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력이란

가족력(家族歷)은 의학적으로 '3대에 걸친 직계가족 혹은 사촌 이내에서 같은 질환을 앓은 환자가 2명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현실적으로 사촌의 병력까지 알기는 어렵기 때문에, 가족력이 의심되는 환자가 오면 의사는 3대 직계가족 위주로 문진한다. 암, 당뇨병 등 대사성 질환, 정신질환 등은 직계가족의 가족력이 주요 지표가 된다.

한림대성심병원 가정의학과 박경희 교수는 "가족력의 강도가 친가냐 외가냐, 직계(예를 들어 부모)냐 방계(부모의 형제자매 등)냐에 따라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는 명확하게 분석된 것이 없으며, 일가 중에 같은 질병이 둘 이상 있으면 일단 가족력으로 간주한다"고 말했다.

일가 중 자신의 아버지에게만 위암이 있었는데 자신에게 위암이 생기면 가족력이 새로 형성됐다고 본다. 따라서 자신의 자녀나 가까운 친척은 위암에 대비해야 한다.

가족력과 유전질환은 다르다.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선우성 교수는 "혈우병, 다운증후군 등 유전질환은 염색체나 DNA 이상 등 단일한 유전적 원인이 확실하게 알려져 있지만, 가족력은 유전의 영향과 한 가족의 생활습관 등 환경적 요인이 복합돼 있다"고 말했다.

가족력의 유전 요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것이 대부분이다. 유전질환은 비교적 어릴 때 발견되지만, 가족력 질환은 대부분 성인이 돼서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