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비인후과
남자같은 여성 목소리, 성대 성형·보톡스로 교정
홍유미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0/03/24 09:18
남녀 목소리의 차이에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은 남성호르몬이다. 성대 길이에 따라 목소리의 높낮이와 음색이 결정되는데, 남성호르몬은 성대는 길게, 성대 주변 근육은 두껍게 만들어 굵고 낮은 목소리를 만든다. 이러한 이유로 남녀의 성대는 태어날 때에는 1㎝로 똑같지만 성인이 되면 남성은 2~2.5㎝, 여성은 1.5~1.8㎝로 차이가 생긴다. 변성기 때 남자만 목소리가 굵어지는 것은 갑자기 남성호르몬이 많이 분비되기 때문이다.
여성호르몬의 양은 목소리와 상관없지만, 여성호르몬의 두 종류인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비율이 목소리에 영향을 미친다. 김형태 예송이비인후과 원장은 "프로게스테론이 많아지는 월경 직전에는 목소리가 거칠어진다. 일반 사람은 거의 느끼지 못하지만 가수나 배우, 성악가 등은 큰 공연을 앞두면 프로게스테론이 많아지지 않도록 피임약을 복용한다"고 말했다.
◆여성은 흡연, 남성은 변성기가 큰 원인
여성은 흡연하면 목소리가 남성처럼 변할 수 있다. 남녀 모두 담배를 하루 1갑 이상 1년 이상 피우면 성대가 건조해져 성대점막이 너덜너덜해진다. 벌어진 성대점막 사이로 물이 차면 성대가 부어 거칠고 쉰 목소리가 난다. 또 여성에게 성대에 작은 홈이 파이는 성대구증이 있어도 남자같은 목소리가 난다. 태어날 때부터 목소리가 굵은 여성은 성대구증일 가능성이 높다.
남성이 여자같은 목소리를 내는 가장 큰 이유는 변성기 때 관리를 잘못하기 때문이다. 변성기 때 굵은 목소리가 싫다고 일부러 높은 음을 내거나 가성을 쓰면 목소리가 여자처럼 가늘고 높아진다. 목소리를 많이 쓰는 남성에게 생기는 반흔성 성대(성대 주변에 굳은 살이 붙는 증상)도 여자같은 목소리의 원인이다.
이 밖에, 남녀 공통 원인으로 성대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부르르 떨리는 질환인 연축성 발성장애가 있다. 떨림을 없애게 위해 의식적으로 저음으로 말하는 습관이 나중에는 걸걸한 목소리로 굳어진다. 스트레스, 기관지염, 잘못된 발성습관 등 다양한 이유로 성대의 움직임을 조절하는 뇌신경에 문제가 생기면 뇌가 성대근육에 너무 자주 신호를 보내 성대가 부르르 떨린다.
◆레이저, 필러 등으로 교정돼
과거에는 목소리를 교정하려면 목 안으로 내시경과 긴 수술도구를 넣어 손톱크기의 성대를 수술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최근 보톡스 주사나 성대 성형술 등 다양한 치료법이 개발됐다. 김 원장은 "여성은 후두근육 중 낮은 소리를 내는 부분, 남성은 높은 소리를 내는 부분에 보톡스를 주사하면 자신의 성에 맞는 주파수로 목소리가 돌아온다"고 말했다. 보통 6개월~1년간 효과가 지속된다.
성대구증이 있는 여성은 성형수술에 쓰는 필러를 성대에 주입해 파인 홈을 채운다. 남성이 여성 목소리를 내는 반흔성 성대가 있을 때에는 입안으로 기구를 넣어 성대에 레이저를 쏘면 반흔이 사라진다. 흡연이 원인인 성대부종은 부종을 잘라내 치료하고, 여성이 부신·난소 이상으로 성대가 남성처럼 크면 목 안으로 수술도구를 넣어 성대 일부를 꿰매거나 잘라 성대를 여성처럼 성형한다.
최홍식 강남세브란스병원 음성클리닉 교수는 "커피, 녹차 등 카페인 음료를 삼가고 물을 자주 마셔 성대를 촉촉하게 하며, 턱과 울대뼈(喉骨) 사이 오목하게 들어간 곳을 틈날 때마다 마사지해주면 맑고 깨끗한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