까지 스마트폰에서 박테리아가 검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팀은 스마트폰에서 검출되는 MRSA(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를 포함한 각종 바이러스가 병원 내 감염을 촉진한다고 봤다. 반더빌트 대학병원의 스테인 푸텐 연구원은 "의사들이 휴대하는 스마트폰은 소독된 것이 아니라서 감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의사들이 휴대한 스마트폰이 병원균에 쉽게 노출이 되고 병원 내 감염을 높인다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국내 의료진 101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에서 검사 대상물(시험 재료로 쓰이는 생물)을 채취해 배양 검사를 한 결과, 포도상구균이 13개 휴대전화에서 나왔고 그중 4개에서는 병원 내 주요 감염균으로 알려진 MRSA까지 검출됐다.(2011년 대한병원감염관리학회지 자료) MRSA는 만성질환자에게 감염되면 혈관, 폐, 수술부위 등에 심각한 2차 감염을 일으켜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인한 병원 내 감염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의사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소독이 가능한 보호 덮개를 씌워야 한다는 일부 전문가 주장이 있다. 또한, 의료진뿐만 아니라 입원 환자와 문병객 모두 스마트폰을 이용할 때 시중에 파는 전자제품 전용 항균클리너 등으로 청소하고, 손 살균제 등을 사용해 수시로 손을 씻어야 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