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치료, 환자와 가족 모두 지치지 말아야 한다
암은 우리나라 사망 원인 1위다. 어느 정도 정복했다지만 여전히 무서운 질병이다. 환자뿐 아니라 가족 구성원 모두 큰 충격에 휩싸인다. ‘암 선고=사망 선고’라는 공식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암 전문가가 가족이 암 선고를 받고 어찌할 바 모르는 가족에게 대처 솔루션을 제공한다.
Part 4 보호자도 지치지 않도록 관리하자
간호를 담당하는 가족은 자신의 삶보다 간호에 집중한다. 하지만 암 치료 과정은 환자 뿐 아니라 간병하는 가족에게도 지루한 장거리 마라톤이다. 체력과 정신력을 꾸준히 관리하지 않으면 시간이 지나면서 지치게 된다. 사생활이 없어지고 외로움을 느끼는 보호자는 무기력감, 자신감 상실, 그리고 불안하거나 우울한 증상이 생기기도 한다. 사랑하는 환자가 혼자 암 투병을 하도록 내버려두고 싶지 않다면 지치지 않도록 스트레스를 줄이고 전략적으로 체력을 관리해야 한다.
구체적인 전략을 세워 체력 관리하자
자신의 생활을 포기하며 간호하는 건 정신적으로 지치기 쉽다. 개인 생활의 균형이 흐트러지면 체력과 정신력이 쉽게 소진되므로 스스로 관리하자. 잘 먹어야 체력을 유지할 수 있으니 영양가 있는 식사를 한다. 1주일에 몇 시간이라도 자신만을 위한 휴식 시간을 갖자. 음악을 듣거나 책 읽기, TV 시청, 전화통화, 스트레칭 등을 하면서 편히 쉰다. 15~30분 가벼운 유산소운동을 하면 기분 전환이 되고 스트레스도 조절할 수 있다. 산책, 청소, 계단 오르기 등도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된다.
필요하다면 도움을 요청하자
사회적으로 고립되면 소외감이 더 크기 마련이다. 간호 때문에 직장을 그만두어야 한다면 혼자 감정적으로 결정하지 말고 주위 사람과 충분히 상의하자. 생계와 관련된 큰 결정이라면 의료진과 상의해 병원 자원봉사자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환자 보호자를 위한 스트레스 관리 교실을 운영하는 병원도 있으므로 이용해 보자. 오랜 간호 생활로 자신의 건강 관리를 소홀히 하기 쉽다. 사정을 잘 아는 의료진에게 평소 건강검진을 받는 것도 필요하다.
비현실적 기대는 체력 소진의 원인
낙관적인 생각만 환영하는 분위기에서 현실을 직시하기엔 큰 고통이 따를 수 있다. 그렇다고 비현실적인 기대에 매여 있으면 실망도 큰 법이다. 무기력감이나 슬픔, 분노 같은 부정적인 감정까지 생길 수 있다. 차분히 현실 판단을 돕는 지식이 있다면 피할 수 있다.

Part 5 충분히 상의하고 역할 분담해야
암은 한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암 치료를 시작하면 환자는 체력, 신체, 시간 등의 문제로 건강할 때 하던 일을 못 하게 된다. 이에 따라 가족 내에서도 역할에 변화가 생긴다. 갑자기 가장 역할을 하게 되거나, 간호에 더 긴 시간을 투자하는 구성원도 생긴다. 반면 집안일과 자녀를 돌보지 못하는 일도 생긴다. 돌봐줄 사람이 없으면 아이는 갑자기 스스로 학교생활을 해야 하는 등 모든 가족의 환경이 변한다. 이 때문에 가족 간에 상처가 되고 가족 해체의 비극도 가져온다. 그래서 암은 환자를 둘러싼 가족 전체의 삶을 위협하는 병으로 인식해야 한다.
혼자 다 하지 말자
혼자 끝까지 간호를 도맡는다는 생각은 비현실적이고 바람직하지 않다. 스트레스를 감당하지 못하면 분노의 대상을 찾는데, 그 대상이 가까운 가족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치유하기 어려운 상처를 남기고 심각한 갈등을 만든다. 이를 피하려면 의사소통을 충분히 해야 한다. 가족 모두가 어떤 방법으로든 환자를 돌보는 일에 참여하자. 어린 자녀도 예외는 아니다. 병원비 마련, 환자 간호, 가족 구성원 격려, 자녀 양육 등 모든 일은 암 환자와 가족이 암을 이겨내기 위한 필수 역할이다. 각자 형편에 맞게 경제적인 지원이나 간병 등을 분담한다. 가족 중 리더를 정하는 것도 좋다. 중요한 결정을 하는 순간에는 의료진과 상담 후 가족의 의견을 모아야 한다. 이 과정을 주도하는 구성원이 있으면 치료법 결정이나 의사소통이 효율적으로 이뤄진다.
모든 것을 가족 모두가 공유하자
환자 경과가 좋지 않더라도 다른 가족에게 감추지 말고 알리자. 환자의 신체 증상과 정서적 상태를 어떻게 보살펴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 환자를 포함한 가족 구성원은 자신이 겪는 어려움을 이야기하지 않으면서도 다른 가족이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에 외로움을 느낀다. 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불안해한다. 서로 터놓고 이야기하면 두려움과 걱정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의학 발달로 암 치료율이 높아졌지만 완전히 정복된 상태는 아니다. 치료마다 힘든 투병을 요구하므로 쉬운 선택이 없다. 어려움을 헤치고 최선의 결과를 얻으려면 환자와 가족, 그리고 의료진이 서로 이해하고 의사소통하고 믿어야 한다.
More Tip 어린 자녀에게 ‘암’을 알리는 법
01 아이도 알아야 한다 아이는 가족 누군가 암에 걸렸다는 소식을 가장 늦게 듣는다. 엄마·아빠의 기분이 왜 변했는지, 왜 병원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지, 자신이 왜 부모와 떨어져 지내거나 친척과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곁에서 자신을 보살펴 주던 엄마·아빠가 집에 없다는 사실만으로도 아이는 불안을 느끼므로, 생활에 큰 변화가 일어나는 이유를 알고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02 감정을 참지 말고 표현하게 하자 아이에게 알릴 때는 한 사람씩 따로 불러서 알려주자. 이때 부모나 가까운 친척이 직접 알려야 한다. 부드럽게 말하고, 아이가 ‘암’ 이나 ‘죽음’ 등을 말해 감정을 표현하게 하고, 따뜻하게 안아주며 안심시킨다. 소리 지르거나 우는 등 직접적인 행동이나, 글쓰기·그림그리기 등 나이와 성격에 맞는 방법으로 정서를 표현하도록 하자. 또한 ‘공포감’을 느끼는데 표현할 수 없거나 위축됐는지 살펴, 이를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03 암과 앞으로 생길 일에 대해 정확히 알려주자 암에 대해 설명할 때 몸 어느 부위에 있는지 위치를 보여주면서 설명하면 쉽게 받아들인다. 설명해 주는 사람이 암에 대해 정확히 이야기하지 않으면 아이 나름대로 해석하고 더 두렵게 느낄 수 있으니 주의하자. 또 탈모, 극심한 피로감, 체중 저하 등 치료받는 동안 겪게 될 신체 변화를 받아들이고 준비할 수 있도록 설명한다.
04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간호에 참여시키자 투병 기간 중 암 환자에게 물이나 담요를 가져다 주는 등 나이에 맞게 할 수 있는 일로 간호에 참가시키자. 아이에게 아무런 수고를 끼치지 않으려는 것이 오히려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05 역할에 대한 부담을 주지 말자 아이에게 ‘지금부터 어른 노릇을 해야 한다’ 거나 ‘네가 이 집에서 유일한 남자니까 엄마랑 동생을 지켜야 해’처럼 ‘누군가의 역할을 대신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좋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