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누에가루·뽕잎, 혈당 내려주지만 부작용 생길 수도

홍유미 헬스조선 기자

당뇨병 환자들이 쓰는 민간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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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 환자들은 혈당강하에 효험이 있다는 각종 민간요법에 솔깃할 때가 많다. 당뇨병 환자들이 쓰는 민간요법은 어떤 효과가 있을까?

유형준·유성훈 한강성심병원 내분비내과 교수팀이 당뇨병 환자 370명을 대상으로 민간요법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41.6%(154명)가 민간요법을 이용해 본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해당자 중 21.4%는 홍삼을 복용했고, 15.6%는 누에가루, 7.8%가 뽕잎, 5.8%가 민들레잎과 버섯을 이용했다. 민간요법을 써 본 환자 중 58.5%는 민간요법 후 혈당강하 효과를 보지 못했다. 그러나 21.7%는 앞으로도 민간요법을 계속 이용할 것이라고 답했다. 유형준 교수는 "매일 혈당을 체크해야 하는 당뇨병 환자들은 빨리 편하게 혈당을 내리고 싶은 욕구 때문에 민간요법에 자꾸 의지하게 된다. 당뇨병 환자가 민간요법에 무작정 빠지면 혈당강하제나 식이요법을 아예 중단하고 민간요법에만 몰두하는 것이 큰 문제"라고 말했다.

1 홍삼

많은 동물실험에서는 홍삼의 사포닌이 혈당강하에 효과있다는 것이 밝혀졌지만 사람에서는 사포닌이 얼마나 혈당을 떨어뜨리는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유성훈 교수는 "홍삼의 당뇨병 효과를 밝힌 연구는 대부분 홍삼의 특정 성분만 뽑아서 진행한 것인데, 실제 판매되는 일부제품에는 홍삼농축액이 소량만 들어있으므로 홍삼 제품을 먹는다고 반드시 똑같은 효능이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또 "홍삼은 사람에 따라 다르게 작용해 일부는 안면홍조, 복부팽만, 설사, 심장이 빨리 뛰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혈압약을 먹고 있는 당뇨병 환자는 홍삼 제품 복용시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홍삼 제품에는 당분이 첨가돼 있어 주의해야 한다. 전병선 한국인삼공사 인삼연구소 박사는 "홍삼 자체를 그대로 판매하는 뿌리삼이나 뿌리삼을 달여 농축시킨 추출액 등에는 홍삼 외에 다른 성분이 첨가되지 않지만, 홍삼음료나 홍삼차에는 쓴맛을 없애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올리고당, 액상과당, 물엿 등이 4~5% 가량 들어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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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 환자가 가장 많이 먹는 민간요법 제품인 1.홍삼, 두번째로 많이 찾는 2. 누에가루, 세번째로 흔히 복용하는 3.뽕잎. / 한국인삼공사, 농촌진흥청 제공

2 누에가루

동의보감 등 한방서에는 말린 누에를 빻아 만든 가루가 혈당을 낮춘다고 기록돼 있다. 실제로 경구용 혈당강하제 중 일부는 누에가루에 들어있는 혈당강하 성분을 이용하기도 한다. 박태선 전북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팀이 내당능장애가 있는 사람 27명에게 누에분말을 4주간 복용케 한 결과, 59.3%에서 실험 전보다 식후혈당이 떨어졌다. 박 교수는 "누에가루에 풍부한 혈당강하 성분은 당분이 포도당으로 분해되는 과정을 막아 식후혈당 상승을 억제한다. 식후에 누에가루를 먹으면 경구용 혈당강하제와 비슷한 정도로 혈당이 떨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희삼 농촌진흥청 잠사양봉수재과 박사는 "식이제한을 하는 당뇨병 환자들은 탄수화물 섭취에 대한 욕구가 강한데 누에가루 같은 고단백식품을 먹으면 허기짐을 달랠 수 있다. 누에가루는 뽕잎과 달리 농약함유 위험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누에가루 역시 사람에 따라 효과를 나타내는 정도에 차이가 있고, 혈당강하 효과 때문에 경구 약제나 인슐린 주사와 병행하면 오히려 저혈당 위험에 빠질 수도 있다. 실제로 누에가루 1㎏에 혈당강하 성분은 4g이 들어 있으므로 누에분말 1포(830㎎)를 먹게 되면 이 성분을 추출해서 만든 약제의 1회 처방분(0.2~0.3㎎)의 10배 이상을 먹는 셈이다.

3 뽕잎

뽕잎은 누에가루에 들어있는 혈당강하 성분이 들어있으면서 식물성 섬유질이 풍부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김선여 경희대 동서의학대학원 동서의학과 교수는 "뽕잎은 누에처럼 식후 혈당강하 효과가 있는 동시에 식이섬유가 5%가량 더 들어있어 위와 장에서 당이 소화되는 속도를 늦추는 부수적인 효과도 볼 수 있다. 당뇨병 환자들은 식후에 커피나 녹차 대신 뽕잎차를 끓여 마시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뇨병 환자 중 당뇨병을 앓은 지 10년 이상이 됐거나 신장합병증이 진행된 환자의 경우에는 뽕잎 섭취에 주의가 필요하다. 유성훈 교수는 "당뇨병 환자는 시간이 지나면 단백뇨로 인해 신장이 오랜기간 손상을 받아 신장기능이 현저히 떨어지는데, 뽕잎 내 혈당강하 성분을 제외한 다른 성분의 신장 독성 여부에 대해서 연구된 것이 없으므로 신장기능이 떨어진 환자는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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