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8주 내 '티댑' 접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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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임신 20~38주에 백일해 예방 백신을 맞으면 면역력이 없는 영아도 전염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 임신부가 예방 백신을 맞는 장면. / 제일병원 제공
태어날 아이가 감염되지 않도록 임신 단계에서 엄마가 예방 접종을 맞아야 하는 전염병이 있다. 바로 백일해다. 이 병은 보르데텔라 백일해균 때문에 생기는데, 성인은 감기처럼 가볍게 앓고 지나가지만 6개월 미만 영유아는 폐렴, 경련, 뇌출혈로 사망할 수도 있다.

지난해 4만명의 환자가 발생한 미국의 경우, 사망자의 72%가 백일해 면역력을 채 갖추지 못한 3개월 미만 영아였다. 제일병원 산부인과 한정열 교수는 "3개월 미만 영아는 백일해균에 대한 면역이 없기 때문"이라며 "주사를 맞아도 태아에 영향이 없는 임신 20주 이후에 임신부가 백신을 맞으면 아이가 백일해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임신부가 백일해 백신인 티댑(Tdap)을 맞아야 할 시기는 임신 20~38주 차다.

질병관리본부 예방접종관리과 박영준 연구원은 "미국은 임신할 때마다 티댑을 맞으라고 하지만 우리나라는 그럴 필요는 없다"며 "성인이 된 뒤 백일해 예방 백신을 한 번 더 맞지 않은 임신부라면 아이를 위해 임신 중 티댑을 맞는 게 좋다"고 말했다. 백일해 백신은 생후 2· 4·6·18개월, 그리고 만 4~6세에 1회씩 총 다섯 번을 맞는다. 그런데 최근 세계적으로 백일해가 유행하는 경향이 있어서 성인일 때 한 번 더 맞도록 질병관리본부는 권고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백일해 대유행 지역이 아니지만 안전 지대도 아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012년 백일해 감염자는 126명이었다. 성인은 대부분 증상이 가벼워 병원을 찾지 않기 때문에 실제 감염자는 몇 배 많을 것으로 추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