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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조선일보DB
대학원생 윤모(28·서울 강동구)씨는 스무 살 때부터 일주일에 3~4일은 밤새서 술 마실 정도로 ‘주당’이었다. 그런데 주변 사람이 항상 윤씨에 대해 의아한 점이 있었다. 남들보다 술을 훨씬 많이 마셔도 구토를 한 번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필름이 끊기거나, 다음 날 속이 울렁거리는 등 증상은 다른 사람과 비슷해도 윤씨는 구토만큼은 절대 하지 않는다. 여태껏 살면서 구토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는 윤씨, 그의 소화력은 정말 좋은 걸까?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소화기내과 이강문 교수는 “아무리 술을 마셔도 취하지 않고 구토도 하지 않으면 간에서 알코올을 회복하는 속도가 빠른 것이지만, 남들과 음주 후 증상은 똑같은데 구토만 하지 않는 것은 소화력과 별개의 문제다”고 말했다. 구토를 하지 않는 이유는 두 가지이다. 첫째, 속에서 토사물이 올라올 때 식도 괄약근을 열어 놓아야 하는데 선천적으로 잘 열리지 않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목구멍은 의지대로 열었다 닫았다 할 수 있는데, 식도 괄약근은 의지대로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둘째, 구토하는 것이 심리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구토하는 장소에서 ‘내가 이러면 안 되지’라는 생각이 들거나, 구토하는 것 자체에 대해 반감이 있기 때문에 근육이 수축돼 토사물이 나오지 않는 것이다.

술을 아무리 마셔도 구토하지 않는 사람은, 자신의 소화력이 정말 좋은 줄 착각해 술을 과도하게 마시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음주 후 겪는 고통은 다른 사람과 같고, 오히려 구토하지 못하는 답답함 때문에 남들보다 더 힘들 수 있기 때문에 자제해야 한다.




이미진 헬스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