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라이프
화장품 명현현상에 대처하는 현명한 자세
헬스조선 편집팀 | 도움말 신학철(신학철피부과 원장), 김달래(경희대동서신의학병원 사상체질의학과 교수)
입력 2010/11/02 08:56
직장인 홍연수(29세) 씨는 얼마 전 구입한 고기능성 화장품 때문에 크게 혼이 났다. 새로 산 화장품을 바르면서부터 얼굴이 가렵고 발진이 생기면서 군데군데 뾰루지가 나기 시작한 것. ‘고기능성이니까 그럴 거야’라는 생각에 며칠 더 바른 게 화근이었다.
2~3개였던 발진·뾰루지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 얼굴 전체가 붉은 여드름 피부가 됐다. 놀란 마음에 피부과를 찾았더니 의사는 화장품에 의한 접촉성 피부염(알레르기) 진단을 내렸다. 홍씨는 문제가 생긴 피부를 되돌리기 위해 몇 개월간 수십만원의 치료비를 썼다.
홍씨처럼 새로 바꾼 화장품으로 피부 트러블이 생겼지만 피부적응 기간으로 생각하고 계속 쓰는 사례를 종종 볼 수 있다. 일부는 약간의 트러블을 경험한 뒤 별 이상 없는 경우도 있으나 일부는 극심한 피부 트러블로 진행된다.
신학철 신학철피부과 원장은 “화장품을 사용하고 얼굴에 전체에 발진이 생겨 피부과를 오는 환자가 꽤 많다”며 “환자들은 대부분 피부에 이상 반응이 나타나도 적응기간을 거치는 ‘명현현상’으로 여기고 그냥 두는데, 이는 몸에서 거부하는 반응이므로 당장 화장품을 중단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김달래 경희대동서신의학병원 사상체질의학과 교수 역시 “한의학에서도 요즘에는 명현현상을 잘못된 것이라고 보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명현현상을 피부가 화장품에 적응하는 기간으로 볼 수 있지만, 그런 “명현현상이 없어야 좋은 화장품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방과 양방에서 본 명현현상
명현현상의 명현(暝眩)은 ‘어지럽고 눈앞이 캄캄하다’는 뜻이다. 화장품 사용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피부 트러블을 동반하거나 복약 또는 복용 후 일시적으로 몸의 상태가 나빠지는 상태를 의미한다. 증상마다 차이가 있지만 보통 홍조를 띠거나 피부가 가렵고 좁쌀 여드름 같은 뾰루지가 올라온다.
그렇다면 명현현상은 왜 나타날까? 한의학에서는 어떤 화장품을 발랐을 때 피부에 있는 독소가 밖으로 배출되면서 일시적으로 일어나는 반응으로 본다. 피부에 축적돼 있던 독소와 노폐물이 어떤 특정 제품을 사용함으로써 밖으로 내몰리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명현현상은 한방 화장품이나 천연 화장품 등을 사용할 때 많이 나타난다. 같은 화장품을 사용해도 어떤 사람은 명현현상이 나타나고, 어떤 사람은 나타나지 않는 등 개인차가 크다.
서양의학에서는 명현현상을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피부 속 노폐물과 독소는 화장품을 바른다고 배출되지 않으며, 화장품 사용으로 인해 생기는 피부 트러블은 명현현상이 아니라 피부에 맞지 않는 화장품을 사용해 나타나는 ‘접촉성 피부염(알레르기)’이라는 것이 서양의학적 시선이다. 피부과 전문의들은 화장품을 바꾼 뒤 가렵고 발진이나 간단한 뾰루지가 생기면 바르는 것을 중단하고 즉각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피부 타입별 명현현상을 피하는 방법
화장품을 바를 때 얼굴에 바로 바르기보다는 먼저 귀 뒤, 목, 팔 안쪽 부분에 발라 보고 특별한 이상 반응이 없을 때 사용하면 명현현상을 피할 수 있다. 얼굴에 바로 발랐을 때 피부 트러블이 일어나면 명현현상이라고 생각하기 전에 사용량이나 횟수를 줄인다. 그래도 트러블이 가라앉지 않으면 사용을 중단한다.
자신의 피부 타입을 알고 그에 맞는 화장품을 선택하는 것도 명현현상을 피하는 방법이다. 일반적으로 고기능성 화장품은 피부에 자극을 일으키는 성분을 어느 정도는 함유한다. 미백이나 주름개선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비타민A 제품은 따끔따끔한 느낌, 각질, 붉어지는 증세 등이 있을 수 있으므로 민감성 피부라면 조심한다.
건성 피부는 피부 건조함을 유발하는 알코올 함유 제품은 피한다. 피지가 과다하게 분비되는 지성 피부는 유분기를 포함한 리프팅 제품을사용하면 여드름을 유발할 수 있으니 주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