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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발기부전치료제는 정품과 눈으로 구별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발기부전치료제는 반드시 전문의 처방을 받아 약국에서 구입해야 부작용을 피할 수 있다. / 대한남성과학회 제공
"비아그라 100% 정품 보장, 효과 없을 시 전액 환불!"

남성이라면 공중화장실 등지에서 이런 광고 스티커를 한두 번쯤 보았을 것이다. 이런 광고 제품은 100% 가짜이다. 정품 발기부전치료제는 의사 처방을 받아야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짜 발기부전치료제의 은밀한 유통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최근 대한남성과학회 발표에 따르면 밀수입하다 세관에서 적발된 가짜 발기부전치료제는 2007년 47만6316정에서 지난해 631만9210정으로 약 13배 늘었다.

최금석 인천본부세관 조사총괄과 서기관은 "과거에는 여행객이 몸이나 가방에 소량을 숨겨 들어왔으나 최근에는 대리석에 홈을 파 숨겨오는 등 밀수 수법이 지능화됐다"고 말했다. 그는 "가짜 발기부전치료제는 거의 대부분 중국에서 들어오며, 60% 정도는 화이자의 '비아그라(실데나필 성분)' 30% 정도는 릴리의 '시알리스(타다라필 성분)'가 차지한다"고 말했다.

민권식 부산백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가짜 발기부전치료제는 약의 제조과정이 불투명하고 성분이나 함량을 확인할 길이 없기 때문에 부작용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납이나 수은 등 중금속이 들어있는 제품도 많다"고 말했다.

2008년 한국리서치에서 가짜발기부전치료제를 복용한 경험이 있는 20~60대 남성 516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약 75%(387명)가 두통·망막혈관파열·반신마비·음경부종 등의 부작용을 경험했다. 심근경색 등 심각한 부작용이 생기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가짜 제품은 발기부전치료제 성분을 너무 많이 넣는 것도 문제다. 지난 3월에는 1회 복용분 가루약에 94.1㎎의 '타다라필' 성분이 함유된 가짜약이 적발됐다. 이는 공식 허용치(5~20㎎)의 최고 20배 정도 높은 함량이다. 민 교수는 "성분이 많이 든 가짜 약을 먹으면 발기가 24시간 이상 지속되다가 조직이 괴사하고, 발기 신경이 손상돼 영구 발기부전이 생기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제조비용이 싸지만 인체에 부작용을 일으키는 유사 성분을 쓰는 경우도 흔하다.

문제는 일반인이 가짜 발기부전치료제를 구별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양상국 건국대충주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인터넷, 성인용품점, 유흥업소 등지에서 판매하는 발기부전 치료제는 100% 가짜라고 보면 틀림없다"며 "발기부전치료제는 반드시 전문의 처방을 받아 약국에서 구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남성과학회는 가짜 발기부전치료제 근절을 위한 웹사이트(www.nofake.or.kr)를 열고 가짜 약의 위험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