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정보
그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는 백내장
헬스조선 배지영 기자 | 사진 신지호 기자
입력 2010/01/13 14:26
'그녀의 한쪽 눈에 달무리 지고 있다'
우리나라 백내장 유병율은 매우 높다. 50대 이상 50%, 60대 이상 70%, 80대 이상이면 거의 대부분이 백내장에 걸린다고 보면 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05년부터 2008년까지 65세 이상 노인이 입원하는 원인 질환 1위가 백내장이었다. 2위 뇌경색 환자의 약 2배다. 또한 수술 건수도 치질, 자연분만 수술에 이어 3위다. 나이가 들면 누구나 걸리게 되는 백내장, A부터 Z까지 알아본다.
#1. 백내장의 증상
"그녀의 / 한쪽 눈에 / 달무리 / 지고 있다 / 조만간 / 비 / 올 것 같다"
백내장을 표현한 시인 금볕뫼의 시이다. 백내장이 생기면 수정체에 하얗게 달무리 같은 것이 끼여 앞이 잘 보이지 않는다. 앞을 잘 보지 못하는 슬픔은 가슴 속에 비까지 내리게 한다. 백내장은 그야말로 노화의 상징. 피부가 늙는 것처럼 우리 눈의 수정체도 노화돼 생기는 질환이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누구도 백내장을 피해갈 수 없다. 백내장은 눈의 수정체의 단백질 성분이 차츰 변화돼 생기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아직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자외선, 당뇨, 외상 등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주요 증상은 아래와 같다.
# 시력 저하
# 항상 안개가 낀 것처럼 보임
# 빛이 번져 보임
# 사물이 여러 개로 겹쳐 보임 (복시 현상)
# 어두운 곳보다 밝은 곳에서 시력이 저하됨 (주맹증)
백내장에 걸리면 사물이 뿌옇게 보이고 무언가 끼어있는 것처럼 느껴지면서 시력이 떨어진다. 특히 밝은 곳에서는 수정체로 들어오는 빛이 더 꺾여 들어와 낮에는 사물이 더 안보이게 되는 '주맹'현상을 겪을 수도 있다. 게다가 백내장에 난시까지 있으면 사물이 여러 개 겹쳐 보이는 복시현상도 나타난다.
매번 안경 도수가 변하는 사람도 백내장을 의심해 봐야 한다. 성장이 멈춘 성인의 경우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근시나 원시 등 시력의 변화가 없는데 백내장이 생기면 수정체의 빛 굴절 정도가 매번 달라져 안경을 맞출 때마다 도수가 달라질 수 있다.
이유 없이 두통, 안구 통, 충혈 등이 있는 사람도 백내장이 의심된다. 백내장으로 혼탁해진 수정체는 점점 팽창해 동공을 막는 경우가 있는데 그러면 안압이 상승해 눈이나 머리 등에 통증을 일으키게 하고 혈관을 확장시켜 충혈을 일으킬 수도 있다. 백내장으로 안압이 상승한 경우 방치하면 녹내장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2. 누구나 피해갈 수 없다? 백내장의 원인
백내장의 가장 큰 원인은 노화이다. 눈 속에 든 수정체가 나이가 들면서 변성돼 단백질화 되어 뿌옇게 흐려지는 것. 뿌연 창문을 통해 바깥을 보면 뿌옇고 흐리게 보이듯, 백내장이 생기면 사물을 볼 때 흐리고 침침한 느낌이 든다.
그 밖의 원인으로 눈에 충격을 입었을 경우, 스테로이드제를 오래 사용한 경우, 당뇨와 같은 전신 면역성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 백내장이 올 수 있다. 자외선의 영향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산모가 임신 초기에 풍진에 감염됐을 경우 아이는 선천적으로 백내장을 가지고 태어나며 다운증후군 환자도 백내장을 가지고 태어난다.
#3.백내장의 종류
노인성 백내장 -자연적 노화에 의해 수정체에 단백질이 끼여 투명도가 떨어지게 됨.
외상성 백내장 -안구파열 등의 외상(Trauma)에 의해 발생.
합병성 백내장 - 홍체 모양체염, 녹내장, 망막박리, 당뇨성 망막증 등의 합병증으로 생김.
선천성 백내장 - 대부분 원인을 모르며 산모의 풍진 등의 감염으로 신생아에서 발견.
후발성 백내장 - 수술 시 후낭(수정체의 뒤쪽 껍질)은 남기게 되는데 수술 후 이 부위 에 혼탁이 오는 경우 생김
#4. 검진만이 최선, 백내장 예방법
안타깝지만 현재까지 백내장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뚜렷이 없다. 특히 백내장이 발생하는 수정체는 신경과 혈관이 없어 이상이 생겨도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조기 발견만이 최선의 방책이다. 전문가들은 40세 이후에는 1년에 한번, 60세 이후에는 6개월에 한번씩 정기적으로 안과검진을 받기를 권한다. 조기에 발견할수록 수술 뒤 치료 성과도 좋다.
권장되는 생활습관은 자외선을 차단하는 것이다. 갈색 계열의 선글라스가 자외선 차단효과가 가장 좋다. 또한 수정체 등 안구 전체의 노화를 막기 위해 당근, 시금치 등 녹황색 야채를 자주 먹는 것도 권장된다.
#5. 안경까지 벗을 수 있다? 다양한 백내장 수술법
백내장은 수술을 통해서만 완치가 가능한 질환이다. 하지만 백내장 증상이 있다고 해서 모두가 수술 대상자는 아니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나이가 들면 누구나 수정체가 변성되는 백내장이 생기므로 중증 이상의 환자만 수술을 받는다. 환자 스스로 일상 생활에 불편을 느끼기 시작하면 수술을 하는 것이다.
단, 백내장 증상을 필요 이상으로 오래 참고 견디면 녹내장 등 다른 질환으로 진행될 수 있으므로 수술여부는 반드시 전문가의 의견을 참고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백내장 수술은 혼탁해진 수정체를 인공수정체로 교체해 주는 수술이다. 보통 10-20분 정도가 소요되며, 통증이 적고, 수술 후 곧바로 귀가해 가벼운 일상생활이 가능한, 비교적 간단한 수술이다.
수술 과정은 먼저 기존의 혼탁해진 수정체 조직을 초음파 기기로 분쇄해 제거한다. 이 때 수술을 위해 절개하는 부위가 과거에는 10mm에 달했으나 최근에는 2mm 정도까지 대폭 줄어들어 수술로 인한 감염 확률 및 난시 발생률이 현저히 감소했다. 또한 시력회복도 빨라져 입원할 필요도 없어졌다. 그 다음 비워진 수정체 주머니에 인공수정체 렌즈를 삽입한다. 이 때 삽입하는 인공수정체의 종류에 따라 수술 후 시력 교정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