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이 금전적인 문제 때문에 치과 치료를 기피하지만 차일피일 미루면 더 큰 병으로 발전해 병은 병대로 얻고, 치료비는 치료비대로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옛말이 꼭 들어맞는 경우다. 건강하고 경제적인 삶을 위해 평소 치아관리는 중요하다. 가장 흔한 치과 질환인 치주병(잇몸병)에 대해 알고 올바른 관리법을 배워 보자.

치아 관리, 왜 중요할까?

간질간질하면서 점차 시려 오는 느낌, 바로 충치가 생겼다는 신호다. 그러나 아프지 않기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치아는 감염속도가 빠른 부위다. 방치된 충치는 치근과 잇몸까지 염증을 옮겨 큰 질환을 야기한다. 신경치료, 잇몸제거수술 등을 할 수도 있다. 작은 충치 때문에 생긴 큰 시술은 비싼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아픔도 초래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한국인의 2007년 ‘사망원인통계’ 자료에 의하면 뇌혈관 질환, 심장질환, 당뇨병 등으로 가장 많이 사망한다. 유의할 점은 이 질환이 치아와 깊은 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치아가 건강해야 적절한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고, 균형 잡힌 영양섭취는 건강을 유지하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건치를 위한 노력은 생각보다 쉽다. 어릴 때부터 바람직한 습관을 들이고 치아에 관심을 꾸준히 가지는 것이다. 작은 충치라도 소홀히 하지 말고 병원균을 완벽하게 없앤다는 의지를 가진다.

성인의 절반 이상이 앓고 있는 치주염

잇몸 질환이 진행되면 잇몸뿐 아니라 치아를 둘러싸고 있는 치조골까지 영향을 미친다. 이때 치조골이 녹는 질환을 치주염이라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의하면 성인의 절반 이상이 치주염을 앓고 있다. 치조골이 파괴되면 잇몸이 곪거나 치아가 시리고 흔들려 음식 먹을 때 불편하다. 잇몸염증이 연(軟)조직에만 국한되면 간단한 치료로 회복이 가능하지만 치조골이 손실되면 원래 상태로 회복은 불가능하다.

초기 잇몸 염증은 스케일링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스케일링으로 치석을 제거할 수 있는 범위는 잇몸 아래 0.1~0.2cm이다. 심각하다면 치근활택술 혹은 잇몸 수술이 불가피하다. 치근활택술은 4~6회에 걸쳐서 부분적으로 치료한다. 잇몸 아래 뿌리 표면에 존재하는 치석이나 치태뿐 아니라 세균에서 생긴 내독소(염증을 일으키는 세균의 주된 구성요소)와 염증조직을 함께 제거하는 효과가 있다.

잇몸수술법은 치주낭을 줄이기 위해 사용한다. 치주낭이란 치조골의 손상이 심해 잇몸과 치근 사이에 벌어진 틈인데 이곳에 이물질이 끼기 쉽다. 치주낭은 잇몸을 절개해 젖힌 뒤 눈으로 직접 확인하면서 제거한다. 잇몸을 잘라내면 깊어진 치주낭을 정상 수준인 0.3cm 수준으로 만들 수 있다.

충치가 없어도 치주질환은 생긴다!

보통 ‘풍치’라 부르는 치주질환은 치태에 의해 발생한다. 치태는 치아 면에 부착된 얇은 막인데, 이끼와 비슷해 ‘치태(齒笞)’라고 이름을 붙였다. 입 안에는 300여 종의 세균이 사는데, 이 세균이 음식과 타액에 뒤섞여 치태를 만든다. 치아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치태가 굳어 치석이 된다. 치석 표면에는 세균이 자리를 잡고 번식해 잇몸 염증을 일으킨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꼼꼼한 양치질이 필수다. 치석이 이미 굳어진 후에는 스케일링을 받아야 한다.

많은 사람이 오해하는 것 중 하나가 스케일링을 자주 하면 오히려 잇몸과 치아가 약해진다는 것이다. 스케일링을 하면 잇몸이 내려가고 치아 사이가 벌어지면서 이가 시릴 수 있는데, 치아가 약해져 생기는 증상은 아니다. 잇몸에 염증이 생겨 치조골이 손실되는 것을 모르는 경우 스케일링과 치주 치료를 받으면 염증 조직이 줄어든 만큼 잇몸이 내려가고, 그 때문에 치아가 노출돼 시린 증상이 나타난다. 스케일링이 치아를 상하게 한 것이 아니라 이미 상한 치아가 증상을 일으키는 것이다.

시린 이도 치주질환과 관련 있다?

이가 시린 대표적인 이유는 치아의 가장 바깥쪽인 법랑질이 벗겨진 경우와 잇몸병이 있는 경우다. 치아는 겉으로 드러난 흰 부분(법랑질)과, 잇몸 아래에 숨겨진 부분(백악질), 안쪽의 상아질과 신경다발이 지나가는 ‘치수’ 등으로 구성된다. 칫솔질을 세게 하면 법랑질이 벗겨져 상아질이 노출되어 시리다. 잇몸병이 있는 경우 치아 주위 잇몸이 약해져서 뼈 속에 있어야 할 치아 뿌리가 밖으로 노출되어 이가 시리다. 시린 증세가 심하면 치아의 내부조직에 염증이 생기는 치수염 등의 증세가 나타나고, 가만히 있어도 통증을 느낀다. 만약 시린 정도를 넘어 아프다면 치아 신경까지 염증이 생겼다는 신호이므로 신경치료를 받는다.

잘못된 칫솔질이 치석 쌓이게 해

앞니와 어금니의 안쪽은 혀밑샘과 턱밑샘, 귀밑샘 등 침이 나오는 입구다. 침에는 점액질인 뮤신 성분이 있는데, 이 성분은 음식물과 치태가 잘 뭉치게 하고, 치태끼리도 잘 뭉치게 한다. 때문에 유독 앞니와 어금니에 치태가 잘 달라붙고 치석도 잘 생긴다. 앞니와 어금니 안쪽은 칫솔질이 어렵다는 것이 이유다. 치석을 줄일 수 있는 올바른 칫솔질은 다음과 같다.

첫째, 치약을 묻힌 칫솔로 아래 어금니 안쪽을 닦은 다음, 위 어금니 안쪽을 닦고, 치아의 바깥면과 씹는 면을 닦는다. 치약의 효과가 좋은 처음에 치아의 바깥쪽을 닦고, 치약 효과가 떨어진 나중에 치아 안쪽면을 닦는 것은 치태 제거에 적절치 않다.

둘째, 치아 면에 수직으로 위치시킨 칫솔을 잇몸을 향하게 45°쯤 기울여 접근한다. 치아와 잇몸을 동시에 닦는다는 기분으로 닦으면 치아 사이가 더 잘 닦이고, 잇몸에 적절한 자극을 주어 치주병을 예방한다. 아래 앞니 안쪽은 습관적으로 하는 칫솔질의 각도보다 좀더 세워 털어 내듯이 칫솔질을 하는 것이 치태제거에 좋다.

그렇다면 어떻게 닦는 게 잘 닦는 걸까? 100번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것이 올바른 칫솔질이다. 보통 3·3·3 법칙이라 하여 하루 세 번, 식사 후 3분 이내, 3분 이상 양치
질을 하라고 권한다. 잇몸을 위한 양치법에도 신경 써야 한다. 최근에는 치주병 예방을 위한 4단계 구강관리법이 권장되고 있다. 치아와 잇몸 사이 사각지대의 치석을 없애고 살균하며, 치간 칫솔로 틈새까지 깨끗하게 닦는다. 입 안을 살균하고 치아의 코팅 효과를 주는 워시액을 가글하면 4단계가 마무리된다. 칫솔질할 때는 주변 잇몸도 마사지해야 한다. 잇몸을 닦은 후 혀를 닦는 것도 잊지 않는다. 혀에 남은 많은 음식물 찌꺼기는 구취의 원인이 된다.

좋은 치약 고르는 법은 따로 있다?

시중에 판매되는 치약은 대부분 성분이 비슷하다. 본인이 ‘좋다’고 느끼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기능성 치약이 약간의 도움이 될 수 있다. 잇몸 질환이 있다면 염증을 줄여 주는 성분이 들어 있는 치약, 이가 자주 시리다면 시림방지 성분이 첨가된 치약, 이가 누렇다면 미백 성분이든 치약을 사용하면 도움이 된다. 그 특별한 증상이 없다면 모든 성분이 균형 있게 들어 있는 일반 치약이 가장 좋다. 기능성 치약은 적절한 치료를 받은 후에 보조적으로 사용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기능성 치약만 믿고 치과를 방문하지 않으면 오히려 증상을 심화시키거나 치료시기를 놓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