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주부 심모(46·대구 달서구)씨는 두달 전 등산을 하다가 나무 기둥에 무릎을 부딪쳤다. 큰 외상이 없어 방치했는데, 통증이 심해져 병원에서 MRI(자기공명영상장치) 검사를 받아봤더니 무릎 연골이 손상된 상태였다. 수술을 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미뤘는데, 회복이 빠른 줄기세포 치료법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연세사랑병원을 찾았다. 심씨는 자가골수 줄기세포 시술을 받은지 한 달 쯤 지난 요즘은 무리없이 일상 생활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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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세포를 이용한 무릎관절 연골 치료 덕분에 조만간 인공 관절 없이도 무릎을 오래 사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연세사랑병원 권세광 원장이 퇴행성관절염 환자에게 중간엽 줄기세포 치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spphoto@chosun.com
줄기세포로 "내 무릎 보다 오래 사용"

무릎관절 연골은 소모 조직이다. 외상이나 노화 때문에 일단 손상되면 회복이 어렵다. 인공 관절을 삽입해도 15~20년이 지나면 재수술을 해야 한다. 그 때문에 수술보다는 진통제를 맞거나 연골주사로 수술 시기를 최대한 늦추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이는 노년층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주 원인이다.

최근 들어 무릎 연골을 재생시키는 치료가 성과를 거두고 있다. 바로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다. 연세사랑병원 고용곤 원장은 "연골 재생 효과가 탁월한 줄기세포 치료법이 나오면서, 연골 손상 범위가 50% 이하인 60대에게는 인공관절 부분치환술 대신 줄기세포 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골수량이 부족한 70대 이상이나, 연골 손상 범위가 50% 이상인 경우는 아직 이 치료법을 적용하기 어렵다. 연세사랑병원 권세광 원장은 "줄기세포를 이용한 연골 치료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청의 허가를 받고 보건복지부 심의를 통과, 연구와 임상 상용화에 탄력을 받고 있기 때문에 머지 않아 인공관절 수술 없이 '건강한 내 무릎'을 보다 오래 사용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줄기세포 연골 치료는 인공관절을 넣지 않고, 대신 자신의 연골을 재생시키기 때문에 면역거부 반응이 없고, 시술 후 2~3일이면 퇴원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이 빠른 장점이 있다. 기존 관절 수술은 10㎝ 내외로 무릎을 절개하기 때문에 2~3주 정도 입원을 해야 했다. 현재 연골 치료에 적용할 수 있는 줄기세포는 두 가지다. 다른 사람의 탯줄에서 추출한 제대혈에서 분리해 낸 중간엽줄기세포를 이용한 '동종 제대혈 유래 중간엽줄기세포 치료'와 자신의 골수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이용한 '자가골수줄기세포 치료'다.

'중간엽줄기세포' 퇴행성관절염에 효과

노화로 인해 퇴행성관절염이 진행된 환자이거나, 손상 범위가 큰 경우면 '동종 제대혈유래 중간엽줄기세포 치료'가 효과적이다. 연세사랑병원에 따르면, 이 치료제는 2008년 7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임상시험을 거치는 동안 부작용과 이상반응이 전혀 없었다.

이 시술은 연골 손상 부위에 일정 간격으로 구멍을 낸 다음 치료제로 구멍을 채워 넣는 방법이다. 그러면 치료제가 연골 부위를 자극해 단백질이 연골 성분으로 분화되는 것을 촉진하고, 염증을 완화시키면서 빠르게 연골을 재생한다. 연골이 일정 부분 닳은 퇴행성관절염, 외상으로 연골이 손상된 경우 등 정형외과 시술이 가능한 질환이라면 모두 적용이 가능하다. 면적 9㎠ 정도의 광범위한 연골 손상에도 적용 가능하다. 시술 시간은 30분에서 1시간 정도다.

외상성 연골 손상이라면 자가골수 치료

젊은 사람이 운동 등으로 인해 연골에 외상을 입은 경우라면 '자가골수줄기세포 치료'를 통해 좀 더 편하고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 연골 손상 부위에 0.5~1㎝ 정도 구멍을 낸 뒤, 환자의 엉덩이뼈 골수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주입하는 방법이다. 골수 채취까지 포함한 시술 시간은 1시간 30분~2시간 정도다.

손상 범위가 2㎠ 이하로 작다면 주사로 주입할 수도 있다. 보건복지부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에 따르면, 손상 부위의 80%까지 연골로 재생되는 효과가 있었다. 보건의료연구원에서 실시한 안전성·유효성 평가 결과에서도 합병증과 부작용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