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ABO 혈액형 부적합 간·신장이식 수술 최다 사례 성공
앞으로 장기이식 수술에서 혈액형은 더 이상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이식받는 환자와 기증자의 혈액형이 다르더라도 환자 생존율 측면에서 혈액형이 적합한 이식수술 이상의 높은 생존율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는 ABO 혈액형 부적합 간이식 수술 사례(220건)과 신장이식 수술 사례(200건)의 환자 생존율을 분석한 결과 간과 신장 모두 96%(1년) 이상의 높은 생존율을 보였다고 발표했다. 간과 신장 모든 분야에서 부적합 이식 수술 환자의 생존율이 적합 이식 수술과 대등했으며, 수술을 받은 환자들이 일반 이식과 마찬가지로 거부반응이나 합병증 없이 건강한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러한 생존율은 간과 신장 모두 세계 장기이식의 강국이라는 일본, 유럽을 능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는 혈액형이 일치하지 않아 그동안 가족이나 비(非)혈연 간 생체 장기 이식이 어려운 환자들이나, 혈액형이 적합한 뇌사자의 장기 기증만 기약 없이 기다리던 말기 장기 부전 환자들에게 희망을 줄 것으로 보인다.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 신장이식팀 한덕종 교수는 "이제 더 이상 혈액형은 장기를 기증하는데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며 "신장이식 대기자가 1만3000명, 간이식 대기자가 6000명에 이를 정도로 기증자보다 말기부전 환자가 더욱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국내 현실에서 수술법의 발전과 더불어 장기기증 문화도 확산되어 많은 환자가 빠르게 치료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ABO 혈액형 부적합 이식'은 기증자와 수혜자 간 혈액형이 부적합한 경우에도 간이나 신장, 췌장 등의 장기를 주고받는 수술로, 수술 전 혈액형이 맞지 않는 수혜자에게 혈장교환술, B 세포 제거 항체 주입 등의 방법을 통해 면역거부반응을 일으키는 항체를 제거하고 수술을 시행하는 고난도 이식 방법이다.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 간이식팀 송기원 교수는 "혈액형 부적합 이식 수술의 경우 면역 거부 반응 등을 판단해 전신 상태가 비교적 양호한 환자를 대상으로 우선 시행되고 있지만, 최근에는 중증환자까지 치료 대상으로 고려될 정도로 많은 발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2009년 이후 간, 신장 등 각 분야 생체 이식 중 ABO 혈액형 부적합 이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15%, 20%로 기록돼 생체 이식을 받은 환자 약 5명 중 1명꼴로 부적합 이식수술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