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약을 복용하는 환자가 운동보조제 크레아틴을 함께 먹으면 약효가 빨리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가톨릭대·순천향대 의대 공동 연구팀이 우울증약을 복용하는 여성 우울증 환자 52명을 크레아틴 섭취 그룹(25명)과 가짜 성분 섭취 그룹(27명)으로 나눈 뒤 우울증 증상의 경감 정도를 조사했다. 치료 전, 1주, 2주, 4주, 8주로 구분해 조사한 결과, 크레아틴 섭취 그룹이 가짜 성분 섭취 그룹보다 2주 이상 약효를 빨리 봤다.

순천향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황재욱 교수는 "우울증 증상은 뇌의 신경세포의 에너지 대사를 담당하는 미토콘드리아의 부진 때문에 생기는 것으로 추측된다"며 "근육세포의 에너지 대사를 촉진해서 순간적인 힘을 발휘하게 해주는 크레아틴은 뇌세포의 에너지 생성도 돕기 때문에 우울증약의 효과를 빨리 발휘하게 해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우울증 환자는 약을 꾸준히 먹기 쉽지 않다. 그 이유 중의 하나는 약 효과가 복용을 시작하고 2~4주 뒤에 나타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크레아틴 섭취로 약 복용효과가 높아질 경우, 환자들이 약을 꾸준히 먹는 효과도 함께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크레아틴은 질소 유기산으로, 분말·캡슐 형태의 단일 성분 제품이 시중에 나와 있기 때문에 용량을 쉽게 조절해서 먹을 수 있다. 황재욱 교수는 "우울증약 복용을 시작한 첫 주에는 크레아틴을 아침, 점심, 저녁에 각각 1g씩 먹고, 그 이후부터는 아침 2g, 점심 1g, 저녁 2g씩 섭취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황 교수는 "다만 크레아틴은 신장에 무리를 줄 수 있으므로, 신장 기능이 떨어지는 노인이나 신장질환자는 용량을 낮춰서 먹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