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키 방학 때 챙기자](上)
성장호르몬 주사요법
성장 검사 어떻게 - 손목관절 성장판 검사로 뼈 나이 재고 혈액 검사로 영양대사 방해 요인 찾아
고대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이기형 교수는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키가 작은 아동도 부모가 '때 되면 크겠지'라고 생각하다가 병원에 너무 늦게 데려와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민간요법에 빠지지 말고 성장 검사부터 받아야
키가 작은 아동의 부모는 대부분 민간요법을 찾는데, 소아청소년과에서 성장 검사부터 받아야 한다. 초등학교 저학년 아동 100명을 키가 작은 순서대로 세워서 1~2번에 해당하는 어린이는 성장 검사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 손목관절 엑스레이 사진을 찍는 성장판 검사로 뼈 나이를 측정하고, 혈액 검사를 통해 빈혈, 간 기능 등 영양대사를 방해하는 요인이 있는지 찾아본다. 키가 너무 작으면 성장호르몬 결핍을 알려주는 '인슐린양 성장인자(IGF-1)' 농도와 갑상선 기능 이상 여부 등도 체크한다.
키 순서 3~20번 정도인 어린이와, 현재 키는 작지 않아도 지난 1년간 4㎝가 자라지 않은 어린이도 성장판 검사와 혈액 검사를 받아 성장 상태를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서병규 교수(대한소아내분비학회 회장)는 "성장 검사는 6개월~1년간의 성장 속도를 체크하기 때문에 최종 진단을 할 때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성장 장애는 치료를 일찍 시작할수록 효과가 좋으므로 초등학교 1~2학년에 검사를 시키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키가 작은 아동 대부분은 검사를 받아보면 다른 문제는 없고 유전적으로 키가 작은 '집안 내력'이 원인으로 나온다. 이런 경우는 생활 습관을 개선하면서 석 달마다 키를 재서 1㎝ 이상씩 크는지 본다. 편식 등으로 인한 영양 불균형, 운동 부족, 늦게까지 깨어 있는 습관, 스트레스 등을 바로잡는다.
성장호르몬 부족으로 진단된 아동은 성장호르몬 주사를 맞아야 한다. 호르몬이 모자라 키가 작은 아동은 주사를 맞으면 100% 효과를 본다. 성장호르몬 주사의 효과는 치료 초기에 가장 높다가 점점 줄어든다. 일반적으로 연간 성장 속도가 2~3㎝ 이하가 되면 치료를 마친다. 서병규 교수는 "성장호르몬 주사는 매일 밤 부모가 자녀 허벅지에 주사를 놔줘야 하는 부담이 있는데, 최근 주삿바늘이 숨겨져 있어 어린이의 불안감을 덜어주는 성장호르몬 주사기가 나와 편리해졌다"고 말했다. 이 주사기는 정확한 투약 용량을 전자식으로 설정해 필요량만 주사할 수 있는 기능도 있다.
◆실제보다 뼈 나이 어리면 치료받을 수 없어
성장호르몬 분비가 정상이라도 성장호르몬 주사를 맞을 수는 있다. 이기형 교수는 "1년 이상 치료하면 절반 이상의 아동은 원래 자랄 키보다 3~4㎝ 더 자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성장호르몬 분비가 정상인 아동 중 일부는 성장호르몬 치료를 해도 효과를 볼 수 없다. 누구는 효과가 있고 누구는 없는지 미리 알 수 없기 때문에, 6개월~1년간 치료하다가 효과가 나타나지 않으면 중단한다. 성장판 검사 결과 뼈 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어려서 나중에 클 아동의 경우는 성장호르몬 주사를 맞으면 안 된다. 키가 더 자라면서 뼈 나이가 같이 성장해 성장판이 일찍 닫힐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