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
내가 물로만 보이니
이현주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09/06/23 16:19
H₂O 이상의 영양소를 마신다, 미네랄 워터
강남차병원 가정의학과 최준영 교수는 "미네랄 워터가 일반 생수보다 건강에 더 좋은 지는 좀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지만 미네랄 워터가 하나의 건강 트렌드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것만은 확실한 것 같다"고 말했다. 유럽 출장 때 마셔 본 미네랄 워터에 반해 6개월쯤 전부터 미네랄 워터만 배달시켜 마신다는 직장인 강모(39·여)씨는 "4인 가족 물 값만 한 달에 10만원쯤 나가지만 가족 건강을 위해서라면 아깝지 않다"고 말한다.
◆ 물에 미네랄이 꼭 있어야 할까?
정말 미네랄 워터가 건강에도 좋을까? 생수보다 2~6배 비싼 미네랄 워터는 과연 제 값을 할까?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영양소는 지금까지 밝혀진 것만 90여 종. 이중 3분2인 60여 종이 미네랄(무기질)이다. 미네랄에는 칼슘, 칼륨, 나트륨 등 몸 속에 꽤 많이 있는 것도 있고 구리, 아연, 크롬 등 극히 적게 존재하는 것들도 있다. 이들은 비록 미량이지만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 영양소다. 셀레늄 등은 필수 영양소이지만 많이 섭취하면 거꾸로 '독'이 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미네랄은 몸 안에서 합성되지 않으므로 음식이나 물 등을 통해 섭취해야 한다. 하루에 섭취하는 물 속에 든 미네랄의 전체 양은 10~100㎎ 정도로 종합 영양제 한 알보다 적으며, 음식으로 섭취하는 양보다도 훨씬 적다. 그러나 분당서울대병원 내과 이동호 교수는 "물 속에는 미네랄이 아주 적은 양 들어 있지만 다양한 성분들이 상호작용을 하면서 세포 대사의 균형을 잡아주는 등 건강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므로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물이나 과일, 야채 등 자연에 존재하는 미네랄은 종합 영양제와 같이 인공으로 합성한 미네랄보다 생체 이용률이 높으며, 부작용은 더 적기 때문에 미네랄이 풍부한 물을 마시는 것은 건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미네랄 워터에 관한 연구는 진행형
좋은 물이란 어떤 것일까? 딱 부러지는 정답은 없으나, 세계적으로 유명한 생수는 첫째, 생물학적이나 화학적으로 깨끗하며 둘째, 미네랄 함량이 풍부하며 셋째, 수소이온 농도(pH)가 7.5정도로 약 알칼리성을 띄며 넷째, 용존 산소량이 높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렇게 볼 때 미네랄이 많은 물은 '건강수'의 한 조건이라 할 수 있다.
한편, 미네랄이 얼마나 든 물이 좋은 물인가에 관해서 아직까지는 국제적으로 인정할만한 기준이 없다. 세계보건기구(WHO) 음용수 기준은 '미네랄이 낮거나 아주 없어도 된다'고만 규정하고 있다. 우리나라 '먹는물 관리법'은 물의 경도(칼슘과 마그네슘 함량을 수치화한 것)를 500㎎/L 이하로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