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관절질환
다리 휜 중년, 무릎 통증 이틀 넘으면 '퇴행성 관절염' 신호
김경원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3/09/25 08:30
무릎 안쪽 연골이 더 잘 닳아
쪼그려 앉지 말고 근력 키워야… 다리 교정술·연골 재생술 효과
내반슬은 발을 붙이고 섰을 때 양 무릎 사이가 5㎝ 이상 벌어진 O자형 휜 다리를 말한다. 건국대병원 정형외과 오광준 교수는 "내반슬이 있으면 무릎 안쪽에 하중이 집중돼 관절 연골이 닳기 쉽다"며 "그로 인해 퇴행성 관절염이 생기고 내반슬이 더 심해지는 악순환이 온다"고 말했다.
내반슬을 동반한 퇴행성 관절염은 50대 이상에서 잘 생긴다. 나이가 들면 근육·인대의 힘이 약해져서 연골이 잘 닳는 데다, 연골의 질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여성은 남성보다 근력이 약하고, 골반도 넓기 때문에 무게 중심이 무릎 안쪽으로 더 쏠린다. 연세사랑병원 고용곤 원장은 "한국인의 좌식 습관도 문제"라며 "양반다리나 쪼그려 앉는 자세는 다리를 더 휘게 만든다"라고 말했다.
◇무릎 통증 2~3일 넘으면 엑스레이 찍어야
다리가 휘어졌다고 무조건 퇴행성 관절염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주기적으로 검진을 받을 필요는 없다. 연세사랑병원 권세광 원장은 "무릎 통증이 2~3일 이상 지속될 경우 엑스레이를 찍어 무릎 안쪽과 바깥쪽 관절을 비교하면 쉽게 알 수 있다"고 말했다. MRI는 관절 연골이 얼마 남았는지 확인하고 치료 방법을 결정할 때 찍는다.
다리가 휘어 있다고 해도 퇴행성 관절염을 예방할 방법도 있다. 우선 체중을 줄이고 양반다리나 쪼그려 앉는 자세를 피한다. 권세광 원장은 "다리 근력을 강화해서 무릎 안쪽 관절이 받는 하중을 줄여주는 것도 방법"이라며 "무릎 바깥쪽 근육을 강화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옆으로 누워서 다리를 올렸다 내리는 동작을 반복하면 무릎 바깥쪽 근육이 튼튼해진다. 매일 100회씩 해야 효과를 본다.
◇연골재생 시술하면 효과 지속
내반슬과 함께 퇴행성 관절염이 있으면 뼈를 잘라 휜 다리를 교정해주는 '휜 다리 교정술'(근위경골절제술)을 시행한다. 최근엔 무릎 안쪽의 관절 연골이 절반 이상 남아 있으면 수술을 하지 않고, 환자의 뼈나 지방에서 뽑아낸 줄기세포를 이용해 연골을 재생하는 시술도 이뤄지고 있다. 고용곤 원장은 "관절 내시경을 넣어 닳은 연골을 다듬고 줄기세포를 넣으면 연골이 다시 차오른다"고 말했다.
고 원장은 "남은 관절 연골이 절반도 안 되면 휜 다리 교정술을 해야 하는데, 이 때 줄기세포를 넣어주면 인공관절 수술 시기를 늦추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오광준 교수는 "내반슬로 인해 퇴행성 관절염이 왔을 때 가장 확실한 치료법은 아직까지 수술"이라며 "연골재생 시술은 수술 후 최소 6개월 정도는 경과를 본 뒤 통증이 지속될 때 시도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