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관절 연골은 소모 조직이다. 외상이나 노화 때문에 일단 손상되면 회복이 어렵다. 인공 관절을 삽입해도 15~20년이 지나면 재수술을 해야 한다. 그 때문에 수술보다는 진통제를 맞거나 연골주사로 수술 시기를 최대한 늦추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이는 노년층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주 원인이다.
최근 들어 무릎 연골을 재생시키는 치료가 성과를 거두고 있다. 바로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다. 연세사랑병원 고용곤 원장은 "연골 재생 효과가 탁월한 줄기세포 치료법이 나오면서, 연골 손상 범위가 50% 이하인 60대에게는 인공관절 부분치환술 대신 줄기세포 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골수량이 부족한 70대 이상이나, 연골 손상 범위가 50% 이상인 경우는 아직 이 치료법을 적용하기 어렵다. 연세사랑병원 권세광 원장은 "줄기세포를 이용한 연골 치료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청의 허가를 받고 보건복지부 심의를 통과, 연구와 임상 상용화에 탄력을 받고 있기 때문에 머지 않아 인공관절 수술 없이 '건강한 내 무릎'을 보다 오래 사용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줄기세포 연골 치료는 인공관절을 넣지 않고, 대신 자신의 연골을 재생시키기 때문에 면역거부 반응이 없고, 시술 후 2~3일이면 퇴원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이 빠른 장점이 있다. 기존 관절 수술은 10㎝ 내외로 무릎을 절개하기 때문에 2~3주 정도 입원을 해야 했다. 현재 연골 치료에 적용할 수 있는 줄기세포는 두 가지다. 다른 사람의 탯줄에서 추출한 제대혈에서 분리해 낸 중간엽줄기세포를 이용한 '동종 제대혈 유래 중간엽줄기세포 치료'와 자신의 골수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이용한 '자가골수줄기세포 치료'다.
◇'중간엽줄기세포' 퇴행성관절염에 효과
노화로 인해 퇴행성관절염이 진행된 환자이거나, 손상 범위가 큰 경우면 '동종 제대혈유래 중간엽줄기세포 치료'가 효과적이다. 연세사랑병원에 따르면, 이 치료제는 2008년 7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임상시험을 거치는 동안 부작용과 이상반응이 전혀 없었다.
이 시술은 연골 손상 부위에 일정 간격으로 구멍을 낸 다음 치료제로 구멍을 채워 넣는 방법이다. 그러면 치료제가 연골 부위를 자극해 단백질이 연골 성분으로 분화되는 것을 촉진하고, 염증을 완화시키면서 빠르게 연골을 재생한다. 연골이 일정 부분 닳은 퇴행성관절염, 외상으로 연골이 손상된 경우 등 정형외과 시술이 가능한 질환이라면 모두 적용이 가능하다. 면적 9㎠ 정도의 광범위한 연골 손상에도 적용 가능하다. 시술 시간은 30분에서 1시간 정도다.
◇외상성 연골 손상이라면 자가골수 치료
젊은 사람이 운동 등으로 인해 연골에 외상을 입은 경우라면 '자가골수줄기세포 치료'를 통해 좀 더 편하고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 연골 손상 부위에 0.5~1㎝ 정도 구멍을 낸 뒤, 환자의 엉덩이뼈 골수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주입하는 방법이다. 골수 채취까지 포함한 시술 시간은 1시간 30분~2시간 정도다.
손상 범위가 2㎠ 이하로 작다면 주사로 주입할 수도 있다. 보건복지부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에 따르면, 손상 부위의 80%까지 연골로 재생되는 효과가 있었다. 보건의료연구원에서 실시한 안전성·유효성 평가 결과에서도 합병증과 부작용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