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과
어린이 휜 다리 90%는 저절로 낫는다
이현주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09/08/04 23:39
치료 필요한 경우는 5% 선 수백만원짜리 교정기 권유 등
일부 의사들 과잉진료 논란
일부 재활의학과는 수백만원짜리 교정기 사용을 권유하고, 일부 한의원은 침술과 교정기 착용을 병행시킨다. 모 경락 마사지 업체는 10회에 70만원짜리 '휜 다리 관리 프로그램'을 내놓았다. 그러나 소아정형외과 전문의들은 이런 치료법의 상당수는 상술을 앞세운 불필요한 과잉 진료라고 지적한다. 어린이 휜 다리의 대부분은 출생 전 태아 상태일 때 자궁 안에서 웅크린 자세로 있었던 것이 원인으로, 치료하지 않아도 자라면서 저절로 곧게 펴진다는 것이다. 심종섭 삼성서울병원 소아정형외과 교수는 "소아 휜 다리의 90%는 가만히 내버려둬도 시간이 가면 좋아진다. 심하게 업어 키워 골반이 변형된 휜 다리, 구루병, 블라운트씨병, 유전적인 골 질환 등 치료가 꼭 필요한 경우는 5% 미만"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녀의 다리가 좀 휘었더라도 6세까지 지켜본 뒤 치료를 검토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김현우 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휜 다리는 X선 촬영 한 번만 하면 자연히 좋아질지 치료가 필요한지 알 수 있는데도 일부 클리닉은 무조건 큰 병인 것처럼 겁을 준다"며 "물리치료나 보조기 등으로 휜 뼈를 펼 수 있다면 노벨상감이다"고 말했다.
일부 개원 의사는 휜 다리뿐 아니라 평발도 교정받으라고 권유한다. 그러나 최우진 분당차병원 소아정형외과 교수는 "유아의 경우 발의 인대 등이 유연해서 생기는 '생리적 평발'이 종종 있는데 대부분 4~5살쯤 정상으로 돌아온다. 꼭 치료가 필요한 평발(발목뼈·인대·신경 계통 등의 이상이 원인)은 유아기 전체 평발의 1%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