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과

장기이식해도 면역억제제 평생 안 먹어도 된다

김경원 헬스조선 기자

장기이식을 하면 면역억제제를 평생 먹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면역억제제를 일정 기간만 복용해도 되는 수술법이 국내 처음으로 성공했다. 면역억제제를 오래 복용하면 당뇨병을 비롯해 고관절 괴사 같은 부작용 위험이 높기 때문에 장기이식을 앞둔 사람에게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타인의 장기를 몸 안에 넣는 이식수술을 받으면,  타인의 장기를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이물질로 여기고 공격한다. 이를 막기 위해 이식수술을 받은 사람은 면역을 억누르는 약(면역억제제)을 평생 복용해야 했다. 그런데, 면역억제제를 1년에서 1년 6개월만 기존의 50~60% 용량으로 복용하면 그 다음부터는 면역억제제를 먹지 않아도 되는 장기이식 수술방법이 나왔다. 바로 장기를 나눠주는 사람의 조혈모세포를 같이 이식받는 방법이다.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 신장내과 양철우'정병하 교수, 혈관외과 문인성'김지일 교수, 조혈모세포이식센터 이종욱'김희제 교수로 이뤄진 공동 연구팀이 우리 몸에서 정수기 기능을 하는 신장이 망가져서 혈액투석 중인 만성 신부전 환자 류기현씨(38'남)에게 누나인 류은미씨(43'여)의 신장과 골수를 이식한 결과, 지난 17일 합병증 없이 퇴원했다.

김희제 교수는 "신장 하나를 떼어내 이식할 때 신장 하나만큼을 이물질로 인식하지 않게 동일한 대상에게 조혈모세포 이식을 같이 해주는 첨단 의료기술"이라며 "현재 이 환자는 원래 신장이식 수술을 했을 때 복용해야 하는 면역억제제의 50~60%를 복용하고 있지만 점차 용량을 줄여서 1년에서 1년 6개월 안에 완전히 면역억제제를 끊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제 교수는 "이같은 방법은 미국 하버드의대와 노스웨스턴대학 의대를 중심으로 시도되고 있으며, 국내 최초로 서울성모병원이 성공한 것"이라며 "면역억제제를 낮춰서 먹고 나중에는 완전히 약을 끊게 되더라도 기존 신장 장기이식 수술 환자와 특별히 다른 관리를 받을 필요도 없는 수술"이라고 말했다.

이 수술은 앞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높다. 보통 장기이식을 할 때는 장기를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조직이 일치도가 높을수록 성공 가능성이 큰데, 이번 수술은 50%만 일치했는데도 성공했다. 김희제 교수는 "외국에서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술에서는 6개의 조직적합항원 중 하나만 일치해도 수술이 성공한 선례가 있다"며 "이 때문에 앞으로 조직이 일치하는 비율이 적어도 성공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장기이식수술에서 이 치료법이 널리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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