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정보
이어폰으로 듣는 큰 음악, 귀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취재 박노훈 기자 | 사진 조은선 기자
입력 2011/08/05 17:53
귓바퀴와 귓구멍 등 외이는 가능한 한 그냥 두는 것이 최선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면봉 등으로 나름 ‘관리’를 한다. ‘관리’는 참을 수 없는 자극의 괴로움으로 다가가는 지름길임을 명심한다. 귀에 물기가 느껴지면 면봉으로 닦아내려 하는데, 물에 젖은 외이도의 피부는 조금만 건드려도 미세한 상처가 생기기 쉽고, 이를 통해 녹농균이나 포도산구균 같은 세균이 침범해 통증과 가려움증, 진물 등이 생기는 급성외이도염, 만성 자극을 유발하는 만성외이도염이 발생한다. 외이도염으로 인한 통증과 진물은 대개 병원치료와 약물복용으로 가라앉힐 수 있지만, 계속 귀를 후비거나 귓속 피부를 자극하면 염증을 악화시킨다.
중이, 염증 생기지 않게 주의
중이는 소리를 증폭시키는 기능을 담당하는 곳인데 염증이 생기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급성중이염은 고막 안쪽에 염증이 생긴 것으로 주로 어린이에게 흔하지만 성인에게도 이관기능 또는 비강기능에 이상이 동반되어 세균이 중이 안으로 역류할 수 있으니 조심한다. 만성중이염은 많이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염증으로 인한 청력 손실의 큰 원인 중 하나다. 정기적으로 이비인후과 진찰을 통해 고막과 귓속의 염증 상태를 확인한다. 만약 고막에 손상이 있거나 내부 염증이 일정기간 이상 지속되면, 수술적 치료를 받아야 한다.
내이, 아끼고 사랑해야
소리를 뇌로 전달하는 내이는 지나친 사용으로 기능이 손상되지 않도록 주의한다. 지나치게 큰 소음에 대한 지속적인 노출을 피하는 것만으로도 청각기관을 잘 보존할 수 있다. 청력에는 불쾌수준(Uncomfortable Loudness Level, UCL)이 존재해 이를 넘어서는 강도의 소음은 청각기능의 손상을 막아 주지만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해 노출시간의 제곱에 비례하는 손상이 생긴다. 지하철 등 시끄러운 공간에서 이어폰 볼륨을 최대로 올리고 오랫동안 음악을 감상하는 것은 미래의 청력을 담보로 하는 위험한 행동이다. 사람에 따라, 연령에 따라 다르지만 급격한 청력 손실을 경험하면 가급적 조기에 보청기와 같은 기구를 통해 지속적으로 적절한 음자극을 유지해야 추가 손실을 예방할 수 있다.
귀의 소중한 역할, 평형감각
평형감각은 귀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다. 좁은 평균대 위를 걷거나 줄타기 같은 곡예를 하는 것은 물론 평상시 걸으면서 휘청거리지 않고, 의자에서 일어나거나 계단을 오르내릴 때 넘어지지 않고 균형 잡을 수 있게 한다. 평형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어지러움을 느낀다. 흔히 어지러움이나 현기증은 빈혈로 생각하기 쉽지만 귀에서 평형기능을 담당하는 전정기관 이상도 흔하다. 반대로 심한 어지러운 증상이 곧 전정기관 이상이라 단정지을 수는 없다.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정확한 원인을 찾는 것이 먼저다.
귀를 건강하고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한 방법은 특별하지 않다. 청각기관은 다른 감각기관보다 예민해 잘못 관리하면 큰 손상을 입지만, 몇 가지 원칙만 잘 지키면 노년기에도 젊은 사람 못지 않게 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