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서 '채식주의'를 선언하면 흔히 걱정 하는 것이 바로 영양소 결핍이다. 칼슘과 철분 같은 무기질은 육류 등 동물성 식품에 풍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채식을 시작한 뒤 이런 식품을 섭취하지 못해 '빈혈·골다공증이 생겼다' '머리가 빠졌다'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기존 통념과 달리, 채식주의자의 무기질 섭취가 부족하지 않고 일반인과 비슷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경희대 동서의학대학원 의학영양과 박유경 교수는 총 75명을 세 그룹으로 나눴다. 채식주의자이지만 우유와 달걀 중 하나만 섭취하는 그룹(30명·이하 MV그룹), 채식주의자이지만 우유와 달걀 둘 다 섭취하는 그룹 (15명·이하 LV그룹), 채식하지 않는 일반인 그룹(30명)으로 나눴다. 채식주의자는 평균 25년 동안 채식생활을 지속했으며 따로 영양제를 먹지 않았다.

이들 참가자의 무기질 함량을 알아보기 위해 ‘모발 분석'을 한 결과, 채식인과 비채식인 모두 정상 범위 내에서 칼슘과 철분 모두 비슷하게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의 경우 칼슘은 MV 그룹은 582(㎍/g), LV 그룹은 590(㎍/g), 일반인 그룹은 562(㎍/g)로 나타났다. 철분은 MV 그룹은 14(㎍/g), LV 그룹은 14(㎍/g), 일반인 그룹은 9(㎍/g)였다. 여자의 경우도 칼슘은 MV 그룹은 783(㎍/g), LV 그룹은 1174(㎍/g), 일반인 그룹은 536(㎍/g)였다. 철분은 MV 그룹 11(㎍/g), LV 그룹 12(㎍/g), 일반인 그룹 8(㎍/g)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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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성 식품에 많은 칼슘과 철분을 충분히 먹지 않는데, 어떻게 채식주의자들의 몸 속에는 칼슘과 철분이 부족하지 않았을까?

박 교수는 이 결과에 대해 다음과 같이 추측했다. 장기적인 채식을 하면 채소 속에 철분 등 무기질이 적더라도 몸이 채식에 적응돼 부족한 영양소를 더욱 잘 흡수하게 된다. 즉 체내에 특정 영양소가 감소하면 보상작용으로 인해 오히려 부족한 영양소에 대한 흡수율이 증가하는 것이다. 채소에 철분이 많고 적은 게 문제가 아니라, 적은 철분이라도 몸이 쏙쏙 잘 흡수된다면 괜찮다.

그렇다면 채식을 하는 사람은 모두 체내 칼슘과 철분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까?

박 교수는 "채식을 막 시작했다면 기존의 식습관과 다르기 때문에 칼슘과 철분이 결핍된다"며 "오랫동안 채식을 한 사람만 칼슘과 철분 등의 영양소 결핍 걱정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 이미진 헬스조선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