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외과
난치성 손떨림 치료, 뇌심부자극술 효과
이현주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0/02/02 11:05
직장인 A모(男, 35)씨는 3년 전부터 이유없이 손떨림이 심해져 얼마 전 회사도 그만두고 심지어는 사람들 만나는 것도 기피하고 있다. 이후 점차 우울증상도 심해져 현재는 정신과 치료도 병행하고 있다. 평소 술을 좋아하던 직장인 B씨(男, 45), 과도한 음주로 인한 손떨림 증상이 생긴 줄 알았는데 시간이 갈수록 더 심해지고 술을 마시지 않는 날에도 심하게 손이 떨려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겪고 있다.
애주가라면 위의 사례와 같은 손떨림 증상을 한번쯤은 겪어 봤을 것이다. 손떨림은 현대의학이 발달한 최근까지도 분명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병으로 치명적인 질환을 암시할 수 있으므로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손떨림의 증상과 치료법에 대해 손병철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신경외과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손떨림(수전증)이란?
손떨림, 수전증은 가장 흔한 이상운동질환 중 하나로 몸의 일부분 혹은 여러 부분에서 개별적인 근육이 교대로 또는 동시에 수축하여 규칙적으로 일정한 빈도를 가지는 진동성 운동이다. 떨림은 대개 기간을 두고 지속적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증상이 심해졌다가 완화되는 변동적 양상을 보이기도 하는데, 흔히 환자의 감정 상태나 불안, 육체적인 피로에 의해 떨림 증상이 심해지기도 한다.
떨림은 진동 운동이기 때문에 특징적인 진동수가 존재한다. 대개 소뇌의 질환 등에서 나타나는 ‘의도적 떨림’은 진동수가 낮고, 원인을 모르는 떨림이나 서 있을 때 떨림은 높은 진동수를 가진다. 손이나 팔 등의 긴장이 제거된 안정 상태에서 떨림 운동이 심해지는 ‘안정성 떨림’의 경우에는 파킨슨 증후군에 속하는 질병들을 의심할 수 있다. 안정성 떨림은 매우 심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미세 운동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떨림을 유발하는 다른 질환과 구분한다. 일반적 손떨림증과 파킨슨병의 차이점은 팔을 뻗었을 때 가장 잘 나타나며 파킨슨병의 떨림은 손을 내리고 가만히 두었을 때 심해지고 손으로 무엇인가 하려 하면 사라지는 특징이 있다.
◆수전증 심해지면 목, 턱, 목소리에도 영향
의학적으로 ‘수전증’은 가장 흔한 떨림 중 하나이며 유전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가족력이 없는 산발성 떨림도 흔히 발견된다. 수전증은 대개 35세 이상에서 잘 발생한다. 떨림 자체는 나이가 들면서 점차 심해지지만 떨림이 다른 질병을 일으키거나 심각한 다른 질환의 증상으로 나타나지는 않는다.
대개 오른쪽과 왼쪽 모두에서 떨림이 발생하지만 처음 시작 단계에서는 주로 사용하는 손(대부분의 경우 오른손)에서만 나타나기도 한다. 떨림은 대부분 팔 부위에서 발생하며 이후 머리, 목, 턱, 혀, 목소리 등에서도 떨림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수전증이 심할 경우 대인 관계 기피증, 심리적 불안, 우울증 유발 등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전문의와 상의를 해보는 곳이 좋다.
◆다양한 수전증 검사방법
수전증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대뇌와 소뇌의 퇴행성 질환, 중풍의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뇌자기공명사진(MRI)를 해 봐야 한다. 아직까지 운동질환에서 CT검사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MRI검사가 많이 쓰인다. 말초신경의 이상여부를 알아보기 위한 신경근전도 검사도 있다. 떨림의 유형과 심한 정도를 관찰하기 위한 검사이며 근육긴장의 이상이 있는 부위를 찾아 긴장증세에 대한 치료를 할 수도 있다. 전기적 자극과 침 자극을 이용하기 때문에 약간의 통증이 있으나 위험성은 없다. 그 밖에도 유전성 운동 질환과 대사성질환 내분비 질환 등 전신질환의 유무를 검사하는데 혈액검사도 필요하다.
◆수전증 치료에 뇌심부자극술 효과
치료법으로 초기에는 약물과 주사요법이 있으나 심한 수전증이 잇는 경우 수술 요법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손병철 교수팀에 의하면 “최근 파킨슨 병 치료법으로 잘 알려진 뇌심부 자극술의 경우 손떨림증 개선에도 적응증을 보였으며 연구결과 수술환자의 90% 이상에서 개선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다음은 수전증의 몇 가지 치료법들이다.
▲약물 치료 = 수많은 약제 중에서 적절한 약물을 선택하고 조절하기 위한 기간이 필요하며 약물의 선정이 끝난 후에는 환자가 필요한 상황에 맞추어 약물을 복용토록 한다.
▲보톡스 주사 = 특정 근육의 긴장으로 인해 정상적인 동작이 방해를 받는 경우, 긴장증 이상근에 보톡스를 주입하여 인위적으로 긴장을 떨어뜨려 운동이 원활해지도록 한다.
▲뇌심부자극술 = 난치성 수전증 같은 경우 뇌의 특정 부위만을 선택적으로 파괴하거나 자극하여 증상을 호전시킨다. 뇌 속에 미세한 전극을 삽입, 뇌세포에 손상을 주지 않으면서 증상을 개선시켜 주는 방법이다. 최근에 알려진 가장 안정적인 치료법으로 미국 FDA, 국내 식약청 승인이 이미 이뤄졌으며 건강보험도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