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인 김모(29)씨는 회식자리가 괴롭다. 술만 마시면 의도치 않게 코가 막혀 코맹맹이 소리가 나오기 때문이다. 술자리에서 교태가 심하다는 소문까지 돌자 고심 끝에 병원을 찾았고 ‘혈관 운동성 비염’ 진단을 받았다.
비염은 알레르기가 원인이 되어 발생하는 알레르기성 비염과 비알레르기성 비염으로 나뉜다. 이 중 비알레르기성 비염의 대표적 질환이 혈관 운동성 비염이다. 혈관 운동성 비염은 특이 항원에 의한 것이 아니라 비강 점막이 찬 공기, 높은 습도, 스트레스, 술, 담배연기 등 비특이적 외부 자극에 과민 반응해 비강 점막 내 점액선의 분비를 담당하는 콜린성 자극을 증가시키거나 신경세포전달에 이상이 생겨 나타난다.
증상을 완화하려면 외부 자극을 최소화해야 한다. 술이나 담배는 금물. 공기오염이나 황사가 심한 시기에는 불필요한 외출을 삼가고 외출을 할 때는 마스크를 착용한다. 증상이 심할 경우엔 국소 스테로이드제제를 사용한다. 하지만 알레르기 비염에 비하여 효과는 떨어진다. 만약 코막힘이 심한 경우에는 국소용 항콜린제제가 도움이 된다. 혈관 수축제도 코막힘에 효과가 좋으나, 일주일 이상 사용할 경우 약물성 비염을 유발할 수 있으니 꼭 의사의 처방을 받아 단기간 사용한다. 약물치료를 해도 증상이 완화되지 않으면 콧속 부교감 신경을 자르는 수술적 치료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