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자극적인 소화제 대신 한방소화제 어때요?
취재 권미현 기자
입력 2010/06/11 17:21
속이 더부룩하고, 가스가 차며, 비위의 운동기능이 떨어질 때, 한방 소화제를 복용해 보자. 생약이라 몸의 흡수율이 좋고 부담이 없다. 한방소화제의 원리에 대해 알아보자.
한방소화제의 원리는 양방과 달리 조금 복잡하다. 양방 소화제는 대부분 단백질이나 탄수화물을 직접 분해하는 소화효소, 장내 가스를 제거하는 성분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소화가 안 될 때 직접 음식물을 분해하는 효소를 넣어 소화를 돕는 원리다. 이에 반해 한방에선 소화불량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의 위장과 전신 상태를 살펴보고 소화불량의 원인을 파악하여 그에 맞게 처방한다.
음식으로 인해 위가 팽창한 것인지, 스트레스 때문인지, 위장관이 움직일 능력이 안 되는지 등 전체적인 관점에서 전신 상태를 고려하여 소화제를 구성하는 것이 양방소화제와는 다른 측면이다. 변기원 변한의원 원장은 "소화불량을 호소하는 환자의 경우 명치끝이 아프고 답답한 증상이 나타나지만 머리가 무겁고 어지럽고 구토증상이 있을 수도 있다. 한방소화제는 소화만 잘 되게 돕는 약을 처방하는 것이 아니라 전신증상을 해소할 수 있는 약을 처방하므로 환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위는 여러 가지 원인 때문에 제 역할을 못한다. 한의학에서는 위가 습기를 느낄 때, 기가 정체될 때, 기가 허할 때 비위의 기능이 떨어진다고 본다. 한방소화제는 비위에 습기가 쌓여 소화를 지체시킬 때 습기를 말려주는 약재만 사용하지 않는다. 비위가 과하게 건조해지는 것을 막는 견제 보조약을 구성하고 전체적으로 비위의 건강을 돕는 약재도 함께 들어간다. 기가 허해서 소화불량을 호소한다면 정체된 음식물을 분해시켜 주는 약재와 기운을 보해주는 약을 처방 하여 소화기능이 저절로 향상되게끔 돕는다. 경희의료원 김진성 교수는 "한방소화제는 소화를 돕는 기능뿐 아니라 찬 기운이 많으면 속을 덥혀주고, 열(熱)하면 차게 해주면서 기를 보하기 때문에 몸 전체가 좋아진다"고 말했다.
속이 더부룩하고 가스가 찰 때는 후박, 진피, 지실 등의 약재로 구성된 한방소화제가 좋다. 후박은 기를 순환시키고 아래로 내리는 효능이 있어 가스가 차서 부풀어 오른 증상을 치료한다. 진피는 체한 기운을 순환시켜 위장이 스스로 건강해지도록 돕는다. 지실은 탱자나무의 열마를 건조한 것으로 위장의 가스제거에 도움이 된다. 속이 꽉 막히고 체한 경우에는 산사, 신곡, 맥아 등의 약재가 좋다. 산사는 산사나무의 과실을 건조한 것으로 정체된 음식물을 연하게 한다. 육질을 연하게 할 때 활용되기도 한다.
한방소화제는 건조 한약재를 물에 다려서 사용하는 전통적인 탕전액, 여러 가지 크기의 환제, 가루모양의 산제로 구성된다. 한약은 처방의 구성과 종류에 따라 환이 되기도 하고 탕약이 되기도 한다. 혹은 편리성을 위해 제형을 바꾼다. 뚜렷한 차이점은 없고 복용방법과 몸에 흡수되는 시간이 다르다. 2~3mm 정도의 환제는 10~20알 정도를 물로 삼키고, 지름5~10mm 정도는 우황청심환과 같이 씹어서 복용한다. 환제는 휴대하기 좋고 복용하기에 간편한 장점이 있다. 반면 약이 흡수되는 데 걸리는 시간이 탕제에 비해 길다. 탕제는 약의 맛과 향 때문에 환제에 비해 거부감이 있을 수 있는 반면 약의 효과가 빠르고 흡수율이 좋다. 변기원 변한의원 원장은 "한방소화제는 음식을 먹는 것과 같아서 몸에 적응 되고 흡수되는 데 부담이 적다. 만성 소화불량이 있다면 체질에 맞는 한방소화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도움말 변기원 원장(변한의원), 김진성 교수(경희의료원 한방3내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