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씬해 보이는 각선미의 유혹을 뿌리칠 수 있는 여성이 몇이나 될까. 몇 년 전부터 시작된 ‘스키니진’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완벽한 바디라인과 패션 센스를 자랑할 수 있게 하고, 신체 콤플렉스를 숨겨줘 자신감을 높여주는 스키니진은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필수 아이템이다.

하지만 스키니진은 전문가들 사이에서 여성 건강을 해치는 주범으로 지목된다. 특히 ‘여성의 감기’라 불리며 대표적인 여성 질환으로 꼽히는 질염의 발생 위험이 크다. 질염은 여성 질 내의 곰팡이 균이 증식해 생기는 세균성 감염성 염증으로, 통풍이 잘되지 않는 스키니진은 질 내부의 환경을 습하게 만들어 곰팡이 균이 번식하기에 최적의 상태를 만든다. 

건강한 여성의 질 내에는 수많은 정상균이 존재하는데, 이 정상균들은 젖산을 생성하여 질 내 환경을 약산성으로 유지, 곰팡이균이 증식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신체 면역력이 떨어지거나, 임신 등으로 인한 호르몬 분비의 불균형, 스트레스, 꽉 끼는 의복 착용, 세정제의 과다 사용 등으로 질 내 상태의 균형이 깨지면 질염이 발생하기 쉽다. 

질염은 원인균의 종류에 따라 칸디다성 질염, 세균성 질염, 트리코모나스 질염 등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이 중 곰팡이 균이 원인균인 칸디다성 질염은 여성의 75%가 일생 동안 한 번 이상, 45%의 여성이 1년에 2회 이상을 경험하는 여성에게 흔하게 발생하는 대표적 질염이다.

증상도 원인균에 따라 조금씩 다른데, 보통 희고 걸쭉한 냉이 나오거나 심한 가려움과 함께 외음부 피부가 붉어지며 백태가 끼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때로는 분비물의 증가, 냄새, 가려움 또는 작열감 등의 증상을 보이기도 하는데, 이는 보통 여성의 월경 전후의 증상과 비슷해 많은 여성이 질염을 의심하지 못하고 치료 시기를 놓치거나 그대로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증상을 방치하면 자궁이나 나팔관 염증으로 발전하거나 배뇨곤란 및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무엇보다 냄새나 가려움증으로 정상적인 학교생활이나 직장생활이 어려워져 삶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 따라서 평소보다 냉의 양이 많고 색과 냄새가 달라졌을 때는 질염을 의심해 바로 치료하는 것이 좋다.

치료에는 산부인과를 방문해 원인에 따른 치료를 받거나, 가까운 약국에서 질정 형태의 치료제를 구입해 간편하게 치료하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많은 여성이 산부인과 방문이 쉽지 않을 뿐더러, 특히 미혼 여성의 경우 산부인과 방문이 괜히 불편하고 주위의 시선이 신경 쓰이는 것도 사실. 현재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질염 치료제에는 질정, 액체, 크림 등의 다양한 제형들이 있어 집에서도 간편하고 안전한 자가치료가 가능하다. 클로트리마졸(Clotrimazole) 성분이 들어 있어, 질염 발생의 원인이 되는 칸디다균 및 트리코모나스균을 살균하고,  질염이 야기하는 증상을 신속하게 완화시켜주는 제품도 있다.

질염을 예방할 수 있는 생활 습관 역시 중요하다. 통풍이 잘되는 면 제품의 하의나 속옷을 착용하며, 꽉 끼는 스키니진이나 레깅스와 같은 옷은 착용을 피하는 것이 좋다. 샤워 후에는 외음부를 제대로 건조시켜 항상 청결하고 건조한 상태로 유지해야 한다. 간혹 방향성 비누 또는 화학적 세정제의 과한 사용은 오히려 질 내의 균형 상태를 깨뜨릴 수 있기 때문에 항상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