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절개 복강경수술… 癌 사망률 낮은 '1등급 병원'

평소 변비가 심했던 양모(65·경기 수원시)씨는 세 달 전, 대변에서 피가 섞여 나오고 항문 주위가 아파 성빈센트병원을 찾았다. 진단 후 직장암 2기 판정을 받은 양씨에게 주치의는 “6주 정도 미리 항암제를 맞고 방사선 치료를 받은 다음, 복강경 수술을 하면 나을 수 있다”며 안심을 시켰다.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대장항문외과 조현민 교수는 “최근 암 치료 방법이 다양해졌는데, 수술 전 항암요법이나 방사선요법으로 암 크기를 줄이고 절개를 최소화하는 복강경 수술을 하면 회복도 빠르다”고 말했다. 성빈센트병원은 지난 5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공개한 위암·대장암·간암 수술 후 사망률 평가에서 ‘수술 후 사망률이 낮은 병원 1등급’을 받았다.(전국 302개 병원 중 1등급 병원 5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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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암, 복강경 수술로 회복 빠르게
성빈센트병원은 최근 1995년부터 2010년까지 위암 환자의 수술 후 5년 생존율을 조사했다. 그 결과, 1기는 91.2%, 2기는 74.7%, 3기는 46.7%, 4기는 16%였다. 이는 2009년 일본 위암학회가 발표한 위암 수술 후 5년 생존율(1기 90.2%, 2기 68.3%, 3기 40.5%, 4기 16.6%)보다 높다.

성빈센트병원 상부위장관외과 진형민 교수는 “우리 병원의 위암 수술 성공률이 높은 이유는 일찍부터 복강경 수술을 암 수술에 도입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성빈센트병원은 1997년부터 복강경 위암 절제술을 도입, 현재까지 약 1000건의 임상 사례를 갖고 있다. 복강경 위암 절제술은 1기에 한해서만 적용된다. 

대장암의 복강경 수술은 위암과 약간 다르다. 대장이 막혀서 배가 부풀어 오르거나 암조직이 약 6~8㎝(개인마다 다름) 이상이어서 개복 수술이 불가피할 때 등을 제외하면 대장암은 병기와 상관없이 복강경 수술을 할 수 있다. 성빈센트병원은 복강경 대장 절제술을 1994년부터 시행했으며, 최근까지 전체 대장암 수술의 85% 가량을 복강경으로 하고 있다.

간암은 종양이 간의 중심부에 있거나 환자의 전체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를 제외하고 복강경으로 수술한다. 성빈센트병원 간·담도·췌장외과 유동도 교수는 “전체 간암 수술 중 50% 정도는 복강경으로 한다”고 말했다. 각 부위별 복강경 수술은 대개 2~4시간 정도가 걸리고, 수술 후 1주일 정도면 퇴원할 수 있다.

◇수술 전 크기 줄여 성공률 높여
성빈센트병원이 ‘암 수술 잘하는 병원 1등급’에 선정된 데에는 복강경 수술 외에도 다른 이유가 있다. 대장암의 경우 통상 수술 후 방사선 치료를 하는데, 성빈센트병원은 1992년부터 ‘수술 전 방사선 치료’를 방식을 선택했다. 조현민 교수는 “방사선 치료를 항암주사와 함께 5~6주 실시하고 6~10주 정도 기다리면 암조직의 크기가 약간 준다”며 “수술 후 방사선을 쪼이면 종양 부위에 피가 통하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수술 전 방사선을 쬐면 그럴 염려도 없다”고 말했다.

방사선 치료는 한 번 할 때 총 30분이 걸리고, 1주일에 5일씩 받는다. 성빈센트병원은 또 1996년에 복강경 항문 보존술을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조현민 교수는 “과거에는 손을 항문에 넣어 종양이 만져지면 암 수술을 할 때 항문도 제거해야 했는데, 지금은 항문보존술을 같이 해 수술 후 환자 삶의 질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성빈센트병원의 모든 암센터는 5명의 간호사로 이뤄진 가정간호팀이 암 수술을 받은 환자 가정을 방문한다. 수술 후엔 영양 상태가 나쁠 수 있는데, 간호사들이 환자의 상태를 살피고, 이들이 먹어야 할 음식과 운동 방법 등을 꼼꼼히 알려준다. 

◇재발·전이되면 토모 테라피로
2007년 성빈센트병원은 국내 대학병원 가운데 네번째로 ‘토모테라피’ 기기를 도입해 암이 재발한 환자나 다른 장기에 전이가 있는 환자를 치료한다. 성빈센트병원이 위암·직장암·유방암·자궁경부암 환자 중 간 전이가 있는 환자 25명을 대상으로 토모테라피를 시행한 결과, 1년간 치료 부위에서 더 이상 암이 발생하지 않았고 국소 종양 제어율(암이 재발한 국소 부위에 종양이 생기지 않음)이 60%나 됐다. 유럽에서는 직장암 환자가 토모테라피를 암 수술 전에 받으면 일반 방사선 치료를 받았을 때보다 부작용이 두 배 가량 준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토모테라피는 기존 방사선 치료에 비해 종양의 위치를 정확하게 확인해서 방사선을 집중적으로 쏘아 종양 부위가 아닌 다른 신체 부위의 방사선량을 최소화한다. 모든 부위에 가능하며, 지난해 7월부터는 두경부암·뇌종양·전립선암·척추종양 등의 토모테라피 치료가 건강보험이 적용돼 경제적 부담도 줄었다.




이미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