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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조선일보 DB
배우지망생 장모(27·종로구)씨는 평소 예의바른 행동과 두터운 성격으로 여자친구를 포함한 주변 사람들에게 많은 신임을 받고 있다. 하지만 장씨는 술만 마시면 여자친구에게 성관계를 요구하고 들어주지 않을 때는 폭력을 행사하는 등 평소와는 다른 행동을 보인다. 알코올이 신체에 어떤 영향을 끼쳐 장씨를 이렇게 변하게 한 걸까?

과음을 하면 엔도르핀과 도파민의 분비가 줄고, 신경전달물질인 글루타메이트 분비에 영향을 끼쳐 정서불안, 불면증, 기억상실 등을 유발한다. 대뇌의 활동을 저하시켜 판단을 흐리게 만들기도 한다.

술을 마시면 알코올은 즉시 대뇌 피질에 영향을 끼친다. 대뇌 피질은 신피질과 구피질로 나뉘는데, 평소에는 이성을 담당하는 신피질이 감정과 본능을 담당하는 구피질을 제어하지만, 술에 취하면 이 기능이 제대로 안 이뤄진다. 구피질이 자제력, 통제력을 상실해 평소와 다른 행동을 보이게 되는 것이다. 또한 알코올이 대뇌 측두엽 해마에 작용해서 기억이나 정보의 입력과 저장, 출력과정에 이상을 일으키므로 자기 행동을 대부분 기억하지 못하게 된다.

성기능에 필요한 신경계를 마비시켜 성적 능력을 감소시키기도 한다. 발기능력과 발기지속력 저하는 물론 정자수가 감소하며 심할 경우 고환 위축이 발생할 수 있다. 알코올성 간질환 환자들에게 성기능 장애가 많이 나타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알코올은 판단력을 저하시켜 성적으로 흥분이 됐을 때 자제력을 잃게 한다. 많은 성폭력 가해자들 역시 술에 취한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사례가 많다. 따라서 평소 과음을 한 뒤 성적 충동이 느껴지는 사람이라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다.

다만, 적당한 알코올 섭취는 개인의 긴장이나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을 준다. 실제로 한두 잔의 술은 긴장이 풀리게 하고 기분을 좋게 만든다. 알코올이 뇌의 쾌감조절중추를 자극해 엔도르핀과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 물질을 자극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