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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젤리나 졸리의 예방적 유방절제술, 꼭 필요한 것인가?
취재 차수민 헬스조선 기자 | 사진 조은선 헬스조선 기자, 헬스조선DB
입력 2013/05/30 09:00
유방암 가족력 있으면 나도?
Part 1 안젤리나 졸리는 왜 유방절제술을 받았을까?
안젤리나 졸리가 유방절제술을 택한 이유는 가족력 때문이다. 그렇다면 가족 중에 유방암 환자가 있으면 무조건 유방절제술을 감행해야 할까? 그럴 필요는 없다. 안젤리나 졸리가 유방절제술을 택한 이유와, 또 다른 해결책을 알아봤다.
안젤리나 졸리가 겁낸 유전성 유방암
졸리의 어머니는 10여 년간 난소암 투병 끝에 56세에 생을 마감했고, 졸리는 어머니에게서 ‘BRCA1’을 물려받았다. BRCA1을 보유한 안젤리나 졸리는 유전자 검사를 통해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87%로 나왔다. 유방절제 수술을 받은 지금은 확률이 5%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그녀는 <뉴욕타임스>를 통해 “유방암 걸릴 위험을 줄이고자 유방절제 수술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BRCA란 유방 종양을 억제하는 유전자인데, 영어로 유방암(Breast Cancer)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든 이름이다. 이 유전자가 변이되면 돌연변이 세포를 막지 못해 유방암 위험이 커진다. 유전자 변이에 의한 유전성 유방암은 모든 유방암 중 5~10%를 차지하며, BRCA1과 BRCA2 유전자 돌연변이가 주된 원인이다. 부모나 형제가 유전자 돌연변이를 보유하고 있으면, 다른 형제나 자녀에게 돌연변이가 전달될 확률은 성별에 무관하게 50%에 달한다.
졸리, 난소암 예방 위해 난소제거수술까지?
안젤리나 졸리는 난소암 예방을 위해 난소 제거 수술도 받을 계획이다. 난소절제술도 BRCA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있는 사람이 선택할 수 있는 예방법이다. 졸리는 난소암 걸릴 확률이 50%에 이른다. 건강을 회복하는 대로 난소암 발병을 예방하기 위해 난소절제술을 받을 계획이다. 국립암센터는 BRCA 돌연변이가 있을 경우 난소암의 발병 확률이 20~30%로 높아진다고 밝혔다.
난소암 예방을 위한 난소절제술은 유방절제술과 다르다. 좀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유방은 모유수유를 하지 않는다면 절제해도 신체적으로 큰 변화를 느끼지 않지만, 젊은 여성에겐 난소가 없으면 조기폐경이 된 상태라, 노화가 앞당겨진다. 젊은 나이에 안면홍조와 유독 밤에만 땀이 흐르는 도한증 같은 갱년기 장애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유전자 검사는 어떻게 받는가?
유전자 검사를 받으면 유방암 발병률을 알 수 있을까? 유전자 검사는 혈액검사로 간단하게 할 수 있다. 유전자 검사를 하는 병원이나 검진센터를 찾아 채혈하면 된다. 검사 후 결과가 나오기까지 4~8주 걸린다. 이 검사를 통해 BRCA 돌연변이 유전자 보유 여부를 파악할 수 있으며, 그 밖에 다양한 질환을 예측할 수 있다. 검사 비용은 80만~100만원 선이나 가족력이 있는 고위험군은 건강보험이 적용돼 본인은 5%만 부담하면 된다. 우리나라에서 유전자 검사를 받을 수 있는 곳은 삼성서울병원 통합암유전클리닉, 국립암센터의 유전상담클리닉 등이 유전성 유방암 검사에 특화되어 있으며, 강남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이대목동병원 등 주요병원에서도 이뤄지고 있다.
검사를 통해서 BRCA 유전자 변이가 있다면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므로, 20대부터 맘모그램검사를 받아야 한다. 맘모그램검사는 환자의 유방을 유방촬영기의 압박대에 올려놓은 뒤 투명한 플라스틱 판으로 유방을 세게 압박해 X선촬영하는 방법이다. 현상된 필름을 통해 유방암 여부를 판단한다.
유전성 유방암이 의심되는 고위험군은 직계 가족 중 적어도 3명에게서 유방암이 발생한 경우다. 이때 직계 가족에는 부계도 포함된다. 이외에 난소암 가족력이 있거나, 가족 중 1명이라도 35세 미만에 유방암에 걸렸거나, 양쪽 유방 동시에 유방암이거나, 유방뿐 아니라 다른 장기에도 동시에 암이 생긴 경우엔 BRCA1 돌연변이로 인한 유방암 발병 가능성이 높다.
보인자는 혹시 발병했는지 추가 검사 받아야
가족 중 유방암이 있는 여성이 유전자 검사를 통해 BRCA1·BRCA2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확인되면, 이를 ‘보인자’라 한다. 국립암센터는 “보인자는 암의 예방과 조기 검출을 위해 주기적으로 유방전문의 진찰과 초음파·MRI 등의 영상검사, 종양표지자혈액검사, 난소암 검진을 시행하라”고 말했다.
남성은 유방이 없으므로 가족 중 유방암 환자가 있더라도 건강검진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BRCA 돌연변이가 있는 사람은 전립선암 가능성이 있다. 이런 고위험군은 검사를 받아 보자. 보인자 검사 비용은 80만원 안팎이며, 가족력이 있으면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발병률 높으면 절제술 외에 다른 방법은 없는가?
캐나다 프린세스마가렛병원의 연구결과, BRCA1·BRCA2 돌연변이가 있는 사람의 유방암 발병률은 50~85%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유방암 유전자 이상이 발견되면 유방암 치료제인 ‘타목시펜’을 예방 목적으로 복용하거나 유방을 미리 절제한다. 국내에선 서울아산병원 등에서 유일하게 예방적 약물치료와 유방절제술을 시행하지만, 거의 시행되지 않고 있다. 유방암 수술 후에 복용하는 치료제 ‘타목시펜’을 하루 한 알씩 5년간 예방 목적으로 복용하면 유방암 위험이 절반으로 준다. 예방 효과는 15년 정도 지속된다. 그러나 혈전증이 생길 수 있어 뇌경색 등을 앓은 사람은 복용을 피한다.
전문가들은 유방절제술을 받기 전 신중해야 한다고 말한다. 김이수 교수는 “BRCA1·BRCA2 유전자에서 돌연변이가 발견된 여성의 유방암 발생 비율이 높지만, 유방절제 수술을 받더라도 유방암을 완전히 예방할 수는 없다”며, “조기 유방암은 거의 완치가 가능하다. 30세 이후 매년 유방전문의에게 정기적으로 진료받고, 유방 X선촬영과 유방 초음파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Part 2 유방절제술은 무엇인가?
졸리가 받은 유방절제술은 한쪽 가슴에서 3번씩 무려 6팩 분량의 유방 조직을 도려내는 것이다. 유방 조직을 제거한 뒤 유방재건술로 보형물을 삽입한다. 그녀는 지난 4월 27일 최종 유방절제술과 함께 유방 재건 과정을 거쳤다. 휴식 후 졸리는 유두 지연 방식의 유방절제 수술을 마쳤고, 이틀 후 그녀의 유두는 정상 기능을 회복했다. 졸리의 유방절제술과 유방재건술은 유방암에 걸렸을 때 받는 수술과 같다.
유방절제술에는 어떤 것이 있나?
예전에는 겨드랑이 림프절을 절제하는 감시림프절생검법을 많이 했으나 부작용이 많아서 요즘엔 유방부분절제술을 많이 한다. 유방부분절제술은 암세포가 너무 크면 약물치료를 통해 암세포를 작게 한 후 시행한다. 유방을 보존한 채 암과 주위 조직 일부를 제거하는 것으로, 방사선 치료에서 유방완전절제술과 비교했을 때 재발과 생존 기간에 별 차이 없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유륜이나 유방 라인을 따라 절제해 흉터가 눈에 띄지 않는 등 기술적으로 많이 발전했다. 안젤리나 졸리는 유방 라인을 따라 유방 조직을 도려내는 유방완전절제술을 받았다. 예방적 수술이기 때문에 발병 가능 부위를 모두 도려낸 셈이다.
치료 목적의 유방부분절제술은 미용적으로 유방을 보존할 수 있어 인기다. 그러나 모든 환자에게 시행할 수는 없다. 조기에 발견된 암세포가 작을 때, 유방을 보존하려는 환자 의지 등을 고려해 수술을 결정한다. 국내는 외국에 비해 유방보존절제술의 비율이 약간 낮은데, 그 이유는 유방부분절제술의 재발률이 높다고 착각하거나 방사선 치료 등 추가적인 치료가 번거롭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유방부분절제술은 피부를 최대한 작게 절개해 종양과 인접한 유방 조직을 제거한다. 유방의 윤곽이 약간 변형될 수 있지만 전체 모양은 유지된다. 수술 후 미세하게 남아 있는 암조직은 방사선으로 7주 정도 치료받는다. 부작용이나 후유증이 적은 것이 장점이다.
미용 효과, 심리적 만족이 높은 유방보존절제술 각광
졸리는 유방암을 예방하기 위해 유방절제술을 감행했지만, 대다수 여성은 최후 상황이 아니면 유방을 떼어내고 싶어 하지 않는다. 한국유방암학회가 2011년 유방절제술 받은 환자 229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62%가 ‘장애인과 다름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으며, 66.8%는 ‘여성으로서 매력을 상실했다’고 답했다. 이는 유방암 재발에 대한 걱정(59.4%)보다 높은 수치였다.
이런 이유로 유방을 보존하는 수술이 크게 주목받고 있다. 유방보존절제술은 유방암 조직을 포함해 주변 정상 조직의 일부만 제거하고, 겨드랑이의 림프절은 겨드랑이 아래쪽 새로운 절개선을 통해 제거하기 때문에 유두를 포함한 유방의 많은 부분을 보존할 수 있다. 유방완전절제술과 비교해 전체 생존율에는 큰 차이가 없다. 유방보전수술의 최대 장점은, 유방을 보존해서 미용 효과뿐 아니라 심리적 안정감과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수십 년간 유방암의 표준 수술법은 유방 전체와 겨드랑이 림프절까지 모두 절제하는 유방완전절제술이 주된 수술법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유방보존절제술 비율이 유방완전절제술을 앞질렀다. 예전에는 유방절제술을 시행하고 2년 정도 지난 후 유방재건술을 받는 것이 좋다고 했지만, 최근에는 유방절제와 동시에 재건수술을 진행하는 추세다. 미용성형 수술로 분류돼 수술비 부담이 컸는데, 최근에는 유방재건술의 건강보험 적용이 입법 추진 중이다.
완벽한 복원이 가능해진 유방재건술
유방 절제 후 우울증에 시달리는 환자가 많다. 그래서 여성들은 유방 모양을 성형으로 회복해 주는 수술에 관심이 높다. 생존에 대한 위협보다 수술 이후 ‘삶의 질’을 더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이런 요구를 반영해 유방재건술이 발전하고 있다. 유방재건술을 받으면 유방절제술을 받은 환자에게 자연스럽고 사실적인 가슴 재건이 가능하다. 수술 방법에 따라 보형물삽입법과 자가조직이식법 등이 있으며, 수술시기에 따라 즉시형 재건, 지연형 재건으로 나뉜다.
보형물 삽입 : 유방에 충분한 공간을 마련하고, 조직 확장기를 삽입해 자연스러운 유방 모양과 촉감을 만든다. 이 상태로 3~6개월 지내다 인공 보형물을 추가로 넣는다. 수술은 비교적 간단하지만 3~6개월마다 주기적으로 병원을 찾아 피부를 확장해야 하기 때문에 수술을 두 번 하는 것이 단점이다. 단, 다른 부위에 손상을 주지 않고 회복이 빠르다.
자가 조직 이식 : 복부·등·엉덩이 조직을 절제한 뒤 유방에 이식하는 것이다. 자기 조직이기 때문에 이물 반응이 없으며, 방사선 치료할 때 내구성이 좋다. 그러나 수술과정이 보형물 삽입보다 복잡하고 시간이 많이 걸린다. 실패 가능성도 높은 편이다.
즉시형 재건 : 유방암 수술과 동시에 이뤄지기 때문에 유방 상실감으로 인한 우울증으로부터 자유롭다. 최근 유방암 치료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다. 젊은 여성이 주로 선택하며, 유방이 너무 크거나 처지지 않아야수술받을 수 있다. 초기 유방암으로 예후가 좋은 환자가 주로 받는다.
지연형 재건 : 유방암 수술 후 방사선 치료가 필요하거나, 유방부분절제술을 해도 유방이 변형될 확률이 높은 환자에게 주로 시행된다. 치료가 1년 이상 걸릴 수 있다.
수술 후 여성성과 자존감 회복 위한 주변인의 심리적 지지 중요
안젤리나 졸리는 유방절제술을 받기 전부터 남편 브래드 피트의 든든한 지원을 받았다. 브래드 피트는 인터뷰를 통해 “확실히 용감한 선택이었다. 내가 바라는 것은 그녀가 나와 아이들과 함께 오래 건강하게 사는 것”이란 말을 전했다. 안젤리나 졸리도 남편의 심리적 지지에 고마움을 표했다. 그녀는 “내겐 다행히 매우 사랑스럽고, 도움을 주는 연인 브래드 피트가 있다. 수술을 지지해 준 피트에게 감사한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이처럼 유방절제술을 받는 사람에게는 주변의 심리적 지지가 굉장히 중요하다. 여성성을 잃은 스트레스 때문에 자칫 우울증에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남편이 성관계를 피하면 더욱 우울해질 수 있다.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가벼운 운동을 통해 자신감을 회복하도록 도우면 좋다.
유방암 진단이나 수술 이후 심리적 치료가 중요해지면서 최근 암치료는 통합치료로 진행된다. 특히 심리치료에 많은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빈번하게 발생하는 수술 후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해 정신건강전문의의 심리상담 치료를 병행하는 곳이 많다. 병원에 따라서는 ‘종양정신과’ 전문의를 두는 곳도 있다. 진단을 위한 검사와 심리검사를 동시에 실시해 환자의 우울감과 불안감 정도를 측정한다. 유방암 환자는 진단 시 정신적 충격으로 인해 적응 장애를 겪거나, 치료 중 부작용으로 인한 스트레스 및 식욕의 변화, 피로감, 수면 장애 등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사소한 신체 변화에도 일반 환자보다 불안감이 심하다. 유방암센터에서는 심리 상담과 약물처방으로 유방암 환자의 여성성 상실에 대한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고 자신감을 회복하도록 도와준다. 환자의 심리를 안정시킴으로써 치료 의지를 북돋우는 것도 심리상담의 목적이다.
Part 3 예방 차원의 유방절제술, 꼭 필요한가?
안젤리나 졸리의 기사를 본 여성들의 반응은 다양하다. 그녀의 당당한 모습에 지지를 보내는가 하면, 그녀의 행동이 잘 이해되지 않는다는 이도 많다. 부정적 시각을 가진 이들의 의견은 “유방암에 걸린 것도 아닌데, 수술까지 할 필요 있나?”하는 것이다. 의학적 관점에서 졸리의 행보를 본 전문의들의 의견도 비슷하다. 유방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충분히 치료할 수 있기 때문에 꾸준히 건강검진을 받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유방암을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유방암을 초기에 발견하는 방법과 예방법을 소개한다.
유방암, 조기 발견 시 완치 가능
유방암은 조기 발견 후 유방절제술을 받으면 완치가 가능한데, 굳이 안젤리나 졸리처럼 예방 차원의 수술을 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많다. 유방암은 예후가 비교적 좋은 암이다. 유방암에 걸리더라도 조기에 발견해 치료받거나 유방을 절제하면 충분히 완치될 수 있으므로, 미리 겁먹을 필요 없다. 2012년 12월에 발표된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의 통계를 보면, 유방암의 생존율은 5년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유방암은 꾸준한 관심과 자가 진단, 조기 검진 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유방에 혹이 만져지면 일단 의심
유방암 환자의 약 75%가 혹이 만져져서 병원을 찾아온다. 혹이 손에 만져지려면 암의 크기가 1cm 정도 자라야 한다. 이렇게 혹이 커지려면 암세포가 1개부터 시작하여 무려 10억 개 이상 증식한 상태고, 보통 2~3년이 지나야 한다. 간혹 유두에 핏빛 분비물이 나와 조직검사를 해서 암을 발견한다. 암이 진행되면 피부나 유두가 함몰되고, 겨드랑이 림프절로 암세포가 전이되어 손으로 만져지기도 한다. 유방암이 많이 진행되면 피부가 벌겋게 부어오르고 염증성 병변을 보이거나 피부에 궤양을 일으켜 고름이 나오기도 한다.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반드시 병원을 찾자.
□ 유방에 통증이 없는 딱딱한 멍울이 만져진다.
□ 유방에 생리주기와 관련 없는 통증이 있다.
□ 유두(젖꼭지)에서 노란색이나 짙은 갈색, 또는 핏빛 분비물이 나온다.
□ 유방의 피부나 유두가 유방 속으로 끌려 들어간다.
□ 멍울은 만져지지 않으면서 피부가 발갛게 염증처럼 보인다.
□ 유방 피부의 부종으로 마치 피부가 오렌지 껍질처럼 보인다.
□ 겨드랑이에서 림프절이 커다랗게 만져진다.
□ 유방 모양이 변한다.
매달 생리 후 한 번씩 자가진단하자
유방암을 조기에 발견하려면 정기검진이 가장 중요하다. 20세 이상 여성은 매달 자가 진찰을 해서 이상한 혹이나 증상이 있는지 확인한다. 생리가 끝난 직후 유방을 만져 자가 진단해 보면 조기 발견에 많은 도움이 된다. 30세 이후에는 매년 유방전문의에게 정기적으로 진료받고, 유방 X선 촬영 및 초음파검사를 시행한다. 유방 X선 촬영이나 초음파는 35~39세는 꼭 시행하고, 40세 이후에는 매년 두 가지 검사를 함께 받아야 한다. 여성호르몬 치료를 받는 사람은 매년 검사를 받는다.
자가 진단은 생리 이후 2~3일이 적당하다. 생리가 없는 사람은 매달 일정한 날을 정해 시행한다. 목욕이나 샤워할 때 살펴보면 편리하다. 거울 앞에 서서 양측 유방을 잘 관찰하는데, 특히 다음과 같은 점을 중점적으로 보아야 한다.
□ 가슴에 아프지 않은 멍울이 만져지거나 손으로 만져 보았을 때 두꺼운 부분이 있다.
□ 한쪽 가슴이 붓거나 커진다.
□ 유두(젖꼭지)가 오므라들거나 유방 피부가 거칠어진다.
□ 유방(젖꼭지·유방)의 모양이 비대칭적으로 변한다.
□ 젖꼭지에서 피가 나오거나 젖꼭지에 습진이 생긴다.
유방암 예방하려면 섬유질 채소는 많이, 육식은 조금만
유방암을 예방하려면 식이성 섬유, 녹황색 채소 등 섬유질이 많은 채소와 과일을 섭취한다. 육식을 절제하고 운동을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식물성 음식과 어류를 많이 먹고, 지방식을 피하며,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좋다. 이외에 여성호르몬이 유방을 자극하지 않도록 차단하는 약제를 복용함으로써 고위험군에 속하는 여성의 유방암 발생률을 줄일 수 있다. 다음은 한림대학교 의료원에서 추천하는 식생활 실천사항이다.
□ 적절한 열량을 섭취해 표준체중을 유지한다.
□ 동물성 지방의 섭취를 줄인다.
□ 피토에스트로겐 섭취를 위해 적당량의 콩류와 푸른 잎채소, 피망, 파프리카, 파슬리 등을 섭취한다.
□ 지나친 당분의 섭취는 자제한다.
□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섭취한다.
□ 술은 하루 1잔을 넘지 않게 마신다.
Health Tip 신개념 표적치료제 등장으로 치료율 더 좋아져
유방암 환자는 수술 후 남아 있는 미세 전이를 차단하기 위해 보조요법으로 항암화학치료를 받는다. 이 치료를 받는 사람은 머리카락이나 눈썹 등 체모가 순식간에 빠져 정상적인 삶을 영위하기 힘들다. 게다가 화학성분의 높은 독성으로 인해 구토와 설사, 피로감 등 부작용이 많다. 항암 화학치료의 단점을 보완한 치료제가 표적치료제다. 정상 세포의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유방암 발생과 진행에 관여하는 특정 유전자만 선택적으로 표적해 억제시키는 치료법이다. 덕분에 정상 세포가 파괴될 가능성이 적고, 약제에 내성이 생길 가능성도 줄었다. 또한 부작용과 독성이 누적되는 것을 최소화해 환자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감이 높다. 먹는 약이기 때문에 병원에 통원할 필요 없는 것도 장점이다. 대표적인 치료제는 지난해 12월 국내에서 승인받은 ‘노바티스 아피니토’(성분명 : 에베로리무스)다. 아피니토는 암세포의 생성과 성장에 관여하는 유전자 mTOR을 표적으로 삼아 억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