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대한남성과학회가 올해 발기부전 관련 진료를 보는 비뇨기과, 내과, 가정의학과 전문의 141명을 대상으로 가짜 발기부전치료제에 대한 설문을 했더니, 의사 38%가 가짜 발기부전치료제 부작용이 있는 환자를 진료했다고 답했다. 부작용을 겪은 환자의 연령층은 50대가 55%, 40대 22%, 60대 이상 17%, 20~30대 6% 순이었다. 건국대충주병원 비뇨기과 양상국 교수는 “2010년 학회 조사에서도 가짜약을 먹은 남성 75%가 부작용을 경험한 것으로 나왔다”며 “이번 조사에서 가짜약 부작용은 심계항진, 두통, 홍조, 눈이 침침한 증상 등을 비롯해 지속발기, 부정맥 등 심각한 증상을 동반한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런 급성으로 문제가 생기는 것은 금방 확인이 가능한 편이다. 문제는 그 너머에 있다. 중금속이 몸에 서서히 쌓여 발생하는 만성 질환은 아직 빙산 아래 깊게 묻혀 있고, 심장마비 등 응급질환으로 사망하거나 했을 때는 아예 가짜약이 원인인 것이 통계에 잡히지 않는다.
또 다른 문제는 이 약을 복용하는 주요 연령층인 30대 이상 성인들이 가짜약의 위험성에 대해 잘 모른다는 사실이다. 대한남성과학회가 올해 30세 이상 성인 450명을 대상으로 가짜 발기부전치료제에 대한 인식 조사를 했더니, 72%가 가짜약에 대한 위험성을 잘 모른다고 답했다. 심지어 남성 32%는 가짜약을 복용해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양상국 교수는 “특히 가짜약이 위험하다고 답한 남성일수록 가짜약이 효과가 더 높을 것이라는 잘못된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며 “또 성인 남성 절반가량은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약이 모두 가짜약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이성원 교수(대한남성과학회장)는 “발기부전 환자 10~15%는 환자가 앓고 있는 다른 질환의 치료제 복용 때문에 발기부전치료제를 절대 먹으면 안 되는 사람”이라며 “이런 사람들이 가짜 발기부전치료제를 먹었을 때의 유해성이 사망을 초래하는 등 심각하기 때문에 반드시 의사와 상담한 후 발기부전치료제를 복용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