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연히 어린 시절에 받은 스트레스가 삶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운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어린 시절에 겪은 다양한 역경들이 일부 사람들에게 신체적, 정신적으로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밝혀낸 연구들이 나오고 있다. 가난이나 학대 등과 같은 어린 시절의 스트레스가 성인이 되서 심혈관질환, 염증질환을 비롯해 노화, 수명단축 등을 촉진한다는 일련의 연구결과들이 미국 정신의학회가 개최한 정기연례회에서 발표됐다고 최근 영국 BBC가 보도했다.
미국 피츠버그대 연구팀은 가난한 생활환경이 심장질환의 초기 증상 사이의 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건강한 청소년 200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가난으로 가족과 떨어져 지내야 될 정도의 극심한 경제난을 경험한 아이들은 다른 아이들보다 동맥이 더 딱딱해져 있었고, 혈압도 더 높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 연구팀은 가난한 아이들은 조롱이나 무시받는 상황을 다른 아이들보다 더욱 위협적으로 해석하는 경우가 많다는 또 다른 연구결과도 내놨다. 가난한 아이들은 혈압과 심박동수 뿐만 아니라 적개심과 분노 수치도 다른 아이들보다 더 높아져 있었다.
또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 연구팀은 노인 132명을 대상으로 혈액에서 스트레스의 지표로 볼 수 있는 여러 개의 염증 마커와 수명조절과 관련된 염색체를 조사했다. 이들 가운데 치매로 치료를 받는 사람도 일부 포함됐다. 유년시절 학대나 놀림을 받은 경우 성인이 됐을 때 스트레스에 대해 다른 사람들보다 민감하게 반응하며, 수명단축에도 영향을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어린 시절 다수의 역경을 겪은 사람들은 7년에서 15년까지 수명이 단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